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에 라섹수술을 하고 며칠 간 '눈먼 자들의 도시'를 경험했어요
사실 처음엔 너~무 아프고 좀 지나니 안 아프긴 한데 흐릿하게 보여서
이대로 영영 잘 못 보는 거 아닌가, 책도 못 읽고 공부도 못 하게 되는 건 아닌가
혼자 온갖 걱정에 노심초사 했던 기억이..ㅎㅎ
지금은 잘 보여요~
아직도 가끔 무심결에 안경을 올리거나 벗으려고 하는 행동이 나와서
15년 버릇이 무섭단 생각이 들지만
전엔 렌즈끼고 쌩얼은 꿈도 꾸지 못한 주제에 이젠 안경도 안 쓰면서 쌩얼로 잘 돌아다녀요ㅋㅋ
2월 말에는 겨우 비누세안 할 수 있게 된 눈을 부비고 간 신입생 모임에서
돈에 눈이 멀어 과대가 되어버렸네요ㅋㅋ
사실 두 명이 원했는데 다른 분은 일산 사시는 분이라 순전히 지리적 이점으로 뽑힌 듯ㅋ
돈도 안 버는데 과대가 되면 준다는 장학금이라도 받자 싶은 마음에 그만.. 크흑!!
근데 하고 보니 그 돈 다 핸드폰비랑 스트레스로 빠진 머리 다시 심을 돈이에요.. -_-
학교 적응하기도 힘든데 어째 그리 할 거 챙길 거 많은지;;
핸드폰은 맨날 옆에 들고 다니고 계속 쓰다보니까 배터리가 하루를 못 가요;;
옆에서 지켜보던 동기오빠는 제가 돈에 절 팔았다고 하더군요=_=헐.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대된 첫 날 열악한 대학원 사정으로 있을 곳이 없어 밖을 싸돌아댕겼더니
교수님께서는 제가 불쌍해보여서 다음날부터 연구실로 오라고 하신 것 같은데
전 아직도 무슨 아침에 출근하는 양 교수실에 가서 얼어있습니다..ㅋㅋ
게다가 수업이 다 저녁이라서 자취방에 돌아오면 밤 10시..ㅠㅠ
(오늘은 수업이 없어서 다행히 '나름' 일찍 들어온 건데..ㅋㄷㅋㄷ)
씻고 공지사항 올리고 뭐 쫌 챙기다 보면 12시 금방입디다..
접때는 전부터 절 아시는 졸업한 선배들이 불러서 한 시간만에 소주 한 병을 안주없이 마시고는
취해가지고 전화로 꼬장 부리는 와중에도 카페에 공지글을 쓴 경험이..
다음날 술 깨고 봤는데 오타 안 내고 제대로 잘 쓴 게 참 용하다 싶었..ㅋㅋㅋ
그래도 전 어찌어찌 동기들과 친해졌고
혼자 일 다 하지 말고 나눠하자는 말, 부담 덜어주려는 말도 듣습니다.
호칭은 원래 '선생님/쌤'이 정식이지만 '오빠, 언니'라고 부르기 시작하기도 했구요.
24살이 한 명, 그 위로 25살이 저라서 거의 막내 수준인데 과대하려니 두 배로 힘든 건가..-_-a
그리고,
쌩얼로 만나도, 폐인으로 만나도, 대충 입고 만나도 좋다고 하고
같이 술 마시다가 코 찔찔 울어도 눈물 닦아주고
취해서는 전화해서 꼬장꼬장 부려도 다 받아주고
삐져서 온 강남을 헤집고 걸어다녀도 뒤에서 따라다니면서 맘 풀어주려 하고
바람펴도 되냐는 질문에 죽고 싶으면 해보라고 째려보는
여러분~ 저 남친 생겼어요!!
저보다 한 살 많은 대딩이에요 캬캬캬
오늘이 28일째ㅋㅋ
새해에 저에게 연애하라고 하셨던 분들, 캄사합니다
다 여러분 덕분이에요~ㅋㄷㅋㄷ
바쁜 와중에 짬 내서 만나는 것도 재밌더라구요ㅋㅋㅋ
전 지금 솔로분들 염장질하는 중입니다 으하하~
그럼 다음 수업 없는 날에 또 돌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