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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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달린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카자흐스탄까지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이름도 낯선 땅을 한 달여에 걸처 달린다. 기차는 화물차다. 짐을 싣는 화물칸 수십 개를 달고 끝없는 시베리아를 거쳐 바이칼호를 거쳐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어떤 열차는 바이칼호에서 궤도를 이탈하고 푸르디 푸른 바이칼호로 추락한다. 화물칸이 부서지고 추락한다. 그러나 추락하는 것은 화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화물차가 나르고 있는 것은 화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호수에 빠진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는다. 죽었나? 아니 저렇게 생생한데.... 죽었으니 저 찬 물에서 못나오지. 죽은 이들은 조선인들이다. 기차에 탄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인 듯 해 두렵다. 외면하고 싶다. 바이칼호에 담긴 죽음이 사고인지 학살인지도 알 수 없다. 이 길의 끝에 기다리는 것이 죽음일지도.....아무것도 모른다. 그래서 더 두렵다. 차라리 달리는 기차에서 저 끝도 없는 벌판으로 뛰어내릴까? 


  책을 덮고 가만히 생각한다.

  여기는 3평 남짓의 기차 화물칸. 그나마 천장에 하나 뚫려 있던 작은 환기창마저 막아버려 사방이 꽉 막힌 어두운 곳. 낮인지 밤인지 구분도 안 가는 어둑한 공간에 들리는 것은 덜컹거리는 기차 소리 뿐. 화물칸 중간에 가로로 칸막이를 쳐 이 층 공간을 만들어 짐짝처럼 꽉꽉 채워진 30 여 명의 사람들. 이 여정이 언제 끝날지 어디로 가는지 새로 가는 곳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막막함과 불안. 이 이야기는 그 숨 막히는 절망과 눈물에 대한 진혼곡이다.



  

  김숨 작가가 그리는 이 풍경은 1937년 스탈린의 소련 정부에 의해 연해주에 살던 17만여명의 조선인들이 7,500km 떨어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지역으로 집단  강제 이주를 당했을 때이다. 1937년은 중일 전쟁이 일어나고 소련은 일본의 침략에 대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을 때다. 이를 빌미로 소련은 조선인이 일본인과 외모의 구별이 안되고 일본인 첩자 노릇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말로 이 이유였으랴. 당시의 소련은 세계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이를 위해 스탈린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단결을 강조한 시대이다. 필연적으로 이런 강박은 비판과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독재로 이어지고, 소련 내 수많은 민족의 자치 요구를 구성원의  평등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 소련  체제에 대한 저항과 분열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가 소련 내 수많은 소수 민족들의 분리와 이동이다. 19세기 중반부터 먹고 살기 위해 두만강을 넘어 연해주에 정착했던 조선인들이 이렇게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그렇게 강제 이송당한 사람 중에는 독립군 홍범도 장군도 있었다.


 이 역사적 설명 만으로도 당대 조선인들의 그 아득한 절망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역사적 설명은 빈 구멍이 숭숭 뚫린 단순화일 뿐이다. 17만 여명이란 숫자는 숫자일 뿐이다. 17만이란 숫자에는 17만 개의 고통과 분노와 눈물이 있다. 역사 기록은 그 눈물을 온전히 살리지 못한다. 역사 기록은 그 눈물과 고통을 하나하나 품지 못한다. 그래서 과거의 고통은 뭉뜽거려져 역사 기록에 박제 되고 그리고 잊힌다.


  그 뚫린 자리에 문학이 들어선다. 한 명,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17만 개의 이름이 있다. 금실, 따냐, 요셉, 미치카, 소덕, 아나똘리, 허우재.....그리고 이름조차 얻지 못하고 엄마 품에서 죽어야 했던 아기..... 이름을 부르고 그 하나 하나의 생의 기쁨과 눈물과 분노의 이야기들을 때 살아있는 한 인간의 서사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김숨 작가의 <떠도는 땅>은 그 열차에 탔던 이들 한 명 한 명을 위한 진혼의 노래다. 먹고 살기 위해 떠났던 한 번의 길 떠남이 내내 부유하는 삶으로 이어질 지 누가 알았을까? 컴컴한 화물칸 속 추위와 굶주림과 숨 막히는 체취와 오물의 냄새 속에서 모두가 그 신산한 삶을 읊조린다. 굳이 누가 들으라는 것도 아니고 답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뿐이다.


"어르신, 고향 떠나온 뒤로 내내 떠돌며 살지 않으셨어요?"

"그야 그랬지.... 땅이 떠도는 것인지, 내가 떠도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떠돌았지....."  -183쪽


그래서 어린 미치카의 질문이 가슴을 때린다.

"엄마, 우린 들개가 되는건가요?"

'엄마, 나도 인간이에요?"


내가 우리가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 그러니 너는 들개가 되는 게 아니야. 인간이어서 인간의 노래를 부르는거야. 잊히지 않고 박제 되지 않는 인간의 삶이 여기 이 기억에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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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8-20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지도에서 눈으로만 쫓아가도 그렇게도 머나먼 길을.... 김숨 작가가 진짜 힘든 작업을 해냈네요.
힘없는 나라의 국민들이, 혹은 이상한 사람들의 지배 아래 사는 사람들의 삶이 다 그렇게 고될테지만, 그 곳에 살았고 정착한 분들의 후손들은 아직도 조선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바람돌이 2025-08-20 14:46   좋아요 1 | URL
벌써 90여년이니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죠. 이 책에 김숨작가님 서문이나 후기가 없어요. 읽고 나니 왜 없는지 그 마음이 느껴지더라구요. 무언가 말을 보태기 힘든 마음이 느껴졌어요

건수하 2025-08-20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 이 책 이번주 책모임 책인데! (아직 못 읽었어요)
읽고 이 글 읽으러 오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5-08-20 18:04   좋아요 1 | URL
오 이런 우연이.... 책모임에서는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거같아요
건수하님 리뷰를 기다립니다

잉크냄새 2025-08-20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고려인들의 국적 회복 관련 글을 읽다 그들을 당시 국가를 버린 배신자로 평가한 어떤 미친 이의 댓글에 분노했던 일이 기억나네요. 아픈 역사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에 대해서도 공감 능력이 제로인데 난민에 대해서는 얼마나 잔인할지 두려운 일입니다.

바람돌이 2025-08-20 21:27   좋아요 0 | URL
하 그런 미친 의견도 있단 말입니까? 하기야 요즘 뉴라이트를 비롯한 극우들이 말하는걸 들어보면 있고도 님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는건 어찌하지 못하더라도 감히 그런 말을 공공에서 할수 없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너무 아쉽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20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 보는 거야>(제목이 기억 안 나 방금 찾아봤어요.^^) 책이 생각납니다.
그 책을 쓰게 된 어떤 심경 그리고 과정을 듣고 책을 읽었는데 짧은 산문시처럼 쓰여진 글귀 속에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써 나갔을지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마 이 책도 그러하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 후, 저희 동네 도서관 한 곳에 시민들의 힘을 모아 고 김복동 할머님을 기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고, 며칠 전 광복절 기념으로 그 도서관 간판 옆에 김복동 평화의 도서관이라고 작은 현판을 붙이는 기념식이 열렸더군요. 곧 그곳 도서관 이름도 <김복동 평화 도서관>으로 바꿀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는 이 일이 어쩌면 작가님의 힘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숨 작가님 떠올리니 문득 우리 동네에서 일어났었던 이 일이 떠올랐고,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놓쳤던 소설들도 떠오릅니다.

이번 소설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될 책이로군요. 지도를 보면서 그 시절 어떻게 그 먼 거리를 옮겨 갔을지…마음이 무겁네요.ㅜ.ㅜ

바람돌이 2025-08-21 16:29   좋아요 1 | URL
저도 몰랐는데 그곳이 김복동할머님 고향이네요. 살아계실 때 소녀상이나 평화의 도서관을 보셨더라면 좋으셔ㅛ을텐데 안타까워요. 오랜 세월 힘들게 싸우셨는데말이죠.

그래도 도서관을 드나드는 시민들과 아이들이 할머님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겠다싶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숨작가님 참 글을 장 쓰시더라구요. 말씀하신 책이랑 다른 책들도 읽어야 할 작가가 되었습니다
 



나무님 책도 오고 커피도 왔어요. 아침에 뜻밖의 선물을 받고 신난다 하면서 배송요청했는데 무려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당일 배송이라니 알라딘 택배 너무 빠르네요. 가끔 진짜 급해서 주문할 때는 안 와서 미치게 만들더니 말입니다. ㅎㅎ


이승우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 1권씩.

열심히 읽고 나무님이 말한 이승우 작가의 매력을 깨달아보겠습니다.

김보영 작가 역시 아직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요즘 핫해지고 있는 작가라 관심 가던 작가였어요. 


커피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시다니..

저 드립백은 포장이 너무 예뻐서 뜯을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잘 읽고 잘 마시겠습니다.

제일 감동적인 건 역시 나무님의 다정한 카드였답니다. 

이상 책읽는 나무님 덕분에 행복감 폭발한 바람돌이였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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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8-20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에 커피에 완벽한 선물이네요~~ 바람돌이님 행복감 폭발은 참으로 옳습니다!!

바람돌이 2025-08-20 14:38   좋아요 1 | URL
그쵸? ^^ 그래서 집콕의 시간들이 하나도 안 우울합니다. ㅎㅎ

yamoo 2025-08-20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좋으시겠네욤!!
더욱이 최애 소설가 이승우 님 작품을!!

바람돌이 2025-08-20 15:02   좋아요 0 | URL
야무님도 최애 소설가가 이승우 작가님이세요? 아 정말 저는 어느 세상에 살았는지... ㅠㅠ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5-08-20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저는 선물 받고도 바람돌이님처럼
감사 인사 이렇게 공식적으로 못해 죄송해요.
그렇지만 제 마음 아시지유?
바람돌이님!
좋은 책 읽고 얼른 쾌차하시길요^^

바람돌이 2025-08-20 18:05   좋아요 2 | URL
음 이건 나무님이 대답해야할듯요
ㅎㅎ 얼른 안 나아야 출근을 안 합니다
요즘은 가끔 출근 며칠 전 이렇에 세고 있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5-08-20 23:00   좋아요 1 | URL
저도 책 선물 많이 받았었는데 사진 찍어두기만 하고선 그냥 넘어갔어요. 페넬로페 님 선물도 그냥 그렇게…제 마음 페넬로페 님도 아시쥬?^^

책읽는나무 2025-08-20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렇게 크게 제 이름?을 불러주셔 부끄러워 숨으려다가…
책이 이렇게나 빨리 도착해서 놀랐습니다.
부산도 당일 배송이 가능한가요?
서울만 당일 배송인 줄 알았는데..^^

요즘 열독 중이신 것 같으신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싶어요.
커피는 마시면 안 되시는 거 맞죠?
그래도 저번에 꼬마 요정 님 리뷰를 보다가 넘 예뻐서…그냥 넣었어요. 따님들 또는 남편 분께서 드셔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힘드시겠지만 독서 도파민 쏟아져 빨리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5-08-21 08:23   좋아요 1 | URL
글쎄말예요. 저는 당연히 다음날 올줄 알았는데 저녁에 바로 왔더라구요. 좋거로....ㅎㅎ

저 커피 잘 마시고 있습니다. 뼈 붙는거랑 커피는 관련없는 거 아닌가요? 생각 안해봤는데... 술도 못 마시는데 커피도 못 마시면 아 그건 절망이에요. 커피는 방금도 내려서 모닝 커피 한잔 했습니다. 저는 에티오피아 원두 좋아하는데 이 커피 딱 좋아하는 맛이에요. 다시 한번 여름 날 한줄기 바람 같은 나무님 감사드려요
잘 읽고 잘 마시겠습니다
 
막막한 독서 - 안나 카레니나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문학의 빛나는 장면들
시로군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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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에게 딴 짓과 딴 생각을 할수 있게 해준다(377쪽) 바로 그 딴 짓과 딴 생각으로 가는 통로는 얼마나 다양하겠는가만은 이 책이 제시하는 통로를 따라가보고 싶은 마음이 물씬 든다. 이미 읽은 책은 새롭게 읽히는 눈을, 읽지 읺은 책은 읽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안내자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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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8-19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읽다 잡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게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될까요? 전 온전히 책에만 집중하고 싶은데...ㅠ

바람돌이 2025-08-19 21:53   좋아요 1 | URL
책 읽다 잡생각을 많이 하는건 모두 그런거 아닐까요? 이 작가는 바로 그게 책읽기의 힘이라고 얘기합니다. 저도 동의하고요. 이 책은 잘 알려진 책들을 어떤식으로 읽는지에 대한 작가 나름의 안내도같은데 그게 좀 신선했습니다. 저는 재밌게 읽었어요

감은빛 2025-08-20 0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돌이님. 정말 많은 책을 읽으시네요.

제가 책을 읽는 이유가 대체로 말씀하신 것과 비슷해요. 저는 약 20년 전에 책을 통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접해볼 수 있다.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와서 보니, 완전히 새로워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이었어요

바람돌이 2025-08-20 14:42   좋아요 0 | URL
요즘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 가만 있으니 책 볼일 밖에 없어서 그래요. 그리고 책읽기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지 한 번 읽기 시작하니까 책들이 막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오네요. ㅎㅎ 책이 보여주는 세상이 참 좋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5-08-2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좋아요에 작가님인 시로군님 출현!!
책 잘 읽었습니다. 독서모임에 참가하는 기분이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책 계속 써주시길요. 다음번엔 도서관 말고 사서 읽겠습니다. ^^

잉크냄새 2025-08-20 21:18   좋아요 1 | URL
이럴 줄 알았으면 별 다섯 개를 주셨어야죠!!!

바람돌이 2025-08-20 21:2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별 4과 5개 사이에서 쬐끔 고민했는데 글들이 편차가 좀 있었어요. 아주 좋은 글과 음... 하는 글? 작가님이 출현할 줄 제가 어찌 알았을까요 ㅎㅎ
 
납작한 말들 - 차별에서 고통까지, “어쩌라고”가 삼킨 것들
오찬호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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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혐오발언과 타인의 삶을 뭉개고 나를 따르라 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 그 모든 말들은 인간 삶의 다양성과 삶의 모든 차이들을 찌그려뜨려 자기 그릇에 눌러 담고 평가한다. 그래서 납작한 말이다. 그 모든 발화에 반박하고 싶은데 뭐라 해야할지 속만 타던 나와 당신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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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7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분 책이 2번째인데 앞으로 나오는 책은 모두 읽을 결심이다. 이 말을 100자평에 넣고싶었는데 글자수 제한에 걸린다. 알라딘은 100자평을 딱 2배만큼만 늘려주면 좋겠다

coolcat329 2025-08-18 0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저도 관심이 가네요~

바람돌이 2025-08-19 21:03   좋아요 0 | URL
딱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썼기에 재밌게봤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어서 좋았어요

단발머리 2025-08-19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100자평도 눈에 딱 들어오네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한창 인기 있을 때 읽으려고 했는데 내내 미루고 있었어요.
저는 이 작가의 책은 이 책부터 시작해야겠어요^^

바람돌이 2025-08-19 21:06   좋아요 1 | URL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는 출간된지 좀 됐죠. 이 작가님의 책은 갖 나와서 따끈따끈할 때가 가장 읽기에 적절한 시기 같습니다. 책 많이 쓰시는 분이니 다음 책도 그리 오래지 않아 나올거예요. 저는 이번에는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었는데 다음부터는 사서 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야 딴데 눈 안 돌리시고 이런 책을 많이 써줄거 같아서요. ㅎㅎ
 
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수전 손택 지음, 김하현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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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전 손택의 글은 항상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그가 글에서 든 사례들은 오늘날에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그의 글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그의 글들이 포착하고 있는 세계의 본질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식민지는 사라졌지만 예전 식민지의 피억압 민중이 차지하던 자리는 더 넓고 더 세밀하게 확대되었다.  피억압자로서의 여성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가고 있지만 그 자리에는 더 교묘하고 새로운 억압들이 들어섰다. 늘 존재했으나 자연적이고 정의롭다고 은폐 되고 무시 당해서 보이지 않던 수많은 억압들이 이제 표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는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전 손택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 변하지 않은 본질이 무엇인지 그 중심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수전 손택의 글을 읽는 것은 너무도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다.


  인간의 노화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이 노화에 대해서 조차 남녀가 이중적 잣대를 적용받아왔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날에 와서는 이 문제는 좀 더 복잡해졌다. 현대 사회에서 노화는 자기관리 못한 추함으로 규정지어지고, 이것은 남녀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듯하다. 굳이 정도를 따진다면 여성에게 좀 더 가혹한 건 사실이지만 아마 앞으로 남녀간의 차이는 줄어들고 젊은 육체와 늙은 육체에 대한 차별은 더 커질 것이다. 이런 나이의 차별이 오직 육체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것은 사실 참 웃긴 일이다. 나는 사실 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다.

 육체는 비루해지지만 세상을 좀 더 넓게 명확하고 관대하게 볼수 있어졌고, 나쁜 놈은 더 미워하지만 사소한 일들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어진 나의 나이가 맘에 든다.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 중에서는 나이 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도 분명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것에 관심가지지 않는다. 오로지 주름의 갯수를 줄이고 몸무게를 줄이고 근육의 양을 늘리는 것에만 매진할 뿐이다. 물론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지금의 외모 편향이 오로지 건강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수전 손택의 시대에 여성에게만 가혹했던 늙음에 대한 처우는 오늘 날에 있어서는 남녀 인간 모두에 대한 폭력으로 전화했고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수전 손택의 의견은 역사 속으로 폐기되어야 하는 것인가?


  수전 손택은 말한다. 

  성에 대한 금기는 인종적 금기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지금은? 나이 듦에 대한 금기와 차별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70년대에도 그것은 인종과 계급 차별과 함께 작동했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남녀 모두가 젊은 몸을 가지기 위해 자기 몸을 학대하고 과시하는 것은 결코 여성에 대한 성적 억압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표현되는 방식이 훨씬 계급적이 되었다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가장 나쁜 몸의 맨 밑바닥에 가난한 늙은 여성, 그 위에 가난한 늙은 남성이 있다. 억압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식민지와 제국주의 본국의 해방은 같은 것인가? 누구도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당연히 피억압자인 식민지의 해방이 우선이다. 제국주의 본국의 인권문제나 정치개혁이 식민지에서의 억압과 등치되지 않는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그런데 왜 여성의 해방은 남성의 해방과 같다고 말해지는가? 그것은 피억압자로서의 여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전 손택은 여성을 식민지로서의 제3세계로 비유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든 해결하고자 한다면 문제 자체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피억압자로서의 여성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여성 해방과 평등을 얘기하는 것은 누군가가 뜬금없이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외칠 때처럼 공허하고도 공허하다.


  또한 수전 손택은 여성 해방을 위한 모든 진지한 계획은 해방아 그저 평등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시작해야만 한다. 해방은 권략의 문제다(63쪽)라고 선언한다. 권력은 양보받아 오는 것이 아니다. 역사상 누구도 순순히 자신의 권력을 내놓았던 적이 없다. 일상 가정에서 가사 일의 분담을 이야기할 때 많은 남자들이 자신은 가사 일을 많이 돕는다고 페미니스트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돕는다는 표현에는 이미 가사 일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다. 생각을 바꾸려면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 빨래를 하는 것이 모든 가족 구성원 자신의 일이라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그리고 어머니 또는 아내로서의 여성이 식사를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떨쳐야 한다. 적어도 어린이를 벗어난 가족에 대해서는 자기 밥은 자기가 챙기고 자기 빨래, 청소는 자기가 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누군가 도와준다면 그건 고마운 것이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것을 위해 여성은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 하고 가족들, 어떤 경우에는 부모 세대와도 싸워야 한다. 가정이 남성이 권력을 가지고 남성의 자애로운 보살핌에 의존하는 한 가족 내에서 조차도 평등은 쉽지 않다.


  심지어 식민지에서 함께 민족해방운동에 투신한 여성에게도 해방이라는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이제 가정으로 돌아가기를 강요한다. 제국주의 국가에서 계급 투쟁의 성과가 여성의 해방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대와 여성의 해방은 구분되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대등한 연대조차 가능하다. 대의라는 명분 하에 행해지는 모든 은폐나 뭉뜽거림은 결국 폭력의 또 다른 얼굴일 뿐이다.


  그러니 남성이 권력을 틀어 쥐고 내놓지 않는 국가나 사회에서 여성이 자기 몫의 정당한 권력을 갖겠다고 할 때의 과정이 얼마나 지난 할지는 예상되는 바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지위와 권리가 향상되어 오는 과정은 새로운 저항과 억압이 맞닿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근의 우리 사회에서 여성 혐오가 증가하는 것은 더 이상 남성 권력이 유지될 수 없는 추세에 대한 극단적인 저항이기도 하다. 내걸(남성의 배타적 권력) 왜 너네들이 가져가느냐라는 단말마적인 비명인 것이다. 심지어는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남녀가 평등해야 하는 것이 왜 역차별인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인정해주고 싶은 언사가 없는 것도 안타깝다. 결국 권력은 쉽게 쟁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남성이 내주는 것도 아니다. 언어와 일상, 관습 모든 면에서 싸우고 여성 자신이 먼저 변해야만 한다는 수전 손택의 말은 그래서 오늘 날에도 유효하다.


  책의 83쪽에서 수전 손택은 의식은 오로지 대립을 통해서만, 회유 불가능한 상황에서만 변화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여성은 전투적으로 의식적으로 그 회유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전원이 여성으로 이루어진 단체를 만들거나 가라테 수업을 듣고, 화장 중단을 돕는 센터를 세우고, 여성을 모욕하는 옥외광고를 훼손하고 등등등...... 여성이 우아하고 기품있게 싸워야 한다는 허위 의식을 박살내고 의도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켜야 생각은 변하고 세상도 변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모든 방법이 오늘날에 유효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원칙이다. 대립하지 않으면, 회유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오늘날 리펜슈탈을 탈나치화하며 그가 굳건히 아름다움을 추구해온 사제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우리 안의 파시즘적 갈망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는 징조다  - 154쪽



 리펜슈탈의 다큐 <의지의 승리>나 <올림피아>를 볼 때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전율이다. 이는 두 가지 점에서 그러한데 첫번째는 리펜슈탈이 만들어내는 모든 장면의 완벽한 아름다움이다. 다큐에서 찍힌 장면, 음악, 대사 모든 것이 극도로 통제되고 정형화된 미를 드러낸다. 특히 많은 장면의 스틸컷들은 아무 설명 없이 내놓는다면 멋지다라는 탄성 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을 정도다. 두 번째의 전율은 다큐의 모든 장면들이 정확한 목표하에 얼마나 완벽하게 조직되었나가 너무 분명하게 보여지는데서 느끼는 두려움에 의한 전율이다. 리펜슈탈의 <의지의 승리>에 의해서 히틀러와  나치당의 뉘른베르크 집회는 독일 정신이자 독일의 구원자가 될수 있었다. <올림피아>에 의해서 독일인들은 나치에 복무하는 자신들이 게르만족의 오래된 고귀한 야만을 회복했음을 천명하고 유대인들의 지성에 반박하고 그들을 추방할 수 있는 정신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었다. 겨우 영화 2편이 그런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치의 모든 선전 선동의 정점에 위치한 것이 이 두 작품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답하겠다.


  그런데 레니 리펜슈탈이 전후 전범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오늘 날 우리가 생각하는 독일의 나치에 대한 자세는 68혁명 이후의 일임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해방 후 친일파의 단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처럼 독일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물론 옆 나라인 프랑스와 영국의 눈치를 봐야했으니 그래도 한국보다 낫긴 했다)


  어쨌든 전후 레니 리펜슈탈이 전범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아프리카 누바족을 대상으로 한 사진집까지 낼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본 그의 사진들은 피사체가 독일인에서 누바족 남성으로 옮겨갔을 뿐 그의 근본적인 미학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통제된 낭만적 이상과 그 이상을 향한 인간들의 일치된 갈망과 전진, 결국 나치 시대의 미학관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은 그녀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펜슈탈이 보여주는 스틸컷에 감탄하기 전에 우리 안의 파시즘적 갈망을 감지해야 한다는 수전 손택의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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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25-08-16 2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에 대해 많이 들었는데, 정작 읽은책이 없어서 이번에 이 책을 구입했어요. 아직 읽지 않았는데, 바람돌이님의 글을 읽으니 읽어보고 싶네요.

바람돌이 2025-08-16 22:39   좋아요 0 | URL
저도 타인의 고통과 희곡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 2권만 읽었고 이번 책이 3번째입니다
다 분량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타인의 고통이 워낙 강렬해서 늘 읽고싶은 작가였네요. 다행히 앞으로 이 출판사에서 수전 손택의 책을 계속 출판할 예정인듯 합니다. 나올 때마다 하나씩 읽어나간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듯해요.

페넬로페 2025-08-17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수전 손택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어요. 기회되면 읽어 보려고 해요.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책 읽어도 가족 내에서 제 역할은 그대로일 것 같아 조금 씁쓸하기도 해요^^

바람돌이 2025-08-17 16:31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 이 책이 수전 손택을 시작하기에 괜찮은거 같아요. 우리가 잘 아는 소재를 통해 수전 손택의 날카로움을 좀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요. 이런 책 읽어도 가족 내에서의 역할이 바뀌지 않는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제 마음이 바뀌는거 같아요. 바쁘거나 귀찮으면 남편이든 아이 밥이든 다르게 해결하거나 안 챙겨주거나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제가 그런 행위에 대해서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꼈다면 이제는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거 밥 챙겨주는건 니들이 고마워 할일이고 안 챙겨주면 알아서 먹는건 당연한거고요. ㅎㅎ

잉크냄새 2025-08-17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의 책은 <타인의 고통>만 읽었어요. 근데 요즘 오프라인에도 알고리즘이 작동했는지 황석영의 <수인>속에서 미국 팬클럽 회장으로 그의 사면을 줄기차게 주도한 장면, 김경만의 사진 유튜브에서 소개된 <사진에 관하여>를 보고 느낀 ‘아니 이 분의 분야는 어디까지? ‘ 라는 존경심, 그리고 오늘 이 리뷰까지 쭉 이어지네요. 다시 읽어보라는 계시인 듯 합니다.

바람돌이 2025-08-17 16:38   좋아요 0 | URL
온라인도 아닌 오프라인에서도 알고리즘이라니 너무 강력한데요
ㅎㅎ 저도 타인의 고통만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강력해서 깜짝 놀랐어요. 고통 포르노라는 말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어 제 시야를 넓혀준 책이었거든요
이 책은 70년대 글이라 좀 올드하긴 하지만 손택의 날카로움은 그 때도 마찬가지였음을 보여주네요
잉크냄새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망고 2025-08-17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 <타인의 고통> 읽을때 번역 때문에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이 책은 괜찮겠지요? 바람돌이님의 강렬한 리뷰를 읽고나니 이 책 읽고싶어 집니다😄

바람돌이 2025-08-17 16:39   좋아요 1 | URL
타인의 고통 저도 참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번역도 좀 힘들었는지 매끄럽게 읽히지 않았고요. 이 책은 읽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는게 많았던거 같네요

희선 2025-08-17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 이름만 알고 읽은 책은 없는 듯합니다 여러 사람을 말한 데서 본 건 있군요 그건 수전 손택 글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말한 수전 손택이네요 집안 일을 돕는 페미니스트다 하는 건 맞는 게 아니군요 정말 집안 일을 자기 일이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 많겠지요 혼자 산다면 그러지 않겠지만... 집안에서도 자기 일은 자신이 하기를...


희선

바람돌이 2025-08-17 18:23   좋아요 0 | URL
수전 손택은 워낙 유명하다보니 여기저기서 인용이 많이 되는듯요. 그래서 안 읽어도 읽은듯한 느낌? 저는 그런 작가 엄청 많아요. ㅎㅎ

페크pek0501 2025-08-1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의 책을 두 권 가지고 있는데 중요한 부분은 제가 다 읽은 것 같아요.
이 책이 요즘 인기인 것 같은데 이 책은 읽지 못했어요. 깨어 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바람돌이 2025-08-18 21:06   좋아요 0 | URL
역시 페크님. 저는 수전 손택의 가장 뛰어난 점은 뻔뻔서러울 정도의 과감함이라는 생각을 해요. 타인의 고통에서는 자선적인 자세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전시하는 것을 인류애라고 믿는 것에 대해 요즘 말로 팩폭을 날리잖아요
그런 과감함이 이 책에서도 보여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