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소 새우를 매워하는 아기를 위해 물컵에 새우를 씻어 주는데
멀찍히 서서 우리를 감시라도 했던지 득달같이 달려와 컵을 나꿔채며
물컵을 이렇게 쓰면 안된다,고 호통치는 중국집주인.
너는 요즘 뭐햐냐,고 물었을 때 딱히 할 말이 없어 글...써. 라고 얘기하면
그럴 줄 알았다,
나한테 보여주라고 하는 친구들.
오랜만에 통화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더위와 삶의 신산함으로 마구
구겨져 버석거릴 때,
고작 세상에 나온 지 2년 좀 넘은 아이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
기껏 했던 선택들이
교묘하게 비틀어져
원점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시국을 볼 때,
나는 슬퍼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