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해도 뭐 우리 봉숭아 학당 녀석들이 뭐 좀 바뀔거라는 기대는 안했습니다. 그래도 진짜 너무 그대로네요. 천방지축에 말많은게 말입니다. 1학년때는 신체적으로는 워낙에 많이 성장하기 때문에 모습들은 처음 입학할때와는 너무 다르게 어린 티를 벗어가는데 하는 짓은 어쩜 그렇게 그대로일까요?

개학 첫날 종례때 제가 심각하게 얘기했어요.

"얘들아 내가 진짜 소원이 하나 있는데말이다. 그게 뭐나하면 선생님이 조종례 할때 너희들이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면서 선생님만 바라보고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거든.  이제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이 남은 며칠만 그거 딱 한번 제대로 해보고 학년 마치면 소원이 없겠다" 요렇게 말하면서 말입니다.(물론 이 순간에도 알아서 떠드는 놈 천지였구요. ㅠ.ㅠ)

그래서 이어서 제가 그랬죠. "오늘 종례에 선생님이 필요한 시간은 딱 1분이야. 그 1분만 선생님 소원을 들어주면 안되겠니?" 했는데.... 그리고 저는 여전히 떠드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잔소리를 안하고 조용해질때까지 책보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알아서 조용해질때까지 기다린거지요. ^^

제 소원이 이뤄져서 1분의 시간을 얻어내는데 얼마나 걸렸을까요?

딱 40분 걸렸습니다. 정말 미치겠구만....ㅠ.ㅠ

2학년 올라갈때는 이것들 확 갈갈이 찢어서 다 다른반에 넣어야지 결심하는 저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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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2-1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전쟁이 시작되었군요~~
저도 중학교때 맨 앞에 앉아서 선생님한테 혼나던 기억이 납니다.
꼭 찍어서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야속하던지. 집중사격은 하지 마세용~~~

바람돌이 2006-02-16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30명정도의 녀석들이 한꺼번에 또는 순번매겨 떠들기 때문에 집중사격 할 틈이 없다고나 할까요? 한 녀석을 막 뭐라하고 있으면 순식간에 다른쪽에서 소리가 들려온다는..... 얘들은 벌설때도 입은 안다물어요. ^^

아영엄마 2006-02-16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우리 혜영이도 걱정됩니다. 당췌 말이 많아서..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하실 때 조용히 하고는 있는지 원...(크면 더 그럴랑가..) 아 그런데요.. 작년 일도 기억을 못하는 학부모로서 질문하는건데요, 봄방학 하면 죽~ 놀다가 개학해서 바로 한학년 윗교실로 가는거예요, 아니면 개학해서 그 학년 며칠 더 다니나요? 기억이 안나요..ㅜㅜ

바람돌이 2006-02-16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학하는 날 바로 한학년 위로 올라가요. 뭐 학교마다 미리 반을 봄방학 하는 날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3월 2일날 가면 아침에 아이들 반배정 발표하고 그러면 가방들고 교실 찾아가는거죠 뭐....
뭐 그리고 아이들이 집에서 하는거랑 학교에서 하는거랑은 많이 다르거든요. 집에서 충분히 수다를 풀고 스트레스도 다 풀고 하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의외로 모범생인 경우가 많답니다. 그렇다고 말많다고 모범생이 아닌건 아니예요. 우리 봉숭아학당 아이들도 너무 떠들고 말이 많아서 미치지 한명씩 만나면 너무 너무 착하고 예쁜 아이들이예요. 저한테 앵겨붙기도 잘하고 귀염도 얼마나 많이 떤다구요. ^^

조선인 2006-02-16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분만에 조용해졌으면 많이 양호하네요. 뭐. 히히히 =3=3=3

바람돌이 2006-02-1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미워요. 약이나 올리고.... 잉잉잉...ㅠ.ㅠ

진주 2006-02-1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갸들에게 입이 없었다면 아마도 애들은 폭발해서 터져 버렸을 거예요. 너무 끔찍하잖아요. ㅡ.ㅜ 어쨌거나 갈갈이 찢으실 거죠? ㅎㅎㅎ

BRINY 2006-02-1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졸업식이라 1학년은 평소보다 1시간 늦게 등교했는데, 십여명이 지각을 하고선 하는 말. [1교시 수업 선생님도 안들어왔는데 누가 지각 체크해요?][저 학교에는 와 있었는데 형 꽃 주러 갔었어요.] 결국 마감했던 출석부와 NEIS를 다 수정해가며 지각처리했습니다. 이 녀석들이 담임조례시간을 뭘로 아는 건지. 2학년 담임 배정 안 받기만을 비나이다, 비나이다.

바람돌이 2006-02-16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맞아요. 갸들에게 입이라도 있으니 폭발안하고 사는거지요. 오늘 반 배정 했는데 이것들 천지사방으로 정말 갈갈이 다 찢겼더군요. 더 이상 손댈데도 없이....우하하~~ 고소 고소... ^^;;
브리니님/애들이 참 영악하지요. 저럴때 저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확 그어버려요. 아직은 저런 요령보다는 좀 우직하게 지킬건 지키는게 좋을것 같아요. ^^ 근데 전 오늘 결국 요 봉숭아학당 녀석들을 다시 만나게 될것 같네요. 내년에 결국 또 2학년 담임으로....^^;;

BRINY 2006-02-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어봤자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부전공 과목이 있는 2학년을 맡게 될 확률이 높을 거 같아요. 2학년은 제주도 수학여행 가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바람돌이 2006-02-1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제주도 수학여행가면 좋은게 아닌가보죠.... 저는 가고싶은데..... 버스타고 끝도없이 달리는 수학여행보다는 말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