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뭔가 싶었다. 일단 커다란 판본에 올컬러인 내지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 작가가 쓴 줄 알았더니 일본의 유명한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었다. 이렇게 독특한 이력만 가지고도 이 책이 상당히 튀는데, 자세하게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특별하다. 그냥 장난삼아서 쓴 책이 아니라 어떻게 채소를 기르는지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 책 한 권만 읽고나면 적어도 채소에 관한 전반적인 사실은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써놓았다. 아마 베란다에서 벌어지는 식물 가꾸기에 대해서는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할 정도로 쉽고 자세하고 친절한 책이다. 베란다에서 얼마나 채소가 자랄까 싶기도 한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베란다는 생각보다 넓고 다양한 품종의 채소를 기를 수 있다. 일반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농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고, 넓은 대지를 갖지 않고도 경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채소를 기르는 것은 귀농을 해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집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웰빙이 강조되고 있는 이 시대에 베란다라는 공간에서 내가 먹을 안전한 먹거리를 키우는 일은 필요한 일이다. 사실 농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까막눈이라 이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채소의 종류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 큰 사진들과 함께 설명을 읽어보니 더 이해가 쏙쏙 잘 되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쉽게 키울 수 있는 베란다 채소 작물로 상추를 생각하기 쉬운데, 각종 고급 채소들도 얼마든지 베란다에서 키울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은 채소로 요리할 수 있는 간단한 조리법도 함께 실려있다는 점이다. 그냥 먹는 샐러드 말고도 집에서 나는 채소로 해먹을 수 있는 요리까지 실려 있어서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재배에서 요리까지 마스터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가득 실려있다. 이제 슬슬 여름이 되어서 늦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일년 내내 온도가 일정한 집의 특성상 일년 중 언제든 채소를 기를 수 있는 농장을 꾸밀 수 있어서 한 번쯤은 이 책에 나와있는 대로 채소 농장을 꾸며보고 싶다. 약간 손이 가는 작업이라 번거롭기도 하지만 직접 키운 채소들을 먹는 즐거움이 더 클 듯 하다. 파브리카나 피망 등과 같은 채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과 함께 꾸려나간다면 자신이 직접 키운 채소들을 먹지 않을까 싶다. 상당히 특이한 컨셉의 책으로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는 내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아침 샐러드를 먹고 싶을 때 그냥 집에 있는 채소를 따서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다면 정말 신선함이 그대로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이겠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기 힘든 요즘, 베란다 농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내 손으로 안전한 채소들을 길러서 먹고 싶은 도시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이 책을 참고하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