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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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SF물은 좋아하질 않아서 이런 책은 아예 쳐다도 안보는 데 재밌다는 알라딘평에 집어 들었다. 75세 이후의 노화만이 기다리는 삶과 젊음을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바꾸겠는가? 단순히 젊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신체적 능력까지 주어진다면? 이러한 철학적 의문으로 출발하는 소설은 지구가 아닌 행성과 생물체 그 사이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와의 관계들을 여러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음편을 예고하고 있는 유령여단의 존재가 흥미로웠다. 감정의 경험없이 어른(?)이 된 이 존재들은 태어난지 여섯살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능력을 지닌다. 뇌도우미를 통해 엄청난 양의 지식들을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육체가 죽은 누군가의 DNA일 수도 있다는 것은 좀 찜찜하겠지만... 이런 상상의 산물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얼간이 같은 뇌도우미는 나도 정말 갖고 싶다.

 어른이 된 이후로 공상하기를 멈춰버렸다. 경직된 사고를 하고 유연함을 잃어간다. 그런 소중한 끈을 놓치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편 <유령여단>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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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의 기술
함정임 지음 / 봄아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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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만큼 인간을 생기롭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그런데 새로움이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이미 '거기 있었다'. 다만 어느 순간 보이지 않던 무엇인가가 눈에 뚜렷하게 들어오고, 그리하여 심장이 떨리고, 그 떨림을 표현하고 싶고, 결국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특별하게 돌변하는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 순간 세상은 더 이상 '거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내 앞에 '있다'.-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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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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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도 마음가짐의 문제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우리가 가진 능력, 생각이라는 능력을 포기하면 안 된다. 생각은 행동과 몸가짐,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자신의 생각을 다스릴 줄 알아야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인생은 생각에 의해 좌우된다. 생각으로 삶의 흐름을 바꾸고, 현실에 가치를 부여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가능성의 문을 열자. p.168

 

무기력할 때 이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책의 표지처럼 책 안의 디자인도 차분하고, 작가의 말투조차 차분한 가운데 조용한 힘이 느껴졌다. ~하자..라고 속으로 되뇌이며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나는 알 수 없는 힘을 얻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대로 즉, 마음먹은 대로 살고 싶지만 생각이 행동이 되는 것은 십퍼센트도 안되는 것 같다. 그렇게 삶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쌓아두다보면 변화할 수 없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행동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문제가 의지력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의지의 탓이 아니었다.

우선 벌떡 일어나 이 책대로 내 방을 정리한다. 불필요한 잡동사니들을 버리고 최대한 정갈하게 만든다.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을 불편하게(?)하는 옷이 있는가. 당장 없애버린다. 이렇게 하나하나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내 몸을 관리하고 나아가 내 마음까지 컨트롤하는 연습을 한다. 위의 말처럼 인생은 생각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그 생각이 건전하고 확고하고 발전가능성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다듬는 연습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 부터 처리해 나간다면 어느덧 순간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내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얇지만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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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가 오기 전에는 우울했다. 한동안 비가 계속 내릴 것을 생각하니.. 딱히 활동적이지도 않은데 무언가 거대한 시즌(?)을 앞두고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나보다. 막상 비가 시작되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비는 오락가락 하루종일 내린다.

 이런 날들에 나는 새 책을 못 읽겠는 병에 걸려버렸다. 읽었던 책만 읽고 있다. 물론 도서관에서 계속 빌리고는 있다. 반도 못 읽고 반납 중이지만...

 

언제적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냔 말인가. 작년에 나는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사인본까지 챙겼더랬지. 그래서 가지게 된 새 책 다른 사람에게 수없이 선물한 이 책을 수년만에 다시 읽으니..

 

어떤 인생의 정수만을 모아놓은 예스럽고 깊은 사유에 절로 겸손해지는 문장들이었다니.

 

 

 

 

 

 

이 책은 2010년도에 읽었던 책인데, 그 때 힘든 시절에 참 좋은 기억이 있어 다시 읽었다. 그 때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역시 좋구나. 시를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인다.

 

 

 

 

 

 

 

작년에 나를 우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싱글맨>과 얼마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득템한 김경의 책.

<싱글맨>은 왜 평점이 낮은지 모르겠다. 다시 읽어도 이렇게 좋은데.. 아마도 고독의 감성을 모르는 사람들일게야 괜한 자부심(?)을 가져본다.

김경의 글에선 나는 왜 가난한 남자들에게 끌리는가,라는 문장이 재밌었다. 가난하면 돈으로 해결되는 것들로 자신을 치장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오롯이 나의 스타일로만 나를 표현할 수 있기에.. 나의 스타일, 취향은 나와 맞는 사람을 감지하도록 해준다. 아직 내가 감지가 안되는 것은 나만의 스타일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 여튼 이 책, 꼼꼼히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재밌었다.

 

나는 함정임의 에세이와 뭔가 코드가 맞는 것 같다. <파티의 기술>은 제목이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후반부에 여행에 관련된 글들이 좋았다. <소설가의 여행법>은 시종일관 좋다. 책들이 계속 등장하기에..

 

 

 

 

 

 

 

 

 

요즘처럼 아무 생각없고, 잠만 자고 싶고, 복잡한 건 엄두도 안나는 무기력한 때 나는 이런 나의 라이프를 심플함이라고 애써 변명한다. 그리하여 발견하게 된 이 책! 제목처럼 심플하고 문장도 깔끔하고, 깊은 여운까지 준다. 의외로 집중해서 읽고 있다.

 

 

 

 

 

 

 

언니의 죽음 후에 1일 1독서라는 프로젝트로 그 아픔을 치유하는 이야기다. 삶의 규율로서 독서하고, 이 독서는 도피가 아니라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단언이라는 저자의 결심에서 삶에의 의지를 본다. 일상에 대한 묘사가 많아 중간중간 건너뛰며 책제목을 메모하며 읽고 있는데 언젠가 내가 꿈꾸었던 1일 1독을 해내는 저자의 의지에 감탄. 지금쯤 그 아픔 많이 치유되었길..

 

 

 

 

 

 한 여름의 감기라니 일주일째 고생하고 있다. 건강이 제일이라는 말... 감기를 핑계삼아 무기력하게 오늘도 보내고 꿈나라로 가야겠다. ㅠㅠ 그나저나 하루키의 신간은 사야한단 말인가. 잠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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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7-0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피님, 눅눅한 날에 여름감기로 고생하고 계시군요. 잘 쉬고 나으시기 바랍니다. 책 안 사야되는데 몇몇 책이 또 눈에 드는데 소설가의 여행법,이 가장 끌리네요. 읽은책 다시읽기, 좋은점이 많지요. 실은 하기 쉽지 않지만요. 하루키의 신작소설은 저도 사두고 아직 시작은 안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

스파피필름 2013-07-08 22:15   좋아요 0 | URL
우힝, 프레이야님 잘 지내시지요? <소설가의 여행법> 좋으니 꼭 읽어보세요. 다른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 좋았어요. <파티의 기술>은 알라딘 평점이 낮더라구요. 전 그래도 별네개 정도는 주고 싶어요. 곧 더워질 여름 건강하게 뜻깊게 보내시구요. 그냥 알라딘에 프레이야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소

 

                                             김 기 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도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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