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라 똑같은 사물이 다르게 다가온다. 한 삼년 정도 전에 요놈 사고 분노했드랬다. 그 때야 엎드리거나 누워 재미있는 부분만 읽는 건달 독서를 자주 했던지라 북다트가 책갈피인 줄 알고
주문했다가 개봉해 보고 한 번 놀라고, 책갈피로 써보려고 하다 너무 얇아 어디 꽂힌지 찾아야
하는 그 번거로움에 짜증이 솟구쳤다.
요새는 간지 대용, 줄긋기 대용으로 다시 쓰게 되고 보니 어찌나 실한 녀석인지 벌써 다 써버리고
한 개 더 주문할 참이다. 책 귀퉁이 접는 행위를 제일 저어하는 지라, 메모해 두고 싶은 문구마다
요 놈을 슬쩍 끼워 놓으니 나중에 돌아보기도 좋고, 여러 모로 유용하다.
단점이라면, 색깔이 금새 변해 버리고 느슨해져서 가격대비 질을 놓고 본다면 비추다. 거무죽죽해진다. 미쿡의 대학교수인가가 발명해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는 똑같이 만들 수 없나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자 민감도와 손의 정교함을
본다면 반드시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안타까운 부분이다.
옆지기가 보더니 당장 두 개 사내라고 해서 주문해 줬더니, 신나서 가지고 가버리고 비싸다고 투덜댄다. 또 살거라고 하니
재활용하란다.-..- 왜 쓴 걸 다시 안 빼냐고. 그게 참 이상한게 좋은 대목대목 꽂아 놓은 북다트를 다 빼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이 처량해서 싫다. 왜냐고 묻는다면 언젠가 다시 그 책을 펼칠 때 내가 요 대목에 꽂혔구나,를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결론은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알라딘에서 또 하나 더 주문하겠다는 얘기.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