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가 주룩주룩 시원하게 내리던 어제, 좋아하는 선배 L과 새로온 직원 K와 셋이서 술을 마셨다.
요즘 사무실 분위기가 좋지 않아 "나 출근하기 정말 싫어!"를 외치며 다녔기에, 모처럼 술 마실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한동안 소맥을 마시다, 며칠전 알게된 '환쏘'는 환타 1병과 소주 1병의 배합으로 만들어진다.
달달한 환타와 쓴 소주의 칵테일은 내 입맛에 딱 맞는 '판타스틱'한 맛이었다. 단지 흠이라면 양이 좀 많다는 것!
잘 생긴 두 남자와의 금요일 밤은 즐거웠다.
기분이 좋아 "2차!'를 외치며 간 치킨집에서의 맥주 한잔이 치명적이었던것만 빼면......
며칠전 아이들과 난 지문적성검사를 했다.
나의 성향은 '대인관계지능'이 높았다. 며칠전 직장내 고성이 오고 갔을때 난 가운데서 안절부절 하지 못했으며,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 괜한 소리를 주절거렸는데, 이런 성향 때문인 것이었다.
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내가 분위기를 띄워야 하냐고.... 나도 조용히 살고 싶다고!
참고로 보림인 언어 지능이, 규환인 지체조작지능이 높았다.
2.
이병률 산문집 끌림을 읽고 있다.
스무 살, 카메라의 묘한 생김새와 암실 이론에 끌려 중고카메라를 샀다는 그의 사진 느낌이 좋다. 간결한 글도.....
첫 페이지부터 맘에 든다.
'열정'이라는 말
열정이라는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있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한장에 들어있는 울렁거림이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겨 흐르는 것이다.
그외....
성석제, 하성란, 김연수, 김기택, 나희덕의 행복한 책읽기!!
3.
쉽게 시작한 dance는 쉽게 끝이 났다.
아직 한달이 되려면 5일이나 더 가야 하지만, 난 아마도 가지 않을 것이다.
왜?
스텝 꼬여서 스트레스 받는것, 생각보다 몸치인 것, 스텝 외우느라 머리에 스팀 오르는 것이 싫다.
그저 운동은 걷기가 최고?
사 놓은 옷이랑 신발은 아마도 동생 와이프 차지가 될듯.
로망이던 dance를 시도해 봤다는 것으로 27만원의 아까움은 버릴래.
앞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땐 좀더 신중하게 생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