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요란 푸른아파트 문지아이들 96
김려령 지음, 신민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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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살아 있다는거 아세요?
시맨과 자갈과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아파트가 무슨 생명이 있냐구요?
하지만 가끔 원인 모를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문들이 쾅쾅 닫히고 전구가 나가잖아요!
그게 바로 아파트가 살아 있어 자신만의 표현을 하고 있다는 증거래요! 하하!

여기 40년된 푸른 아파트가 있어요! 정말 오래되어 재건축을 해야 맞는데 어쩐일인지 허가가 나지 않네요!
그러자 아파트에 검은 띠를 두르고 온갖 글들을 적어 안그래도 오래되어 낡은 아파트가 더 흉물 스러워졌답니다. 그런데 가만 어디선가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바퀴가 간지럽힌다느니 옆구리가 갈라져 바람이 숭숭 들어온다느니 낡으면 빨리 무너져야 한다는둥 꼭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있네요! 아파트가 살아있다니 정말 신기한걸요?

그런데 가만 보니 1동이 앞뒤가 안맞는 엉뚱한 말을 하곤 하는데 40년전 벼락을 맞아서 그렇다는군요, 그래두 위험해 처하면 사람을 지켜야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넘친대요, 그리고 2동은 자신의 건물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애착이 강하구요, 3동은 안그래도 상당한거 같은 검은띠에 기동이의 낙서까지 더해져 기가 죽었어요. 구석진곳에 위치한 4동은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는군요, 그래두 자신이 좋아하는 괴담을 만화로 그리는 만화가만은 참 좋아해요! 그리고 밤이면 아무도 없어 쓸쓸한 상가건물까지 정말 아파트가 살아 있어요!

기동이는 어느날 엄마 아빠가 할머니집에 데려다 놓은 2동 102호 할머니의 손주랍니다. 2동은 왠지 처음부터 별루 예의가 없어 보이는 기동이가 싫지만 할머니를 좋아하는 마음때문에 그저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기동이는 분필을 가지고 다니며 여기저기 낙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립니다.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고양이에게 돌맹이를 던지고 툭하면 아파트를 걷어 찹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불평 한마디없이 그저 따뜻한 사랑으로 기동이를 보듬어 주네요! 아빠 엄마 없이 사는 기동이가 안쓰러운 거랍니다.

학교도 한살 어린 친구들과 다녀야하니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다행히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단아를 만나 고양이때문에 친해지기 시작하자 낙서는 더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기동이는 친구가 없어 너무 심심했었나 보네요! 그리고 4동에 만화가가 산다는 사실을 알고는 호기심에 찾아가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화가를 좋아하는 4동은 기동이가 못마땅해 가지 못하게 방해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동이를 누가 말릴수 있겠어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기동이는 드디어 만화가 아저씨를 만난다지요,

만화가 아저씨는 기동이가 좋아하는 만화를 그린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돈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성을 자극하는 책보다는 돈을 벌 수있는 책을 만들다 보니 기동이가 자신의 옛날 만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뜨끔해집니다. 그리고 만화가가 꿈인 기동이도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자 4동 아파트는 기동이의 따뜻한 만화에 점 점 빠져들게 된다죠! 고양이가 주인공인 기동이의 만화가 못내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개구쟁이 기동이는 참 의젓하고 착합니다. 아빠 엄마를 봤을때는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문제아여야 하는데 아이들은 아무래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지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여자친구 단아를 만나 고양이를 걱정하고 학교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습니다. 게다가 만화가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이 확실한데다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가로부터 만화그리는 법을 전수받기까지 한다죠! 기동이 참 멋진 녀석이에요!

' 세상에 나는 것들은 다 지 헐 몫을 가지고 나는 것이여, 허투루 나는 게 한나 없다니께, 고 단단하던 것들이 이렇게 제 몸 다 낡도록 사람들 지켜 주느라 얼마나 고생했냐, 인자 지 헐 일 다 허고 , 저 세상 간다 생각허니, 짠허다.'     ---p168

다시 재개발이 확정되고 이제 사라져야하는 낡은 아파트가 마지막까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은 바로 우리 사람들의 모습과 무척 닮아 있습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아파트끼리도 서로가 의지하고 충고하고 위로하며 그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오듯 우리 사람들도 각자 다른 모습과 성격이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의지가 되어주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란 요란 푸른 아파트가 이제 자신의 사명을 다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기를 기다리듯 우리들도 우리의 몫을 다 해내고 새로운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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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좁은 아빠 푸른숲 어린이 문학 23
김남중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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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좁은 아빠?
남자들이 나이를 먹으면 여성 호르몬이 많아져서는 잔소리도 심해지고 괜히 울적해진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속좁은 아빠일까? 하는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 이야기속엔 정말 속좁은 아빠가 있다.

첫 등장부터  이 속좁은 아빠는 매일 술을 먹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밉상이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해 세상에 대한 불평을 술을 먹고 토해내는 아빠의 모습이 절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좋게 비칠리가 없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술만 먹으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고래아저씨인데다 다음날이면 자신이 뭘 했는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또 저녁이면 술을 먹고 들어오니도저히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금주클리닉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주인공도 그렇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도 저게 분명 사기일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상한 클리닉이다. 아빠에게 가짜 암진단을 내려 정신을 차리게 하고 금주와 금연을 확실하게 성공시키며 게다가 몸무게까지 빼준단다. 마음이 급한 엄마는 선뜻 계약을 하고 거금을 붙여주고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날만 기다린다. 어른들은 참 작은것에도 이리 저리 재어보고 따져보는데 어쩜 이리 큰일은 쉽게 결정을 내리는지 현주도 미심쩍어 답답해하듯 독자들도 함께 걱정을 하게 된다.

어쨌거나 우여곡적끝에 아빠는 암을 진단받는다. 금주클리닉의 가짜 진단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모녀는 그저 아빠가 상심에 빠져 있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고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예상을 뒤엎는 일이 벌어진다. 아빠가 정말 암에 걸려서 진짜 수술을 해야한다는 정말이지 어이없고 황당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이 된거다. 그럼 금주클리닉은 사기였던걸까? 어쨌든 그 덕분에 암을 발견할 수 있어 빨리 수술을 하게 되었으니 좋다고 해야하는지 참으로 아리송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냥 장난 쬐금 쳐서 아빠의 술버릇을 잡아 보려 했을뿐인데 그런 역적모의에 대한 벌이라도 받는걸까?

어찌 되었건 암진단 이후 아빠는 전혀 새로운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인다. 전에 없이 다정하게 대해주는가 하면 술도 마시지 않고 일찍 들어와 가족들과 오붓한 저녁식사를 하고 함께 가족여행을 떠나기도 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잘못 살아왔던 것을 반성하는 아빠를 보니 주인공은 비록 술때문에 아빠를 미워했긴 했지만 그래도 죽기를 바란건 아니라고 울면서 믿지도 않는 신에게 불평스럽게 따지기도 한다. 사람은 언제건 죽을 수 있는데도 죽음이 눈앞에 오는 순간이 되면 삶의 태도가 달라지나보다. 진작에 정신을 차렸다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텐데 왜 평소에는 그런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는걸까?


아빠의 병원에 다니며 알게 된 선우라는 아이는 최연소암환자인데도 항상 밝고 건강해 보인다. 주인공 현주를 자기 멋대로 여자친구로 만들어서는 자꾸만 장난을 걸지만 아빠가 수술에 들어가 불안해 하는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하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둘이 주고 받는 대화나 문자 메세지등은 요즘 아이들의 이성교재를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에 재미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선우 또한 재발 암환자여서 중환자실에 들어가 의식을 찾지 못할때에는 정말이지 현주처럼 마음이 아파온다. 언제나 장난치며 웃을거 같던 아이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사실에 현주는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핸드폰 벨소리로 지정을 해놓고 꿈결에라도 이렇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얼른 깨어나기를 바란다. 

 



'너희가 내 뿌리야, 아빠는 그걸 깜빡 잊고 있었어, 이제는 절대 잊지 않을게,고맙다, 얘들아. 나도 너희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줄게.'       ---160

아빠는 물론 수술도 잘끝나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직 항암치료가 남아 있어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선우처럼 어린 아이도 용기를 내어 항암치료를 견디며 살기위해 애쓰는 모습에 아빠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가족들과 기차여행을 한다. 그리고 찾아간 폭포수를 겨우 피해 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소나무를 보며 저 소나무가 뿌리로 인해 살아가는 힘을 얻듯 아빠는 자신과 동생과 엄마가 뿌리여서 자신도 살기위해 최선을 다해 가족의 뿌리가 되어 주겠다며 다짐을 한다. 그리고 폭포수를 바라보며 선우의 잔뿌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선우의 전화를 받는다.

참, 그런데 아빠가 속좁은 아빠인 이유는 위암이어서 암덩어리인 위를 잘라버리고 나니 위가 줄어들어 붙인 별명이다. 위를 다 덜어 낸 사람은 속없는 사람이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는 아빠를 보니 절망하고 좌절하는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한다. 아빠는 수술 후 엄마만 찾고 엄마에게만 매달리는 어린아이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런 아빠를 다 받아주는 엄마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비록 술때문에 미워했던 아빠지만 진짜 암선고를 받고 암수술을 해야하는 아빠가 살아주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마음 또한 바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럼 그 사기꾼인지 아닌지 모를 금주 클리닉은 어떻게 된걸까? 어쨌거나 이들 가족들에게는 그 덕분에 아빠의 암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들이 약속한 대로 금주와 금연 그리고 체중 조절까지 성공했다. 여기서 우리는 아무리 사기꾼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살아보려고 최선을 다하는 진실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은 일을 불러 올 수 있다고 믿는 작가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우리 아빠에게 불만이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덜컥 큰 병에 들어 죽음 앞에 놓이기 전에 아빠의 뿌리가 되기 위해 무얼 해야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멋지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참, 선우는 정말 5년뒤에 다정하고 따뜻한 남자가 되어 현주 앞에 나타날 수 있을까? 정말 그랬으면 하는 희망적인 바램을 가지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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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가져온 아이 문지아이들 85
김려령 지음, 정문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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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이는 지금 산골 할아버지집 창고에 있습니다. 무당집 신딸 다래가 찾은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초가집 장난감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초가집은 아주 작은데도 문이 열리기도 하고 방안엔 호박씨만한 호롱불도 있습니다. 호롱불에 불을 붙여 보자는 다래의 말을 듣고 불을 붙이는 순간 창고 흙벽에서 빛이 새어나옵니다. 오래 오래 창고속에서 잊혀져 있던 할아버지의 초가집 장난감 호롱불이 살아났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사차원의 문이 열리듯 빛이 새어나오는 벽을 밀고 낯선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아빠 엄마가 서로를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하고는 차근이는 엄마와 살면서 방학이면 할아버지가 계시던 아빠네 집으로 갑니다. 할아버지와 아빠는 온갖것들을 발명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발명 창고로 쓰시던 그곳으로 들어간 할아버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차근이의 간절한 바램때문이었는지 차근이가 잊고 있던 할아버지의 오래된 초가집 장난감을 찾을 수 있게 하고 또다른 세상의 문이 열리게 했나봅니다. 그렇게 무당집 신딸 다래와 함께 가게 된 벽너머 그곳에는 기억의 호수가 있고 잊혀진 사람들의 마을이 있습니다.

김려령 작가의 책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을 읽으며 청소년들의 문제를 화끈한 대화체와 그녀만의 독특한 문체로 꼬집어 내어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또 다른 책으로 집어들게 된 이 책은 그것들과는 달리 약간의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한 환타지한 세계가 배경이 됩니다. 배경속 인물들과 소재는 역시 사람들에게 소외당하고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것만은 다르지 않은데 기존의 화끈하고 직설적인 표현과는 달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문장들로 사람들에게 잊혀진 기억이 모여있는 기억의 호수라든지 사람들에게 잊혀져 떠나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든지로 표현해 내는 작가만의 능력은 참 기발하단 생각이 듭니다.

기억의 호수에는 잊혀진 기억들이 모여 주인이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 펑펑 터지고 가끔은 기억이 주인을 잘못 찾아들어 사람들이 기시감이 들기도 하며 주인을 못잊어 자꾸만 들러붙는 나쁜 기억도 있으며 혹은 구구단을 외우지만 깜빡깜빡 잊게 하는 장난꾸러기 기억등에 대한 이야기는 내 기억에 대한 단면들을 보여주는것만 같아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게다가 떠나온 이들의 마을은 점 점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라니 혹시 나로 인해 이 마을에 머물게 된 사람은 없을까 하는 마음에 괜시리 마음이 미안해집니다.

따나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나쁜 기억으로 잊혀진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그래도 좋은 기억을 하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따로 있어 해가 지고 봉화에 불이 붙으면 한번씩 잔치를 열어 물물 교환을 합니다. 이곳은 하루가 세상의 일년과 같아서 대낮에도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잠을 잡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를 만나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받은 상처로 마음을 닫아버려 차근이와 다래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우여곡절끝에 함께 지내면서 마음의 문이 열려 친구들에게 호떡도 만들어 주고 자신이 길러 수확한 땅콩도 보여주면서 친구가 됩니다. 마음속 깊이 너무 큰 상처로 인해 누군가로부터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두었던 그 아이도 차근이와 다래의 진심을 느끼고 여럿이 함께 해야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을 잔치가 열리는날 드디어 차근이는 온갖 고장난 물건들을 고쳐주며 강원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할아버지를 만나지만 할아버지를 필요로하고 할일이 많은 떠나온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래와 함께 다시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그렇게 돌아오고보니 어느새 방학이 끝나버렸습니다. 하지만 차근이에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속 무당집 신딸 다래는 현실과 벽너머 잊혀진 사람들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빠를 만나러 온 차근이가 외롭지 않게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또 신딸의 영험한 기운으로 벽너머 세계로 차근이를 이끌고 가기도 하며 떠나온 마을에서 자신에게 내려질 신을 봉화속에 묻어두고 평범한 아이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속에는 우리가 힘들고 외로울때 설명하기 어려운 다래와 같은 존재가 나를 지켜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래서 잘 깨닫지 못하지만 내게 힘을 주는 이웃이나 친구나 가족들이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소중함을 느낍니다.

우리가 잊고 사는 기억들,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사는 가족이나 친척이나 이웃들이 홀로 방황하며 외롭게 떠돌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참 아픕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찾아준다면 떠나온 사람들의 마을엔 더이상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을듯 합니다. 그곳의 차근이의 할아버지는 차근이가 내내 기억하는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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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가 작아졌어요 똑똑한 세계명작 2
글공작소 지음, 이광익 그림, 셀마 라게를뢰프 원작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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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적에 [닐스의 모험]이란 만화를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난다.
닐스가 난장이처럼 작아져 버려 거위를 타고 날아다니며 갖가지 모험을 하는 이야기가 무척 재밌었는데
아마도 그때는 사람이 개미만 해져서는 날지 못하는 거위를 타고 날아다닌다는게 신기했던거 같다.
닐스는 왜 난장이가 되어야 했을까?




오늘은 어떤 동물을 골려줄까 궁리하는 모습을 보니
닐스는 심술보가 하나 더 있는 놀부처럼 못말리는 개구쟁이였나보다.
마침 난장이 할아버지가 눈에 띄어 잠자리채로 할아버지를 낚아 채서는 빙글 빙글,,,
결국 뭔일이 나지 싶더니 갑자기 닐스가 할아버지처럼 난장이가 되어 버렸다.





그 와중에 자신이 늘 못살게 굴었던 동물들을 만났으니 완전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야할 판!
자신보다 작고 말못하는 동물이라고 이렇게 저렇게 곯려 먹더니 쌤통이다.
그런데 왜 닐스는 작아진걸까?





마침 기러기때를 보고 날아 보겠다는 몰텐이 날개를 펼치며 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닐스는 으르렁 거리는 동물들을 피해 몰텐의 목에 매달려 함께 기러기때를 쫓아 날아간다.
우와~ 새처럼 한번 날아보고 싶었는데 닐스는 엉겁결에 거위를 타고 날고 있으니 참 부럽다.
거위는 날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닐스였는데 엄청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라 여기는걸까?





닐스는 이제 몰텐이 없으면 안되는 신세가 되었으니 그동안 괴롭혔던것도 미안하고 해서
물심양면으로 보살피려 애쓰는데 마침 늑대가 나타나 거위를 물려 하니 꼬리를 잡아 위기에서 구해
더욱 서로에게 둘도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어 버렸다.
약한자들은 서로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닐스가 이제 좀 알았을까?






기러기 떼와 몰텐과 온갖 사건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다보니 닐스는 이제
동물들을 사랑하는 착한 아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니 무척 행복해한다.
그러고보니 난쟁이 할아버지는 닐스의 고얀 버릇을 고처주려 닐스를 난쟁이로 만들었나보다.
자신이 작고 약한 존재가 되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보니 자신이 괴롭혔던 동물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스러웠을지 알게 되었으니 난쟁이 할아버지의 계획은 성공!




아무튼 닐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으니 정말이지 천만 다행이다.
비록 서로 말은 통하지 않겠지만 거위 몰텐과 둘만 아는 눈인사를 주고 받고
농장의 동물들과 즐겁고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자신이 작고 약한 존재가 되어 스스로 깨치는 닐스를 보며 우리 아이들도 힘없는 친구들의 입장이 되어
서로 서로 도와가며 살아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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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인어공주 거꾸로 쓰는 세계명작 4
글공작소 지음, 이소을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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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세계명작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작동화 이야기의 마지막을
기막힌 반전으로 아이들에게 좀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꾸며 놓은 책이다.
이번엔 인어공주 이야기인데 왜 제목이 바보인지,,,




그림체가 정말 바다속 궁전을 보는듯 참 화려하고 아름답다.
바닷속 공전의 여섯공주는 엄마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바다위가 무척 궁금하지만 열다섯이 되기 전에는 구경을 나갈수가 없단다.





드디어 열다섯 나이가 된 막내 인어공주는 부푼 가슴을 안고 바다위 구경을 간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순간 배를 타고 항해하는 왕자님이 눈앞을 지나가는지 절묘한 타이밍이다,
게다가 때마침 풍랑이 불어닥쳐 배가 침몰하고 바다속에 빠진 왕자님을 구하는 인어공주!
하지만 다리가 없어 왕자님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인어공주는 참 슬프다.





인간이 되고 싶은 인어공주는 바다속 마녀를 찾아가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다리를 맞교환한다.
게다가 왕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은 거품이 되어 영영 사라진다는데.,,,
자신에게 가장 보물같은 목소리를 잃고서라도 왕자님 곁에 있고 싶은 인어공주의 마음을
왕자는 왜 몰랐을까?




왕자를 구해주었다고 나타난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하는 왕자를 보며 슬퍼하는 인어공주!
마침 언니들이 나타나 왕자의 가슴을 칼로 찔러 죽이면 다시 인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살기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여기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비련의 인어공주 이야기와 다를게 없다.  





그런데 도저히 왕자를 킬로 찌를 수 없는 인어공주는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하는데
그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하려는 인어공주의 마음이 마술을 부리듯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반전을 보기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인어공주의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지
한번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이 책보다 더 기발한 생각을 해낼지도 모른다.
물론 결말은 보통의 명작동화처럼 해피엔딩이다.
어떻게?
책을 보면 알일!ㅋㅋ


이 책은 사랑함에 있어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 하기보다 좀 더 솔직해지기를
또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분명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 멋진 동화다.
그러므로 [바보 인어공주]라는 제목은 그리 썩 어울리지 않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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