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소 새우를 매워하는 아기를 위해 물컵에 새우를 씻어 주는데
멀찍히 서서 우리를 감시라도 했던지 득달같이 달려와 컵을 나꿔채며
물컵을 이렇게 쓰면 안된다,고 호통치는 중국집주인. 

너는 요즘 뭐햐냐,고 물었을 때 딱히 할 말이 없어 글...써. 라고 얘기하면
그럴 줄 알았다,
나한테 보여주라고 하는 친구들.   

오랜만에 통화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더위와 삶의 신산함으로 마구
구겨져 버석거릴 때, 

고작 세상에 나온 지 2년 좀 넘은 아이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

기껏 했던 선택들이
교묘하게 비틀어져
원점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시국을 볼 때,

나는 슬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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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2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2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3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6-1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슬프다~~

blanca 2010-06-12 23:50   좋아요 0 | URL
앗! 지금 마기님 서재로 고고! 글구 마기님 슬프면 안되요^^;;

마녀고양이 2010-06-1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헙, 왜 새우 씻어주는데 주인이 난리래여?
나두 예전에 항상 그리 했는데,,, 그 주인 이상하네?
블랑카님,, 그럴 때는 참지말고 항의하세요, 큰 소리로. 너무 참으면 병 되염,, 아셨죠?

보고 싶었어요.... 쪼옥~

blanca 2010-06-13 19:13   좋아요 0 | URL
아기 아빠도 있었는데 저희 부부 성격이 그렇답니다.-..- 저는 화내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마녀 고양이님 기다리느라 병 나는 줄 알았습니다.^^;;

후애(厚愛) 2010-06-14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에 담아두시면 병 납니다. 저처럼..
힘 내세요. 화이팅~!!! 행복한 한주 되세요^^

blanca 2010-06-14 22:39   좋아요 0 | URL
후애님, 덕분에 행복한 한주 출발이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에 언제쯤 오시나요?

후애(厚愛) 2010-06-15 06:16   좋아요 0 | URL
8월1일부터 한국에 있을겁니다.^^

기억의집 2010-06-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운 것 물병에다 많이 헹궈서 주었는데..그 짜장면집 주인이 더위 먹었나봐요. 대체로 손님한테 안 그런데...

저는 애들한테는 성질 잘 안내는데 이젠 그려러니하고 살아요. 하지만 요즘 공처럼 뒹구는 아이가 미운 것은 사실이에요. 공부 진짜 안해요. 어휴~~~~

블랑카님, 홧팅입니다. 오늘부터 장마래요. 아까 길상사 글 봤는데 언제 길상사 가시는 길에 불러주세요.^^

blanca 2010-06-14 20:20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단골이라는 게 더 서운합니다. 저는 고작 세 살한테 이러고 있으니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집니다. 제 책상 위에 <화내는 부모가 아이를 망친다>는 책도 있는데 말이에요 ㅋㅋㅋ

길상사! 안그래도 후애님 귀국하시면 다 같이 함 뭉쳐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공양시간 맞추어서요^^;;

비로그인 2010-06-2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톤 슈낙의 책을 잠시 펴 보았습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글을 계속 읽다보니, 드러낼 수 없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들 속에서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것이 쌓이게 되었을 때,
그것이 내가 주체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것은 분노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blanca님 안녕하세요 :D

blanca 2010-06-30 10:47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과거 글에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니 참 기분이 좋네요. 괜히 대우받는 느낌이랄까요?^^;; 안톤 슈낙의 글 전문을 읽어 본다는 게 이렇게 항상 미루게 되네요. 슬픔이 쌓이면 분노가 된다, 맞는 얘기인 것 같아요. 기쁨이 쌓여 행복이 되기를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