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지만 맛있는 음식들 이야기

<사계절 갈라메뉴 303>,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 - 최승주의 7080 레시피 콘서트
최승주 지음 / 조선앤북 / 2011년 2월

맛있는 요리책을 보면 왠지 모르게 따라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꼼꼼하게 그 요리법을 읽다보면 왠지 재료 준비부터 머리가 아파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오랜만에 따라하기 쉬운 요리책을 만났다. 일단 이 책의 전체적인 컨셉은 7080 을 위한 추억의 밥상이라는데, 사실 나는 그 세대도 아니고, 어릴 때 많이 먹던 음식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맛있어보이는 음식들이 한 가득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옛날 드라마에서 가끔씩 보던 음식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렇게 만드는 것이었구나 하는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아무튼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선함을 주는 이 요리책에서 왠지 모른 정다움을 느낀다.



책 목차를 보면서 눈길을 끌었던 마가린밥은 실제로 조리 방법을 보니 왠지 좀 느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일단 마가린을 먹지 않은지도 꽤 되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대를 살았던 나의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좀 느끼한 맛이라고 한다. 참고로 나의 어머니는 뼈를 우려낸 국물은 절대 드시지 않을 정도로 기름이 있는 음식은 싫어하신다. 아무튼 그래서 처음에 도전해볼까 생각했던 마가린 밥은 포기를 하고, 다른 음식들을 만들어보기로 했는데, '김밥달걀옷지짐 도시락','국수꼬리구이 과자'를 따라해보았다. 생각보다 간단한 레시피라 그리 설명할 만한 조리과정은 없지만, 맛만은 일품이었다. 전체 조리 과정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어서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도 따라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 외에도 간식으로 먹으면 좋을 음식들이 잔뜩 실려있는데, 모든 조리 방법들이 복잡한 것은 별로 없다. 게다가 각 음식마다 저자의 추억이 담겨 있어서 그냥 슥슥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누군가의 추억이 다른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가 되는,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각 레시피마다 새롭게 먹을 수 있는 팁도 담겨 있어서 나중에는 그 팁을 적용해서 한 번 요리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목차를 보면 신기하게 여겨지는 음식이 많은데, 실제로 책장을 넘겨보면 어디선가 익숙히 보던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저자와 동 시대를 살았던 나의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이 책을 보시고는 '뭐 이런 음식도 요리책에 나오네?'라며 무척 신기해하셨다. 크게 어려운 요리는 아니지만, 요즘 세대들에게는 신기해보이는 음식들이 이제는 추억을 담아 요리책으로 나온 것이다. 예전에 어려운 시절에 먹었던 음식을 다시금 재현해서 먹어보는 재미도 그리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이 책에 있는 레시피를 활용해서 오랜만에 부모님에게 추억의 밥상을 차려드리는 것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먹고 싶을 때 한 번쯤 이 책을 참고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