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다시 읽는데, 읽은지 1년정도 밖에 안되는 그 책이 정말 새로운 거다. 읽는 족족 다 어디로 사라져버리는지 다시 읽어도 처음 읽은 것 같은 -_-;

그런데 작가의 머릿말에 인간은 도넛으로 태어난다는 문장이 있어서 무릎을 탁 치며 정말 절묘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정말 빵집 아들이 아니고서는 (김연수네 집이 빵집을 했다고 한다.) 생각해 낼 수 없는 문장이라며 이런 절묘한 비유라니 하며 놀라워했다. (내용인즉 도넛의 가운데를 무엇으로 채워넣으냐에 따라 어떤 인간이 되는가가 결정되다는.. 뭐 그런 내용)

그런데!! 어젯밤 ebs에서 영화소개를 해주는 tv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거기 어떤 감독이 하루키가 한 말이라고 하면서 도넛형 인간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게 아닌가. 게다가 가운데를 무엇으로 채우는지에 따라.. 어쩌구..

아, 김연수가 먼저 생각한건지 하루키가 먼저 생각한건지 서로가 그런 비유를 했다는 걸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크지만 역시 하늘아래 새로운 건 없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결론은, 음, 김연수의 문장들은 다시 봐도 너무 좋고, 하루키의 모든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 도넛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건 기억이란 것이 얼마나 믿을 만하지 못한 불완전한 것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을 했고, 도넛이 먹고 싶다는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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