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아 - 리스본에서 만난 복수의 화신 클래식 클라우드 4
김한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모두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정의 할 수 있을까?

출생,국적,부모,형제,학교 그리고 직업을 제외하고 온전히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유럽이  통합 되기 전 포르투갈 지폐에 얼굴이 찍혀 있던 남자.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실제 이름은 소아레스)(1888~1935)유럽 문학 연구자들이 숭배하고 있는 이 작가에게는 120개의 이름을 갖고 있었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특정한 장소, 시간,번역하고 있는 책, 그날의 날씨에 따라 이름을 바꾸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매 순간 변해왔다.” 

페르난두 페소아가 살았던 리스본은 대양을 향한 꿈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흰색 빛깔 도시였다. 페소아는 날마다 새로운 가면을 쓰고 리스본 이라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상의 부조리를 포착했다.


fernando pessoa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가 남긴 '불안의 서'라는 책은 어떤 장르로도 분류되거나 어떤 내용으로 요약되기 힘든 작품이다.

 '나는 계속해서 다양한 개성을 창조하고 있다. 내가 꿈을 꿀 때마다 모든 꿈이 하나하나 육신을 입고 서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다. 그렇게 태어난 꿈들은 나를 대신하여 계속해서 꿈을 꾼다.'

어떤 장르로 분류하기 힘든 페소아의 글들 속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내면의 복잡한 심리들이 담겨 있다.

 보조 회계원 이자 번역가로 살면서 휘갈겨 쓰던 말 조각들에서 배어 나오는 리스본의 골목 골목마다 흘러나오는 비탄의 목소리들이 포루투갈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삶 전체를 상징하고 있다. 

누구나 품고 있는 '불안'이라는 감정 속에 결국은 '나는 누구인가?''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라는 근원인 질문과 맞닿아 있다.


예술은 모든 삶의 활동으로부터 빠져나옴을 의미한다. 예술은 감정의 지적 표현이고 감성은 삶의 의도적 표현이다. 우리가 갖지 못한 것, 감행하지 못한 것, 도달하지 못한 것을 우리의 꿈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 꿈으로 우리는 예술 작품을 창조한다. 종종 감성은 비록 행위 만으로는 감성을 충족시킬 수가 없다. 삶에서 조금밖에 표현되지 못한 이런 과도한 감성이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두 종류의 예술가가 있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예술에 투영하는 예술가와 자신이 과도하게 가진 것을 예술에 투영하는 예술가다.


그가 남긴 파편 같은 글 조각들, 페르난두 페소아는 어떤 작가인가? 

모든 인간의 내면에 담긴 '불안'을 끊임없이 탐구 했던 철학자인가? 아니면 오늘 하루도 어제와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소시민 인가?


오로지 페르난두 페소아의 글을 읽고 연구하고 번역하기 위해 포루투갈어를 배우고 리스본에서 살며 그의 흔적을 가득 담은 이 책의 작가 김한민 그는 리스본에서 페소아가 마주했던 문학적 방황을 뒤쫓아 질서 없이 어지럽게 널 부러진 퍼즐 조각같은 글을 남겼던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에게 또 다른 새로 이름 '불멸'을 새겨주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19-06-08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력적이군요 :-) 불안의 서 읽어 보고 싶었고요 :-)
반갑습니다~

scott 2019-06-08 20:58   좋아요 0 | URL
이책의 저자가 오로지 페소아만 연구하고 번역해서 불안의 서를 읽기전에 이책을 읽어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초딩님,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