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랍시고 북카페에서 놋북으로 원고쓴다고 앉았다가

딴 짓 하느라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오늘.

반성하며 조금 전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나를 바라보며 므흣한 미소를 짓고 한 마디 하셨다.

"난 너의 비리를 알고 있다."

헉? 뭥미;;; @.@

"에, 뭘요??"

"너, 호스트 바 가고 그러지?"

컥... 이기 무슨...

알고보니 방 정리를 하시다가 또르르르.. 내 가방 어딘가에서 흘러나왔을 호스트바 호객용 명함을 발견하신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강남 어느 언저리에서 길을 걷다가 손에 쥐어준 그 명함을 길에 안버리고 가방에 넣은 것이다. 그렇다, 나는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_-;;)

엄마는 므흣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명함을 받은 건데 그게 어쩌구 저쩌구 하고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엄마의 미소는 그대로였다.

아, 억울해! 진짜 안(못) 가봤는데!!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08-08-1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함 한번 받았었는데 안버렸더랬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리스 2008-08-14 23:39   좋아요 0 | URL
락방님 거기는 어딥니;;;;까
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8-1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길에다 쓰레기를 안버리기에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3=3=3=3

이리스 2008-08-15 14:36   좋아요 0 | URL
과연.....

마늘빵 2008-08-15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버린 이유가 분명 있을거야. 그런거야. 그럴거야. ( '')

이리스 2008-08-15 14:37   좋아요 0 | URL
아프야, 한대 맞자! ㅋㅋ

야클 2008-08-1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술 진땅 취해서 재밌게 놀고나면 뒷날 기억이 잘 안날수도.... =3=3=3

이리스 2008-08-15 14:37   좋아요 0 | URL
전 야클님이 아니에횹~ ㅎㅎ

L.SHIN 2008-08-1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하하핫, 그런데 어머니는 왜 므흣하신 걸까요? ^^;

이리스 2008-08-17 16:55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여요...

순오기 2008-08-18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울하면 명함 들고 찾아가 보세요~ㅎㅎㅎ 어차피 누명을 쓴 마당에 가보기라도 해야 덜 억울하죠!ㅋㅋ

이리스 2008-08-19 15:32   좋아요 0 | URL
으음, 그럴까요? ㅋㅋ
락방님.. 락방님.. ㅎㅎㅎ
 

한쪽 말만 들어서는 알 수 없다더니..

그것 참..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어느 한쪽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면

그 한쪽의 이야기만 들은 경우가 많다.

다른 한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

오, 놀라워라.

하마터면 한쪽 말만 듣고 다른 한쪽을 미친x로 알뻔 했지 뭔가.

아직도 이렇게 팔랑거리는 내 귀, 한심해라.

* 적어도 그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앞과 중간 다 잘라먹고 뒤만 달랑 이야기하며 입 닫는 쪽 보다야 그 상대편이 더 성숙하고 바람직한 인격체로 보인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찬귀팔랑가
    from perfect stranger 2008-08-15 11:05 
      속닥이며 바라보매 나타난 말이 귓구멍을 쫓아간 아래 여기 팽팽한 고막에 귀팔랑의 모습이 있도다 일오 모임 수다중에 이말저말 지니시던 마음의 갓을 쫓고저 아아 오지랖 범위 넓어 눈이 못 올 꼬깔이여 낡은구두님과 웬디양님께 이 시를 바칩니다.=3=3=3=3=3=3=3
 
 
웽스북스 2008-08-15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 팔랑은 저 따라오는 사람 없는데
막 찬 귀팔랑가 이런 어이없는 우격다짐도 하고 그랬었다는 ㅋ

이리스 2008-08-15 14:37   좋아요 0 | URL
우리 그럼 서로 만나서 귀를 팔랑거려 볼까용? ㅋㅋ
 

달콤하고 잔혹한 이율배반.

언제까지 이어질까.

살아 있는한 어쩌면 끊임없이 반복될테지.

그렇다면 되도록 달콤함 쪽에 서 있으련다.

그래봐야

나는 달콤함이고 너는 잔혹함이야, 따위의 반응이겠지만.

무슨 상관이람, 어차피 '참' 일수가 없다면.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08-13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14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15 0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15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법 잘도 견뎌왔다고 생각한다.

아닌척.

오늘의 술자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솔직했다. 솔직하다 못해 민망할정도로.

내가 속내를 열어제껴도 절대로 쪽팔리지 않을 몇 사람 중 한 사람과 함께였다.

우리의 솔직함은 몇번이나 서로를 울컥하게 했으나 그 바탕에는 이해가 있다고 믿는다.

갈수록 타인을 믿는 일이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더 힘들어지는 요즈음

큰 위로가 되었다.

나는 크게 용기를 내어 내가 1년 전의 아픔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이 빌어먹을 솔직함을 발판으로 나는 이제 오로지 망각에 기대는 수밖에 방도가 없다.

뼈마디 마디마다 틀어지고 꺾일듯이 아프다.

처절하게 한심했던 내 안일함에 구역질이 날 지경이지만 그래도 그게 나라서,

버리고 돌아설 수 없어서 가까스로 안고 일어선다.

비틀거리지만 괜찮다.

비난의 화살 대신 빙긋 웃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직은 살아있는가 보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을 사랑한다.

* 유치한 장난도, 놀이도 모두 아픔에서 시작되어 아픔에서 끝난다. 그게 정당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08-13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13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스포일러 있음.

영웅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간질거린다. 그런거 딱 질색이다... 라고 말했었다.

스파이더맨은 키스 씬 빼고는 볼게 없었고, 배트맨은 아예 관심밖이었다. 그 밖에 모든 영웅물에 대해 나는 그저 심드렁했다. 난 영웅이 있을거라 믿어본 적도 없거니와 상징성이 내포하는 모든 것에 콧방귀를 날리는 쪽에 서 있었다. (과거형이라는 데 주목)

그런데 다크 나이트를 보러 가면서는 좀 달랐다. 호평에 기대어 나도 뭔가 기대를 하긴 했다. 좀 다른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것 같다.

근사한 배트맨 수트나 차, 오토바이 이런것 따위는 뭐 처음부터 관심 밖이었다. 히스 레저가 떡칠 화장 속에서 연기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사라지고 없는 것에 더 절절해 지는 감정 이입이 분명 있었으리라. 히스 레저, 당신은 이제 다른 곳에서 행복한가요?

제법 긴 러닝타임의 거의 마지막 즈음에 빛나는 대사들이 사정없이 튀어나와 주신다. 비록, 불꽃 놀이 내기의 결말에 대해서는 혀를 찼지만 조커의 입에서 나왔던 숨막히는 그 촌철살인 대사들은 잊을 수 없다.

하비 덴트의 광기가 가속도를 내며 변모하는 과정도 너무 급작스러워 좀 아쉽긴 하지만 결국 조커의 승리로 게임이 끝난다는 부분은 확실히 현실적인 결말이다. 슬프지만 진실.

대책없고 우매한 민중, 두 얼굴을 한 인간의 본성. 광대들, 광대(옷을 억지로 입은 사람)들.  그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도시라면 어느 곳이라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영화의 메시지는 블록버스터 치고 상당히 무겁고 정치적이다. 그런데 그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게 이 영화의 빼어난 점이다. 세상은 웃지 않는 자의 입을 칼로 찢어 웃게 만드는 잔인한 곳이기에 모두 영웅 이야기에 빠져드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내 입은 오래전 부터 찢어져 있었다. 다만, 찢어진 줄 모르고 산 세월이 오래일뿐.

 


댓글(8)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2008년 7월까지 본 영화 기록
    from 파피루스 2008-08-10 10:00 
    '영화 이야기'란 카테고리를 만들때는, 내가 본 영화 후기를 열심히 남기려고 했는데......쓸데없는 뻘짓하느라 정작 많이 남기지는 않았다. ㅜㅜ 아침에 낡은구두님과 바람구두님 페이퍼에 자극 받아 요거라도 남긴다.ㅎㅎㅎ 작년에는 극장에서 본 영화만 45편이었고 지역 영화관 사이트에 후기를 남긴 건 25편이었다. 작년에 나랑 같은 영화를 많이 보신 아프락사스님(26편)과 혜경님(19편)께 책선물 했었고, 물론 올해도 할 예정이지만... ^^
 
 
Mephistopheles 2008-08-09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문 안읽었었요...전 아이맥스 가서 꼭! 볼꺼에요.

이리스 2008-08-10 11:18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맥스에서 보려 했으나 같이 본 일행이 갑자기 취소하는 바람에;;

순오기 2008-08-1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본문 읽었어요.^^ 조금 있다 조조보러 갈 거에요. 우리애들은 어제 심야 갔다 왔어요. 심야는 5천원, 조조는 4천원~ '땅 파 봐라 천원 나오나' 메피님 페이퍼에 찔려서 천원 더 비싸게 주고 못 봐요.ㅎㅎㅎ돈도 안 버는 녀석들이 천원을 우습게 알아요.ㅋㅋ우리 아들은 영화비 버느라고 어제밤 부족한 돈은 자기 서재에 리뷰 세편 올리고 받았어요.ㅋㅋㅋ
아~ 히스 레저~ 보고 싶당!ㅜㅜ

이리스 2008-08-10 11:19   좋아요 0 | URL
요즘 같은 날씨에는 땅파다가 쓰러집니다요. -_-;;
순오기님처럼 아들딸 데리고 극장가고 싶은 1人 !

비로그인 2008-08-1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들이 나오는 영화 제목 내지는 영화는, '보이'가 나오는 밴드 이름만큼이나 저와는 거리가 멀었다지요. 히스 레저가 나온다니, 하지만 무척 솔깃합니다.

이리스 2008-08-13 00:46   좋아요 0 | URL
그쵸? 히스레저라니 모든게 다 끄덕여집니다.
그의 부재가 만드는 파워가 더 커진것도 한몫할터..

다락방 2008-08-1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엑스맨과 배트맨을 사랑해요. 엑스맨의 울버린과 배트맨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예요. 특히 배트맨은 팀 버튼의 것이 좋았어요. 1탄의 '마이클 키튼' 상대역은 '킴 베이싱어'가. 배트맨은 모조리 다 봤어요, 다.

[다크 나이트]를 보면서 몇번이나 울뻔했어요. 자막이 올라가면서 히스 레저를 추모하며, 라는 문구를 봤을때는 목이 다 메었지요.

히스 레저가, 조커가, 배트맨이 슬펐는데,
참 이상도 하지요.
심문실에서 조커가 배트맨에게 마구 맞을 때, 그때가 가장 슬펐어요.
영화속에서 그 광인을, 그 악인을, 그 나쁜놈을 때리는데
저는 속으로
'때리지마, 그러지마!'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슬퍼요, 낡은구두님..

이리스 2008-08-13 00:47   좋아요 0 | URL
1탄은 날밤새고 술기운을 누르며 겨우 봐서 -_-;;

아이구, 이래서 내가 락방님을 만나야 해요. 만나서 확,,, 안아줄테야요.

우리는 악인에게 곧 동화되곤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