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감기로 골골하면서 결국 병원가서 주사맞고 약먹고 하니까 이제 정신이 좀 든다. (다들 감기조심하세요. 이번 감기 몸살 증세 동반함 -뼈마디가 욱신 욱신) 간만에 들어오니 마태우스님의 글이 있고 또 여러분들이 관련글을 올려주시고, 역시 하루라도 알라딘을 빼먹으면 무슨 일이든 생기는구나를 실감한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어찌나 잘 돌아가는지.... 좀 안돌아가는 척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

그냥 다른 분들의 글들을 쭉 보면서 내가 알라딘을 만난게 언제였던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2000년 가을쯤이던가? 알라딘을 처음 만난게... 그전에는 당연히 오프라인 서점외에는 책 살데가 없는줄 알았고..... 그런데 온라인 서점에서는 책을 싸게 살수 있다는 소식은 가뭄의 단비만큼이나 내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 전까지 세상에 책을 할인해서 파는데는 본적이 없던터라.   옳다구나! 이것이 나의 갈길이다 하면서 어떤 서점이 있는지 그 때 후배한테 물어보니까 알라딘이란데가 있단다. 그 후로 인터넷을 드나들면서 몇번인가 알라딘을 통해 주문을 했고, 하지만 드나들다 보니까 그 옆에 그래24가 있더라... 딱 책을 싸게 사는 것만이 목적이었던 나는 당시 그래 24의 책값이 더 쌌기에 당연히 그동네로 이사를 갔다.

 당시 그래 24는 캐시백 적립까지 해줬고 또 최저보상제라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책을 산 이후에 어느 어느 온라인 서점에서는 이 책이 얼마던데 하고 이메일을 보내면 그 가격만큼 다시 돌려주는 제도가 있었다. - 이 제도를 믿고 나는 이후 3년정도 쭉 그래 24의 플래티넘 고객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가뭄에 콩나듯이 알라딘에 드나드는 중 알라딘의 서재활동을 조금씩 훔쳐보기 시작했다. 무슨 책을 살까 고민하면서 한번씩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점점 알라딘이 좋아졌다. 그리고 든 생각이

"어차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지만 그래도 소비자를 위해 이런 노력을 기울여줄 수 있는 회사라면 잘 돼야 하지 않을까? 기업의 이익을 이런식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회사 하나쯤은 살아남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면서 다시 짐을 챙겨(사실 챙길 짐도 없지만.... 이게 온라인 이사의 장점이다. ^^) 3년만에 알라딘에 돌아왔다. 그러니까 전적으로 내가 알라딘에서 다시 책을 구입하기 시작한건 순전히 알라딘의 블로그 - 서재 때문이란 얘기다.

그 후 간간이 남의 서재 글들을 보기만 하고 나는 서재 활동 안하고 책만 구입한 시기가 몇개월간 있었고, 그러다가 어느샌가는 알라딘 서재에 미쳐있는 나자신을 발견했다. 페이퍼를 그리 많이 쓰는 것도 아니고 리뷰를 그리 많이 올리는 것도 아니면서 뭘 미쳤냐라고 하실 분들이 많겠지만 그건 알라딘서재인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고, 나의 기준은 항상 나다. 온라인 활동이란 것 자체에 거의 관심이 없고, 그래서 온 대한민국이 그렇게 채팅에 미쳐있을 때도 채팅 딱 한 번 해보고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하고 끊어버린 나에게는 이 밤늦은 시간에 페이퍼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미친 것이다.

서재활동 시작하고 이제 1년쯤 된 것 같다. 그동안 알라딘에서 품절이거나 너무 급해서 오프라인에서 산 책을 제외하면(사실 이런 책도 몇권 안된다.) 나의 책 구매는 무조건 알라딘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이유? 당연히 서재 때문이다.

직장과 가사, 육아 이 세가지가 나를 즐겁게도 하지만 지치게도 한다. 아이들 때문에 친구들 만나기도 힘들고, 만난다 하더라도 모두들 어린 애들땜에 제대로 된 얘기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직장에서 얘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건 하늘의 별따기고.....무엇보다 나에게 필요했던건 수다였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책 얘기를 해도 잘난척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걸 받아주는 사람이 있고..... 참으로 내가 수다에 목말랐나보다 싶었다.

어쨌든 난 알라딘이 좋다. 아니 여기 이 서재가 좋다. 그래서 알라딘이 천년 만년 잘 나갔으면 싶다. 그래서 불만이 있어도 이정도 쯤이야 서재활동에서 내가 얻는 기쁨에 비한다면 하고 다 넘어가진다. 앞으로도 여기 이 서재가 있는 한 난 알라딘의 플래티늄회원을 계속 유지할 거다.

내가 알라딘에 돌아온 이유도 계속 여기서만 책을 사는 이유도 다 서재때문이고, 이 서재질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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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0-2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래티늄 회원 자릴 유지하겠다는 님은 처음 봐요.
저 역시!^^

날개 2005-10-2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였던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도 알라딘이첫 온라인서점이었어요..^^
생기자마자 이용을 했던것 같아요~ 초기고객이거든요..^^
한동안 떠났던 알라딘으로 다시 돌아온건 역시 님처럼 서재 때문...ㅎㅎ

2005-10-23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10-23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그 그게요. 플래티늄이란게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유지가 되더라구요. 흑흑...
날개님/님도 저랑 비슷한 처지로군요. 어쨌든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 저는 알라딘을 못 떠날 것 같아요. ^^
속삭인님/왜 속삭이셨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저도 감사합니다. ^^

국경을넘어 2005-10-2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바람돌이님을 알라딘에서 뵌 것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

바람돌이 2005-10-2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폐인촌님 감동적인 댓글이예요. 앞으로도 종종 이런 멘트를 날려주셔요. ^^;;
근데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저야말로 알라딘에서 님을 뵙게 돼서 무지하게 행운이라 생각한다는 건데..... ^^;;

클리오 2005-10-2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분들이 나 없는새 서로서로 칭찬을 주고 받고 계시다니... 저야말로 한동안 안들어왔더니, 무슨 일 있으셨나요?? ^^;

바람돌이 2005-10-2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클리오님! 그동안 도대체 어디갔다 오셨어요. 안그래도 한동안 뜸해서 궁금하던 차..... 저는 클리오님을 알라딘에서 만난 것도 너무 너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삐지지 마세요...^^

2005-10-29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