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며칠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 책의 저자 박웅현의 강연을 들었다. 주로 질의 응답으로 이어진 강연회에서 그는 매사 감동하며 사는 삶과 촉수를 예민하게 하며 살 것, 울림을 강조했다. 책을 읽을때 다독보다는 정독을 하며 책에 밑줄 긋고, 메모를 하며 감동받은 구절은 옮겨 적고 암기한다고 했다. 53세의 나이답지 않게 귀고리에 하얀 남방, 파란 바지, 맨발 운동화를 신고 나온 모습이 신선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진리를 그는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여덟단어>는 이 세상에서 중요한 가치인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라는 8개의 키워드에 대해 강의 형식으로 꾸몄다. 행복한 삶의 기초가 되는 자존은 어떤 위치에 있건, 어떤 운명이건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나를 중히 여기는 것이다. '자기 안의 점을 무시하지 않고 밖에 찍어놓았던 기준점을 모두 안으로 돌려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냈고 점을 다시 찍었다. 그리고 그 안의 점들을 연결해 하나의 별을 만들었다.' 내가 가장 잘 할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본질은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된다고 명쾌한 답을 준다. 돈을 따라가지 말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 실력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다. 고전은 시, 문학, 클래식 음악, 그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와 무라카미 하루키도 추천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소나타>를 반복해서 들으니 애잔하면서도 울림을 준다. 견(見)은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로 시작하는데 시인처럼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는 것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누군가가 뭘 봤니? 라고 물었을때 그저 풀이라고 대답하지 말고, 풀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고, 잎이 몇 개 있었는데 길이는 어느 정도였고, 햇살은 어떻게 받고 있었으며 앞과 뒤의 색깔은 어땠고, 줄기와 잎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등 자세하고 소상히 그림 그리듯 말하라는 것이다. 즉 들여다 보라는 거다."

 

키워드 현재의 부제목은 개처럼 살자.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진리가 와 닿는다. 현재에 집중하며,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며 산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 외의 단어 권위, 소통, 인생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단어들과 일맥 상통한다.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 이 자리를 행복의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는 박웅현식 지혜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가 강조하는 것처럼 인생은 전인미답이다. 내 안에서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내 안의 점을 만들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좋은 그림을 보며, 감성을 울리는 책을 읽으면서 오늘 하루 온전히 즐기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진정 내가 원하는 일일까 고민하며 내 안의 별을 찾고 있다. 언제쯤 내 안의 별을 찾을 수 있을까?

 

강연회에서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느냐는 나의 질문에 이주원의 <지식의 미술관>, 김한민의 <그림 여행을 권함>,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소개하였다.

"여행지에서 랜드마크만 찾아가서 보지 말고 내키면 동네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면서 거기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야. 그게 더 멋져. 그리고 생활은 여행처럼 해. 이 도시를 네가 3일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갔다가 다신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봐.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이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견.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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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6-24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어이 사셨나봐요.
저도 일단 사고 보려구요.
책에 비에 (사진으로만 봤지만)박웅현 님 비주얼은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나름 괜찮게 보셨나 봐요.
밑줄 긋고, 메모하고, 외우고 - 이건 제가 하고 싶은 일이어요.^^*

세실 2013-06-24 23:35   좋아요 0 | URL
전작주의자의 꿈? ㅎㅎ 박웅현의 감성과 촉을 닮고 싶어요~~~~
함께 하기엔 부담스럽겠지만 대리만족 비주얼은 좋은데요. 전 통통 튀는 스타일도 좋아한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요즘 열심히 밑줄 긋고, 외우고, 포스트잇으로 붙여 놓고 있습니다.

프레이야 2013-06-2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처럼 살자! 결국 순간에 집중하고 순간에 충실하자는 말이군요. 같은 뜻도 다르게 표현하는 힘, 그것이 필요하죠. 계란을 다르게 배열하는 힘. 광고쟁이다운 발상이고 표현입니다. 세실님의 총애를 받고있는 박웅현의 책, 저도 조만간 만날 작정이야요^^

세실 2013-06-24 23:39   좋아요 0 | URL
네. 개 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자의 그 의미는 아니고요. ㅎ
단순하게 순간에 충실하자.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
시 한편으로도 눈물 흘릴줄 아는 고운 감성을 갖고 있는 53세의 아자씨의 감성, 촉을 닮고 싶어요.
전 너무 드러내 보여서 다 뽀록나요^^ ㅎㅎ
여덟단어 안에 우리의 삶이 함축되어 있답니다.

순오기 2013-06-25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의 조국과 박웅현 사랑~ ^^
우선 소장한 책 D/B 작업 끝나면 새책이 들어올거에요. 그때 요책도 넣을게요.^^

세실 2013-06-25 09:05   좋아요 0 | URL
조국에서 한명 더 늘었지요~~
나를 좀 바라봐줘야 하는데....나만 해바라기 아 슬퍼라^^ ㅎ
넵. 기대하셔도 좋아요!

라로 2013-06-2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만나게 될 책이랍니당~~~세실님 덕분에!! 박웅현씨가 알랑가 몰라???ㅎㅎㅎ
근데 저는 7월에 주문하려고요,,,쿠폰적용받으려고,,ㅋㅎㅎㅎ
조국과 박웅현 비쥬얼 엄청 차이나는,,,세실님 취향의 극과 극???3=3=3=333=3==33333

세실 2013-06-26 09:32   좋아요 0 | URL
그쵸? 전 한번 빠지면 좀 그런 면이 있죠? 책은 도끼다 몇권 샀는지 몰라~~~~
비쥬얼 차이가 심하긴 하다.
음 박웅현은 마인드? 열정? 닮고 싶고, 뭐니뭐니해도 조국 스타일이 좋아요^^ ㅋㅋㅋㅋ

수퍼남매맘 2013-06-2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제도서전 오셔서 박웅현 님 강의 결국 들으셨군요!
예사롭지 않은 스타일의 작가님이시네요.흠흠~~
이 분에 대해 모르지만 세실님의 적극적인 전도 덕분에 관심이 갑니다.

세실 2013-06-26 09:33   좋아요 0 | URL
제가 국제도서전에 간 이유는? 오로지 박웅현 때문에 갔지요.
감성과 지성, 열정을 겸비한 그 마인드를 닮고 싶고, 배우고 싶어요.
책은 도끼다 꼭 사세용~~~~~

2013-06-27 0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30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3-06-2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웅현 님의 책을 하나도 읽지 못했어요.
그래서 리뷰를 잘 보고 갑니다.

여행은 생활처럼, 생활은 여행처럼... 기억해 놓겠습니다. ^()^

세실 2013-06-30 11:03   좋아요 0 | URL
어머나 어머나 이러시면 안됩니다^^
책은 도끼다 강추합니다! ㅎ
광고기획가답게 책속 구절들 참 좋더라구요.
안나 카레니나 읽으며 책속 구절 찾는 즐거움이 꽤 컸어요.
박웅현이 추천하는 책만 읽어도 감성이 지금보다 열배는 늘어날듯.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