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 이 책 정말 아껴읽고 싶을 만큼 예쁘다. 책 자체도 예쁘고, 문장도 좋고,  작가도 좋은 사람같다. 좀 많이 외로워보였지만.. 표지에 10년간의 여행노트라고 씌여져있다. 10년의 세월이 주는 강함 힘. 그 세월이 어디로 날아간게 아니다. 한순간 한순간이 흔적이 되어 작가의 어딘가에 남아있게 된 것 같다. 그래, 끌리는 대로 사는 거지 뭐.

 

이 책 역시 너무 좋았다. ㅠㅠ 읽은 여행기중에 거의 가장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읽는 내내 내가 자전거여행하듯 내 다리의 근육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과는 또 다른 느낌. 자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희노애락들이 글과 잘 어우러져 감동을 준다. 열려있고, 늘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내가 바라는 인간의 모습이랄까.

 

간만에 본 미술관련 책. 나름 재밌었다. 설명은 그다지 자세하지 않지만, 그림만 봐도 다양한 패러디들을 읽는 재미를 준다.

 

 

이 책 참 힘들게 읽었다. 조금씩 읽어서 인지 거의 한달동안 잡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늘 강조하는 인간의 정신력, 의지란 것이 얼마나 상황에 따라 나약해질 수 있는 것인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란 정말 무엇인가. 의지가 이렇게 약한 것이라면 나를 나이게 하는, 나를 이루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볍고 사랑스럽다. 이 책이 그렇고, 이 책에서 보여지는 고양이들이 그렇다. 고양이들과 동거하는 화가의 일상이 맛깔나게 그려져있다.

 

 

좀 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나온 책이네. 계속 신간들만 읽어서 그런지. 광고의 효과란 얼마나 큰지. 한동안 메인페이지에 노출되었던 책들은 나도 모르게 기억속에 남게 되나 보다. 광고의 노예 -_-;

혹 동양의 폭포와 서양의 분수를 비교한 교과서의 내용을 기억하시는지.. 역시나 그런 류의 글이다. -_-; 콩고물 묻은 시루떡같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 이런 비유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이어령선생님 뿐일꺼다. 아마도.. 아. 일관된.. 어쨌거나 .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가벼워 실망스러웠다. 편집도 너무 헐렁하고.

윤성희의 소설집. 거기 당신을 좋게 읽어서 이 책도 읽었다.  거기 당신이 나는 더 좋은 것 같다. 짧은 호흡. 대화부분이 쭉 이어져 씌여 편집되어서 인지 정신이 없었다. 더워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 아, 생각해보니 난 단편집을 잘 못 읽는 것인지도.

정미경의 소설집. 처음이다 이 작가의 책은.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오랫만에 접한 듯하다.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야 하는 글들. 문체나 소재, 느낌들도 다 좋았지만 나는 이제 소설을 읽고 감정이 흔들리는 일이 싫다. 한마디로 피곤하다.  그냥 이젠 재밌는 소설들만 읽고 싶다.

의학사를 다룬 책인데 생각보다 너무 가볍다. 외과의사의 위상이 이발사에서 지금의 위치로 비약한것 정도 밖에 기억에 남는게 없다. 좀 실망스러웠다.

 

 

 

두서없는 한여름의  독서일지.. 더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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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31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었는데 많이 읽으셨네요. ^^
한 권 겹치고 한권은 있고 그러네요^^

비로그인 2007-08-31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끌림, 감기, 발칸-

저도 읽었어요 ^^/

스파피필름 2007-08-3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이제 더위도 한풀 꺽이고 가을이 오려나봐요 ^^ 가볍고 쉬운 책들로만 읽었어요. 점점 인내심이 부족해지는 지도 모르겠어요.
체셔님, 정미경 소설은 체셔님 서재에서 알게 된 책이랍니다. ^^
 

긍정적인 밥

                                           함 민 복

 

시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시집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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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다시 읽는데, 읽은지 1년정도 밖에 안되는 그 책이 정말 새로운 거다. 읽는 족족 다 어디로 사라져버리는지 다시 읽어도 처음 읽은 것 같은 -_-;

그런데 작가의 머릿말에 인간은 도넛으로 태어난다는 문장이 있어서 무릎을 탁 치며 정말 절묘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정말 빵집 아들이 아니고서는 (김연수네 집이 빵집을 했다고 한다.) 생각해 낼 수 없는 문장이라며 이런 절묘한 비유라니 하며 놀라워했다. (내용인즉 도넛의 가운데를 무엇으로 채워넣으냐에 따라 어떤 인간이 되는가가 결정되다는.. 뭐 그런 내용)

그런데!! 어젯밤 ebs에서 영화소개를 해주는 tv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거기 어떤 감독이 하루키가 한 말이라고 하면서 도넛형 인간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게 아닌가. 게다가 가운데를 무엇으로 채우는지에 따라.. 어쩌구..

아, 김연수가 먼저 생각한건지 하루키가 먼저 생각한건지 서로가 그런 비유를 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역시 하늘아래 새로운 건 없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결론은, 음, 김연수의 문장들은 다시 봐도 너무 좋고, 하루키의 모든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 도넛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건 기억이란 것이 얼마나 믿을 만하지 못한 불완전한 것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을 했고, 도넛이 먹고 싶다는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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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영혼을 위한 달콤한 여행테라피
질리안 로빈슨 지음, 이문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의 저 하늘에 흩뿌려진 구름처럼 마음이 늘 그런 상태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지리한 일상의 굴레 그 속에서 상처받은 영혼을 위해 여행만큼 좋은 동기를 주는 자극제는 아마 없을 것 같다. 올해는 참 여행서를 많이 읽은 것 같다. 이 문장이 올해는 참 여행을 많이 했다로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하면서 허탈한 한숨을 내쉬어본다. 여행을 많이 못하니 여행서라도 많이 읽으면 지친 영혼에게 조금은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을까.

이 책은 여행서 치고는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구성을 하고 있다. 보통의 여행서가 특정한 목적지를 중심으로 그 여정이나 그곳에서 묵으면서 느낀 감흥들을 적어놓았다면 이 책은 여러 사람들이 각각의 여행지에서 느낀 것들을 다양하게 정리해놓았다는 느낌이다. 또 장소가 주는 강렬한 인상보다는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동기를 보다 부각시켜서 그려놓았다. 구성에서도 알수 있듯이 용기가 필요한 여행, 관능을 찾아 떠나는 여행, 관습을 벗어나는 여행, 삶의 속도를 늦추는 여행등과 같은 테마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어서 특별히 관심있는 부분만 읽거나 읽는 순서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

나에게는 관능적인 삶이 필요한 걸까. -_- 6장의 관능을 즐겨라는 부분이 내맘에 쏘옥 들었다. 이탈리아인처럼, 쿠바인처럼, 헤밍웨이처럼 즐겨라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확 끌리는 거였다. 서두를 헤밍웨이의 책을 미끼로 던져서 그런 것도 같지만.. 빨간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멋진 남자와 관능적인 춤을 추는 상상을 해보면서 아,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올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역시 관능이 필요한 요즘의 시점인가보다 -_-;

또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역시 이런 부분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조금의 딴지를 걸어보자면 이 책에 소개되어있는 사람들 모두 여행을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처럼 보여서 나같은 소심한 일상인들은 실천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생활의 전선을 다 팽개치고 남극으로 훌쩍 떠나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마음이 조금 우울하기도 하다.

용기란 정말 자신을 믿어도 되는지 아무런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믿는 거죠 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기 자신을 한번 믿어보고 싶은 사람, 이 책을 통해 더 자극을 받을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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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밤에 갔더니 요렇게 노오오오오오랗게 밝혀놓았더라구요. 어찌나 아담스럽던지. 저기서 우리 조상들은 별을 관찰했다지요. 아 저렇게 작은 데서 -_-;; 그런데 저기 문이 없던데 어떻게 올라간건지.. ㅠㅠ



불국사 안. 사진이 참 달력스러운 구도. 어찌했건 정말 좋았습니다. 조용하고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오랜 시간을 거친 것들은 영험함을 다 지니는가 봐요.



기억속에 석가탑이 가장 오묘하고 아름다웠던 것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본 사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석가탑을 실제로 다시 보니.. 뭐랄까. 참 아름답더라구요. 어렸을때는 몰랐던 탑의 아름다움. 히야.. 소리가 절로 나왔더랬습니다. 이런 석가탑의 모습에 반하게 될 줄 예전의 나는 몰랐습니다.

짧게 다녀온 경주. 중학교 수학여행 그리고 대학교 1학년때 이후로 세번째였습니다. 모두 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좋았다는 말이지요.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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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2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피필름님, 경주 다녀오셨군요. 야경속의 첨성대 멋지네요. 전 밤엔 안 가봤어요.^^
달력구도 속의 불국사도 참 오랜만입니다.^^ 하늘이 참 파랗네요.

스파피필름 2007-08-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참 파랗죠? 그날 햇빛이 어찌나 작렬하던지 사실은 너무 더워서 헉헉거리면서 겨우 다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