태생적으로 또래 침팬지들보다 작게 태어난 수컷 마이크는 무리들 중에서 가장 낮은 서열로 어느 날 침팬지 조사 연구 팀 캠프 텐트(제인 구달이 소속된)에 있는 빈 석유 통을 가져가기 전까지 마이크는 우두머리 침팬지를 모시는 무리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였다.
어느 날 부터 마이크는 훔쳐간 빈 석유통을 양손으로 번갈아 가며 두드리기 시작했고 이 소리는 침팬지 조사 연구 팀 캠프 텐트까지 들릴 정도로 숲 전체를 울렸다.

몇 날 몇 일 동안 마이크가 빈 석유통을 두드리는 동안 그의 먹이를 가로채고 집단으로 달려와서 물어 뜯거나 털뭉치를 잡아 뜯어냈던 우두머리 수컷의 깡패 부하들은 마이크의 근처를 지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의 손짓 하나에 벌벌 떨었다.
마이크는 단 한 방울의 피를 흘리거나 거친 싸움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않고 단숨에 우두머리 수컷 자리에 올라갔다.
지금까지 어떤 침팬지도 마이크보다 더 쉽게 우두머리 수컷자리에 올라 간 적이 없었다.
마이크의 이런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관찰했던 제인 구달은 체구는 작아도 지능이 무리들 중에 단연 높아서 돌을 던지고 나뭇가지를 타고 넘나드는 신체적 능력이 부족한 자신의 한계를 안 마이크가 도구를 이용해서 무리들을 제압했다고 분석했다.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영장류들 중에서 인간 역시 요란한 북소리를 울리며 마이크를 잡고 선전, 선동으로 무리들을 이끌고 대중의 시선을 모아 반대편을 제압 시키는 과정도 침팬지 집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빈 석유통 두 개로 우두머리 수컷 자리에 올라간 마이크는 거친 수컷들이 달려 들 때 마다 온 몸에 털이 솟구쳐 올라갈 정도로 거세게 더 빠른 속도로 빈 석유통을 두드리다 소리의 진폭에 따라 침팬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6년 동안 빈 석유통 두 개로 우두머리 자리를 지켜 냈던 마이크는 반대편 숲에서 달려든 또 다른 침팬지 집단의 우두머리가 이끄는 무리들이 위협을 가하자 도로변에 나 뒹굴고 있는 철 깡통을 들고 나타나 빈 석유통을 두드릴 때 보다 더 위협적인 소리를 내서 반대편을 제압해 버렸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관찰한 제인 구달 팀은 마이크가 역대 침팬지 역사에서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무리를 이끌었다고 분석하고 우두머리 수컷 마이크에게 평화주의자라는 호칭을 달아 주었다.
평화주의자 리더인 수컷 침팬지 마이크의 아버지 데이비드는 제인 구달이 가장 사랑했던 침팬지로 반항하고 공격하는 무리들과 맞서 싸워도 그 무리들의 어린 침팬지들을 납치하거나 볼모로 삼지 않았다.
심지어 어둠이 깔린 숲에서 제인 구달 팀이 길을 잃었을 때는 안내자 역할까지 했고 그들이 무사히 캠프에 도착 한 걸 확인하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아버지 데이비드의 뒤를 이어 빈 석유통 두 개로 리더가 된 아들 마이크는 어린 시절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우두머리 골리앗의 아들(침팬지계에 깡패)이 말라리아에 걸려 죽어 갈 때 그 옆을 지켜 주었다.
데이비드가 내 눈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우연히 내 그림자가 그 위로 드리워진 그 순간은 내 기억속에 깊이 새겨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훗날 나는 모든 살아 있는 생물 중 가장 뛰어난 지능을 가졌다는 인간만이 침팬지 위로 그늘을 드리울 수 있다는 은유적인 의미를 깨달았다.
-제인 구달

우리 인간이 침팬지보다 더 나은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