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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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서관에서는 도서관 사서 직업체험' 이 일주일에 2~3번 정도 이루어진다. 사서가 진행하며 중고등학생 대상이다.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루, 30분 몰입 독서법'을 소개한다. 10분은 책의 제목, 목차, 저자 약력 등을 살펴보면서 준비하는 시간이다. 10분은 오로지 책에 몰입해 읽는 시간으로 집중하면 30페이지는 읽을 수 있다. 나머지 10분은 오늘 읽은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이다. 매일 30분만 독서에 투자하면 국어는 백점 맞을 수 있다고 말하면 아이들의 졸리던 눈이 반짝거린다

 

책을 선택할 때 유난히 끌리는 제목이 있다. '아무도 무릎 꿇지 않는 밤(목수정 저. 생각정원)'이 그렇다. 30분 몰입 독서법의 첫 10분에 대입하면 책의 제목에서 정의로움, 배려, 자존감이 떠오른다. 저자는 "서로가 서로의 생명을 보듬고 연대하고 상생하는, 사랑으로 충만한 그 아름다운 밤을 함께 맞을 모든 분 앞에 이 책을 드린다."는 말을 서두에 꺼낸다.

 

저자는 감성 좌파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작가다.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한 가치관, 교육관, 생활 풍습 등이 흥미롭다. 프랑스인의 가치이자 행동 양식이라는부드럽게(두스망)’를 메모한다. 무언가를 배울 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아침에 지각할 위기에 처했을 때도 프랑스인은 부드럽게 행동한다고 전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우리나라 사람의 행동 양식은 뭘까? ‘빨리 빨리, 대충 대충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각인된 것은 아닐까. 조금 더 부드럽게 말하기, 부드럽게 행동하기, 부드럽게 대하기를 기억하자.

 

프랑스 서점의 북 소믈리에 직업도 흥미롭다. 동네 서점에 들어가면 직원과 상담하고 적당한 책을 몇 권 소개 받는단다. 서점에는첫 눈에 반한 책' 코너도 있고, 동네사람들이 늘 북적거린다니 부럽다. 프랑스에 문화를 싹트게 한 최초의 씨앗이 동네 서점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정치가인 앙드레 말로는 "교육부는 지식을, 문화부는 사랑을"이라는 문화부가 수행해야할 사명을 말하면서, 최초의 사명은 프랑스 동네 서점의 한구석에서 발견되었다는 말을 한다.

 

책은 에세이지만 정치, 사회문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기, 진실 보는 눈을 키우기, 정의의 편에 서기. 프랑스에 살면서 바라본 그녀의 시각은 격정적이며 거침없고, 때로는 따뜻하다. 소시민을 자처하면서 몇몇 사람에게만 부과된 과도한 짐을 당연하게 여기는 내 양심이 부끄러워진다. “정의의 편에 선다는 것은 삶에 드리울 수 있는 거대한 축복이며, 인생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강렬한 휘장이다. 우린 그걸 갖고 있다.” 고 그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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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12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오늘도 바람불고 슬쩍 추운 날이예요. 따뜻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잘 읽었습니다.^^

세실 2016-12-12 22: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스산한 하루였어요. 저녁엔 빗방울도 떨어졌네요.
서니데이님도 환절기 건강 잘 챙기세요.

cyrus 2016-12-12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촛불에 든 시민들이 많다는 사실이 박근혜의 고향에 거주하는 저로선 거대한 축복입니다. 그분들 덕분에 정의가 무엇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세실 2016-12-12 22:59   좋아요 1 | URL
함께 하지 못함이 부끄럽네요.
대신 딸내미가 열심히 참여하고 있답니다.
세상은 정의로운 사람이 훨씬 많다는걸 요즘 많이 느낍니다.

북프리쿠키 2016-12-12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소믈리에라는 거 엄청 근사하네요.
누구든 취향에 적합한 책을 마중물로
소개해준다면 책한권 읽지 않는 사람이 점점 없어질텐데요ㅎ

세실 2016-12-12 23:02   좋아요 1 | URL
그쵸?
퇴직후 도전해야겠어요.
북카페 운영은 부담스럽고 알바로?ㅎ 북 소믈리에 충분히 승산(?) 있겠죠? 맞춤 책 추천!
더불어 1인 1독서클럽 가입을 주장합니다~~~

수퍼남매맘 2016-12-12 2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수정 씨 책이군요 . ˝부드럽게 ˝ 그렇군요 .

세실 2016-12-13 09:36   좋아요 0 | URL
목수정씨 참 멋진 사람이예요.
갸녀린 몸에서 뿜어 나오는 아우라가......닮고 싶은 사람입니다.
부드럽게 기억하면 좋겠죠?

페크pek0501 2016-12-18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기, 진실 보는 눈을 키우기, 정의의 편에 서기.˝ - 다 필요한 것이군요. 진실 보는 눈을 갖는 게 제일 어렵게 느껴집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만 보면 안 되는 것이므로.

세실 님, 저는요, 요즘 무엇이 제일 갖고 싶으냐 하면 뛰어난 판단력을 갖고 싶어요.
예를 들면 형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동생이 형에게 버릇없이 대들어도 되는가?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때 부모는 어느 정도까지만 화를 내야 하는가? - 화를 적게 내면 효과가 없고 많이 화를 내면 부작용이 생김.
몸에 나쁜 인스턴트 음식이 밤에 먹고 싶을 때 먹는 게 좋은가 먹지 않는 게 좋은가.- 안 먹고 참으면 정신 건강에 해롭잖아요.
만약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친구의 남편을 봤다면 그걸 친구에게 말하는 게 좋은가 말하지 않는 게 좋은가?
뭐 이런 것들이요...
소설을 읽으면서, 드라마를 보면서 어떤 상황에 놓이는 인물을 볼 때 저럴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단 말이에요. 또 내가 놓인 상황에서도 판단이 안 될 때가 있어요. ㅋ

세실 2016-12-22 17:25   좋아요 0 | URL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중이신가요? 그 책을 읽어보시면? ㅎ
중간에 읽다 포기해서 다시 읽으려고 합니다. 상황 설명이 많아 도움 되더라구요.
저도 요즘 최선의 선택에 대해 고민중입니다. 말부터 앞서는 경향이 있거든요. 한번더 생각하고 대답하기....후회하는 일이 잦아요.
안 먹고 참는게 스트레스일까요, 아님 먹고 소화 안되서 고생하는게 더 스트레스일까요? 우린 지금까지 먹은 것만으로도 넘쳐요.ㅎㅎ
불륜 친구의 남편은 음....저라면 그냥 둘래요. 둘 사이의 문제니까요. 이기적일까요?
직장에서 선택을 해줘야 하는 입장이다보니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뭐든지 선택을 해주려고 하는.....새해엔 느림의 미학을 화두로 해야겠습니다.
페크님 메리 크리스마스~~~~~~

2016-12-26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7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6-12-19 0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서재나들이라 반가워서 몇자 적어요~^^
눈에서 멀어진다고 마음에서 멀어지진 않았는데 표현은 많이 못했어요.‘
한해를 보내며 아쉬움 가득....

세실 2016-12-22 17:25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지요.
막내가 나서서 일을 맹글어야하는데 하는 일 없이 분주하기만 합니다.
왜이리 멀게 느껴질까요?ㅜㅜ
새해엔 꼭 얼굴 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서니데이 2016-12-25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세실 2016-12-27 21:2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연말 되시고, 마무리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