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따지고 보면 참 단순한 내용인데...
그게 참 뭐라고 할까?
강물이나 바다를 오래 보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내가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물귀신인가? ^^;;
근데 이 소설이 닥 그런 느낌이다.
책 속으로 자꾸 빨려들어가는 느낌 - 딱히 재미있다 없다의 느낌과는 다른 그 무엇.

읽다보면 내가 어느새 15살 소녀 제스가 되어 강물을 헤엄지고 있거나
리버보이의 모습을 쫒고 있거나
할아버지와 소녀의 애정을 가만히 훔쳐보고 있는 느낌 그런 것들이다.

이 책에서 분명한건 사실 아무것도 없다.
죽음을 앞에 둔 할아버지의 집착과 상처의 근원이 무엇인지
리버보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할아버지가 그토록 완성하고자 한 그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
정말 모든 것이 어렴풋하게 환상처럼 스쳐갈뿐이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어쩌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단숨에 이 책을 읽게 한 매력의 정체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또 너무나 분명한 것은 굳이 말이 아니어도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할아버지와 제스간의 특별한 유대이다.
아마도 모든 환상의 근원에는 이 둘 사이의 지극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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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8-26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브리핑에 뜬 제목을 보고, 순간 '케익?'이란 생각을 하며 달려왔어요. ^^;

바람돌이 2008-08-26 13:17   좋아요 0 | URL
마음이라고 앞에 붙일걸 말예요 전 이런 제목이 케익이나 화장품을 연상시키리라고는.... ㅎㅎ

순오기 2008-08-26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책을 읽다 말았어요~ 계속 다른 일이 생겨서 읽다 말고 읽다 말고~` 서너번 그랬더니 그만 김이 빠져버려서 못 읽었어요. 독서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데...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08-08-26 13:18   좋아요 0 | URL
인연이 안돼는 책이구만요. 이 책은 제스를 따라 가는 긴장감이 핵인 것 같은데 그런 작품은 역시 긴장감 풀어지기 전에 단번에 읽어야 될 듯... 안그럼 좀 김이 샐것 같아요. ^^

Kitty 2008-08-26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브리핑에서 '촉촉하게'만 보고 화장품 리뷰인 줄 알고 ㅎㅎㅎㅎㅎㅎㅎㅎ

바람돌이 2008-08-26 13:18   좋아요 0 | URL
다음엔 꼭 촉촉하게로 시작하는 화장품 리뷰를 쓰겠습니다. ㅎㅎㅎ

세실 2008-08-26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글이 가슴에 와 닿네요. 지극한 애정이 그립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8-08-26 13:19   좋아요 0 | URL
사실 할아버지와 손녀가 그것도 사춘기의 손녀가 저렇게 지극한 애정으로 연결되기가 쉬울까 싶은데... 한편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미설 2008-08-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솔직히 뭐 아주 재밌는 느낌은 아닌데 고요함 속에서 뭔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더라구요, 읽는 내내 강물소리가 들리는 느낌이었어요^^

바람돌이 2008-08-26 13: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읽는 내내 강물소리가 들려요. 어둠속에 묻혀 바위를 휘감고 돌며 흘러가는 강물소리.... 이게 책의 흡입력인 것 같아요. ^^
 
이 영화를 보라 - 인문학과 영화, 그 어울림과 맞섬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영화를 보라고? 아예 명령이다.
책 목차를 쭉 보니 다행히 안 본 영화는 없군.(아! 이 소심함 ㅠ.ㅠ)
늘 명쾌하고 직설적인 문장을 구사하는 고미숙씨가 영화에 대해서 말한다?
조금은 의외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인문학자의 영화 얘기라 좀 골치아프겠군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의외로 책은 참 잘 읽힌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만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솜씨가 역시 고미숙씨 하는 감탄을 나오게 한다.
어쩌면 영화에 관한 얘기라기 보다는 6편의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오늘의 한국 현실, 그리고 대안적 삶에 대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그녀의 말들은 충분히 경청할만하다.

오늘의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 <괴물>
영화 <괴물>에서 저자가 보는건 위생권력의 탄생과 지배력이다.
위생권력이 강두를 노란 침낭에 둘둘 말아 질질 끌고 가는 장면에서 저자는
"어떤 독재권력도 대중을 이 따위로 '허접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오직 위생권력만이 할 수 있는 짓이다. 왜? 모든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건 의학의 힘이고, 그 힘은 '전문가나 국가기관만이 독점할 수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31쪽)
아! 근대 이후의 권력은 얼마나 치밀한가?
그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지배하는 이 힘은....
자본의 권력은 비단 정치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그것은 우리의 일상과 의식의 모든 부분을 관통하고 있음을 저자는 <괴물>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괴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러하듯이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영화 <황산벌>을 통해 민족과 역사의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사투리를 질펀하게 쏟아내면서 좌충우돌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온갖 엄숙한 개념과 이데올로기가 그대로 해체되어버리는 곳에 어쩌면 진짜 인간의 삶이 있을지도....

민족이 상상의 공동체이듯 가족 역시 근대국민국가의 산물이란다.
<밀양>의 신애는 끝도없이 추락하면서도 그 상상의 가족, 화목한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이 만든 상상의 스위트홈을 위해 행복은 오직 가족이라는 배치속에서 가능하다고 믿으며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을 여전히 붙들어매려 하는 안간힘은 가족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견고한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한국인의 이미지로 고착화되어 버린 '한"의 정서는 서편제에서 또 얼마나 절절하게 노래되어졌던가....

이런 현재의 한국사회의 각종 권력과 이데올로기들의 지형은 <라디오스타>에서 새로운 모습을 준비한다.
서울-중앙이 아닌 지극히 변두리인 영월에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내는 삶들의 이야기.
권력의 축에서 이탈해나가는 그럼으로써 새로운 삶의 형식을 만들어내는 이들.
솔직히 라디오스타를 이런 식으로 읽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나오는 책들이 끊임없이 얘기하는 유목민적 삶의 가능성을 <라디오스타>에서 발견할 줄은.....
자본과 온갖 권력에 의해 경계지어진 삶의 정형적인 틀에서의 미끄러짐, 새로운 중심을 창조하는 부단한 유목민으로서의 삶 - 이것들이 정말 우리 사회를 바꿀수 있을까?
아니 그런 유목민적 삶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동의되어질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지금의 추락을 끊임없이 계속한다면 자기 삶에서 유리되어진 사람들이 이렇게 끊임없이 늘어난다면 그것이 새로운 삶의 공동체, 새로운 삶을 창출하는 역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하나의 대안적 삶의 가능성을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맘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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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실린 영화는 다 봤는데 책은 몰라요~ 올라오는 리뷰로 맛보기하는데 급호감이에요.^^

바람돌이 2008-08-26 01:56   좋아요 0 | URL
아직 안주무세요? 올빼미족들의 만남이군요. 저는 이제 자러 가려구요.
전에 고미숙씨 책 <나비와 전사>가 그리 읽기 쉽지만은 않았던 까닭에 나름 어려울 각오를 하고 책을 들었는데 의외로 그리 어렵게 않게 읽혔어요. 영화가 다 본 거였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고, 글을 참 단순 명쾌하게 잘쓴다는 이유가 더 강하겠지만요. ^^

순오기 2008-08-26 04:01   좋아요 0 | URL
이제 자야겠어요. 아들녀석 독서왕 상품권 3만원에 눈이 멀어~ 그동안 읽은 것 정리해주느라...^^

바람돌이 2008-08-26 13:21   좋아요 0 | URL
3만원이면 아이들 수준에서 눈이 멀만 하군요. ㅎㅎ

세실 2008-08-26 0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스타 참 여운이 남는 영화 였습니다. 가끔 박중훈이 불렀던 '비와 당신사이(맞나요?)' 듣고 싶어집니다. 무너짐은 또 다른 가능성,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음 황산벌 안보았네요.

바람돌이 2008-08-26 13:21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그 노래는 또 딱히 취향이 아니었거든요. 근데 영화는 참 즐겁게 봤어요. 황산벌은 제가 가장 재밌게 본 영화중 하나였는데요. 재밌어요. 보세요. 보세요. ^^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산벌에서 김법민(훗날 문무왕)이 아주 재수없는 종자로 나오던 게 기억나네요.

바람돌이 2008-08-27 10:36   좋아요 0 | URL
저는 김법민의 동생 김인문이 더 재수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말입니다.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요즘 수유너머 출신들이 영화에 대한 책 내는 게 유해인가봐요.이진경 씨도 최근에 영화관련서를 냈던데.

바람돌이 2008-08-27 10:39   좋아요 0 | URL
이진경씨 책은 1995년에 <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관한 7편의 영화>라는 책을 냈었어요. 이번에 나온 책을 보니 제목도 비슷, 안에 들어있는 영화도 앞의 7편에 3편의 영화를 더 추가한듯.... 책 소개를 보면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하던데 아직 안봤으니 모르겠네요. 10년이 훌쩍 넘었으니 생각이 많이 더 나아갔을 수도 있겠고....^^

노이에자이트 2008-08-2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그 책이 개정판이었군요.

바람돌이 2008-08-29 22:27   좋아요 0 | URL
전 개정판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소개를 보면 좀 많이 다시 쓴 것 같아 아예 새로운 책이 된듯도 하고... 이전 책을 참 재밌게 읽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다시 새책을 볼까 생각중이에요. ㅎㅎ
 
도대체 누구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3
버나 알디마 지음, 김서정 옮김, 다이앤 딜론 외 그림 / 보림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공연시간이 다가오면 마사이 마을 사람들은 기대에 부풀어 막 앞으로 모여듭니다.

엄마 마사이가 누구야?
음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 중 하나란다.
이 사람들은 정말 빨리 뛸 줄알고 사냥도 잘하는 사람들이야.
근데 여기 그림봐!
표지에 보면 머리를 길러서 묶거나 땋은 사람들 있지? 이 사람들은 다 남자란다.
그리고 요 페이지에 보면 머리를 빡빡 밀어서 대머리처럼 있지? 이 사람들이 여자야.
정말?? 와 웃기다~~~
마사이 사람들은 우리랑은 반대로 머리를 기른단다.
나도 알아 엄마 사람은 다 다르잖아. 그치?
근데 여자들은 귀걸이랑 목걸이를 많이 해서 예뻐 엄마
그래 이런 목걸이 귀걸이 엄마도 하고싶다. 정말 예쁘지!
나도 나중에 커서 이런거 하고 싶어 엄마!

다른 그림책보다 읽어줄때 도입부가 많이 길어졌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여느 그림책과 별로 다르지 않다.
마시아족 사람들이 동물을 가면을 쓰고 나와 한바탕 연극을 벌인다.
내용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사는 토끼가 어느날 집에 들어가보려니 누군가가 들어가서 문을 잠궈버린 것.
자신의 집을 빼앗겨 너무나 분하고 원통한 토끼는 정말 화가 치밀지만
집안에서 반복되는 "나는 길쭉이다. 나무도 통째로 먹어 치우고 코끼리도 밟아뭉갤 수 있다. 썩 꺼져라! 안그러면 너도 밟아 뭉개버릴테니까!"라는 걸걸한 목소리.(우리 아이들은 나중에는 이 소리가 나오면 지들이 더 큰소리로 따라하며 낄낄거리더군..)
굉장히 무서운 놈 같은데 들어갈 방법은 없고 토끼는 미칠 지경이다.

그 순간 개구리가 토끼를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토끼는 자기 보다 작은 놈이 뭘하겠냐며 무시해버리고...
연이어 온갖 동물들이 나타나 토끼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집안에 있는 동물을 끌어내기 위해 집을 부수려고 하니, 집을 너무 소중하게 가꾸는 토끼는 기가 찰 노릇이다.
결국 토끼가 무시했던 개구리의 등장차례!
힘이 아니라 꾀를 써서 결국 집안에 있던 괴물을 끌어내고야 만다.
그런데 그 괴물의 정체는?  ㅎㅎ 이건 책을 보는 분들을 위해 남겨두자.

보기 드문 마사이족의 옛 얘기라는 매력
풍부한 색채는 조금은 낯선 아프리카를 닮은듯하고
그림의 모양도 아프리카 지역의 미술 분위기를 많이 풍긴다.
아마 작가가 의도한바겠지만....
그리고 중간중간에 알아들을 수 없는 의성어, 의태어들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토끼가 울때는 울루 울루 울루 하고 울고, 자칼이 도망갈때는 끄삐두, 끄삐두 하고 달아나는 식이다.
우리와는 다른 이런 말들이 조금 생뚱맞기도 하다가 아이들과 같이 흉내를 내면서 읽어보면 의외로 재밌다. (동물의 울음소리를 표현하는 방법도 이렇게 다 다르다는걸 가르쳐줬지만 아이들은 조금 이해가 안되는 표정! ^^;;)

아이들과 잠깐이라도 늘 보는 것과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같이 나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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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뇌가 쑥쑥 자라는 우리 아이 첫 미술수업
필립 르정드르 지음,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참 막막하다.
원래부터 그림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술 교육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강아지 한마리 그려달라고 해도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이 책의 소개를 보면서 가장 눈이 확뜨인 부분도 바로 이부분이다.
가장 기본적인 도형으로 동물들을 쉽게 그릴 수 있다는 것.
원래 모든 사물의 기본은 원, 세모, 네모라지 않는가말이다.
미술사책들을 보면서 그런 말을 많이 들었지만 솔직히 피부에 확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다보니 정말 그렇다는걸 확실하게 알겠더라...

알파벳순으로 47가지의 그림도안이 들어있다.
정말 원, 타원, 네모, 세모 그리고 약간의 직선이나 구불구불한 선들만으로 동물들을 모두 그려내다니 내가 그리면서도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은 더더욱 감탄이다.
8살 큰 아이는 책을 보며 혼자서 그리는데 그려놓고 보면 영락없는 개미, 오소리, 영양들이 그려지는걸 보면서 환성을 지른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에게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확확 불어넣어주는데는 딱 그만인것 같다.

이 책의 효과에 대해서 보자면 제목처럼 감각 뇌가 쑥쑥 자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런식의 그림 그리기가 실제 그림실력의 향상을 가져다 줄지 어떨지는 미술교육에 완전 문외한인 나로서는 알 수없지만 중요한 건 그림을 좋아하고 그리는걸 즐길줄아는거 아니겠는가 말이다.
예전에 미술심리치료에 대한 강좌를 들으면서 알게된건데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던 아이들이 초등 3-4학년쯤 되면 더 이상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것은 아이들의 지각이 그 때부터 사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데 알다시피 그게 어디 그냥 되냐말이다.
이때부터는 나름의 기술이 필요한데 특별히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이때부터 그림에 대해 좌절하기 시작하고 그것은 그림그리기를 싫어하는 것으로 이어진단다.
그런면에서 보면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책으로 그만인 것 같다.
아이 입에서 "나는 매일 매일 두개씩 그릴거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뿌듯해하는 부모랄까? ㅎㅎ
다만 쉽다 쉽다 해도 6살짜리 둘째는 조금 어려워한다.
그리고는 쉽지만 동그라미도 삐뚤거리고 타원도 균형이 좀 안맞고 그러다보니 완성된 그림도 뭔가 약간 어색하고...
아마 7살 정도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약간 옆에서 도와주면 어느정도는 그려낸다.



8살 예린이의 그림 - 혼자서 다 할 수 있다.





6살 해아의 그림 - 저 다리 부분이나 이런건 좀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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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잡았다.
한 번 잡으면 워낙에 중독성이 강해 오히려 왠만하면 뒤로 미루어두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나 책을 잡자 마자 결국 다 읽을때까지 다른 일은 다 미루고 새벽까지 책을 읽게 되버렸다.

한 여자가 갑자기 사라진다.
약혼까지 하고 곧 결혼할 남자를 두고, 우연히 신용카드를 만들려 하다가 개인파산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야말로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것.
그녀는 왜 사라졌을까?
휴직중인 형사 혼다는 여자의 연인인 처조카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그런데 곧 밝혀지는 놀라운 사실들.
그녀 세키네 쇼코는 진짜 세키네 쇼코가 아니었다는 것.
어떻게 된 일일까? 그럼 그녀는 누구지? 진짜 세키네 쇼코는 어디에 있지?

전혀 풀릴 것 같지 않은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여기도 풀어보고 저기도 풀어보고 하면서 쫒아가는 길은 잠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아! 나도 궁금해 죽겠다.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뒤쪽을 살짝 먼저볼까? ㅎㅎ

하지만 이것 뿐이라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이다지 나를 잡아끌지는 못할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가지는 강점은 책속 형사인 혼다를 따라가는 길에 사라진 그녀- 범죄자일지 모르는 그녀를 어느새 동정하고 마음아파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혼다의 마음이 되어 그녀를 이해하고 싶어지게 되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렇기에 그저 범인이 누군지 왜 그랬는지가 궁금증의 다가 아니게 되고 그녀가 그토록 절박하게 되었던 이유, 그리고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로 궁금해지는 것이다.

신용불량이니 개인파산이니 하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것을 사회 전체의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여전히 부족하다.
대부분이 개인의 불성실이나 잘못으로만 치부해버리는 것이 여전히 많은것 같으니...
이 책은 이런 현대 사회의 문제를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사회 구조와 끊임없이 상업적 환상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 체제에 있음을 고발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정말로 다시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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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8-08-24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한번 잡으면 놓기 정말 힘들지요. 가독성도 그렇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왠지 예사롭지 않더군요.

전 이 책을 꼭 읽고 싶어서 중고샵을 통해 간신히 구해놓고선 아직도 못 읽고 있답니다. 언제든 읽어야지...하면서도 매번 기회를 놓치게 되네요. ㅠㅠ;;

바람돌이 2008-08-24 23:54   좋아요 0 | URL
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요즘 일본 소설이 진짜 인기인지 방학 하면서 도서관에 일본 소설들이 싸그리 대출되고 거의 비어있더라구요. 뭐 간신히 빌렸죠. ㅎㅎ 모방범 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미야베 미유키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책이었어요. 빨리 읽으세요. ㅎㅎ

마노아 2008-08-2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영주 감독이 영화로 만든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진짜라면 기대가 꽤 커요. 200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잡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설정들이잖아요ㅜㅜ 안 그래도 볼 책 많은데 미미여사한테까지 꽂혔으니 저는 큰일이에요^^;;

바람돌이 2008-08-24 23:57   좋아요 0 | URL
아 변영주 감독이요? 이거 진짜 기대되네요. ^^
모방범은 보셨나요? 전 모방범이 최고던데... 뭐 그다지 많이 봤다고 할수는 없지만요. 미미 여사는 화차나 모방범같은 사회파 추리소설이 딱인것 같은데 어찌나 곳곳으로 외도를 하는지... 그런데 아무래도 초능력 얘기나 게임, SF쪽은 좀 떨어지던데 말이죠. ^^

노이에자이트 2008-08-2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베는 20대 초반들에게도 인기가 있더군요.근데 이 분 작품은 분량이 상당하더라구요.

바람돌이 2008-08-24 23:57   좋아요 0 | URL
저도 20대랍니다. 마음만... ^^
분량이 장난 아니지만 워낙 가독성이 뛰어나서 한 번 잡으면 끝장을 봐야해요. ^^

노이에자이트 2008-08-2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몸매와 목소리가 20대!!! 마음은 해맑은 10대! 배가 안 나왔어요!!! 근육도 탱탱하구요.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섞어놓아도 다 분류할 수 있어요.

바람돌이 2008-08-25 23:40   좋아요 0 | URL
윽! 배 얘기에서 항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