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당해 낳은 자식이라도 무한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이 어미의 본능일까. 영화에서의 설정이 워낙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글쎄 이 또한 모성 신화 아닌지.
매력적인 여배우를 발견하는 건 일상의 낙 중 하나. 요근래 발견한 레아 세이두가 이 영화에 주연으로 나온다길래 일부러 찾아봤다. 악마적 장난기를 머금은 샐쭉한 입술, 우수를 드리운 반항기 다분한 눈매, 냉소적이었다가도 문득 환하게 웃을 때 얼굴 가득 정오의 분수처럼 솟구치는 생기- 이런 것들이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듯. 이 여자는 시크하지 않다. 시크를 넘어서 발랑 까졌다. 청춘의 발칙한 기상이 느껴지는 얼굴! 영화 보는 내내 뭔가 줄거리가 LP판 튀듯이 튄다고 느껴졌는데 알고보니 원작 소설이 있었더라. 러닝타임이 좀 더 길었으면 석연치 않게 넘어가버린 사건들이 보다 자세하게 그려졌을 텐데.
"We both realized that we didn’t have that much time. I accepted him for who he was. And I didn’t expect him to change. I think he felt that for me too. I liked his drama. And he needed me. I loved him. I really loved him."
이 지독한 영화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만 입안에 맴돈다. “세상에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건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