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커피생각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카페는 50대 초반의 우아한 사장님이 주인이다. 미소가 참 곱다. 옆에 투썸이 있지만 젊은 아이들 속 번잡스러움이 요즘은 부담스럽다. 늘 함께 하던 친구가 오늘은 집안 행사로 올 수 없단다. 가끔은 혼자만의 여유도 좋다. 카페는 벌써 에어컨이 가동되어 시원하다. 모처럼 부드러운 카푸치노를 마신다. 커피 한잔과 책만 있으면 행복하다.
`미움받을 용기`가 대담 형식이라면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때로는 쉬움을 강조하느라 군더더기가 많지만 술술 넘어가는 장점도 있다.
전폭적인 신뢰로 아이를 대하라.
트라우마는 없다. 인간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이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와 나의 관계는 편안하다. 한때 서로에게 뾰족한 말로 상처를 입히면서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먼저 전폭적인 신뢰로 대하니 라포가 형성되었다.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피곤하지. 오늘도 수고 많았어`했더니, 아이는`밤늦게 학원으로 데리러 오느라 엄마가 더 힘들지. 고마워!`한다.
내 별자리가 게자리여서 모성 본능이 강하다는 정답에 맞추고 싶은 무의식도 작용한걸까?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이, 힘들지만 엄마를 웃겨주려고 하는 그 마음이 그저 감사하고 대견하다. 우리는 아침에 집을 나서기전에 여전히 뽀뽀를 한다.
아들러는 이름이 생소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프로이트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견해를 달리한다. 프로이트는 어릴 적 트라우마가 성장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했는데 아들러는 트라우마는 없고, 인간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성격, 행동 말투도 고칠 수 있다. 변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용기의 심리학자로 불리 우기도 하는 아들러는 미움 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에 대해 말한다.
특히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은 육아와 교육이다. 힘으로 아이를 윽박지르지 말고 전폭적인 신뢰로 아이를 대할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자녀 교육의 목표는 자립할 것과 사회와 조화롭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가르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능력이 있다, 사람들은 나의 친구다’ 라는 마음가짐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능력은 곧 자신감과 자존감으로 연결되며 인생의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는 힘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내 삶의 주인으로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용기 있게 살아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