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에 동백꽃이 피었다.
아직 필때가 아닌데....
햇빛 좋은 곳에 자리잡은 놈들이 뭐가 그리 급했는지, 다른 녀석들은 이제 봉오리만 맺혀있건만....

간만에 밥하기 싫어서 외식을 했더니 배가 너무 불러 산책이나 하자며 동백섬엘 들렀다.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으니 절로 발걸음이 느긋해진다.

누리마루를 지으면서 조성한 소나무숲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저렇게 멋진 소나무들은 모두 어디서 왔을까?
바닷가에 자리잡은 이녀석은 마치 솟대같다.

멀리 오륙도가 보이는 바다는 오늘은 뭔가 심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올해 학교를 옮기는데 옮기고 싶은 학교를 순서대로 쓰면서 마지막 칸에 오륙도중학교를 썼다.
저기 오륙도옆 언덕에 있는 학교다.
풍광이 정말 끝내주는 곳이라 날마다 놀러가는 기분이 들테지만 정말 이 학교되면 끝장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가면 얼마 안걸리는 길이겠지만 도로를 뺑뺑돌아 가면 출근길만 한시간이다. ㅠ.ㅠ
설마 마지막 11번째 쓸 학교가 없어 쓴 학교가 당첨되지는 않겠지....ㅠ.ㅠ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 느릿느릿 산책하는 길에 달맞이 언덕이 보인다.
엥 근데 저 아파트는 도대체 언제 생긴거지?
아 정말.... 왜 전에는 못봤지??
고래 등에 작살꽂은 느낌이다.
바닷가 언덕에 낮은 알록달록 집들이 아름답던 풍광은 이제 끝이다. ㅠ.ㅠ

에이 눈 돌려야지.
반대편은 사람의 손길이 그나마 덜갔으니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이다.

둘이 심각해보이지만 하는 얘기는 늘 시답잖다.

바닷가에 황옥공주 인어상이라고 청동상이 있는데 이건 어디서 온 전설인지 도통 모르겠다.
허황옥도 아니고....
'바다 건너 인어나라 미란다국에서 무궁나라 은혜왕에게 시집온 황옥공주가 늘 고국을 잊지 못해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황옥에 비친 고국을 보며 그립고 슬픈 마음을 달랬다'라고 적혀있는데....
도대체 듣도보도못한 이 설화는 어디서 온건지.....
미란다국, 은혜왕, 무궁나라 뭔가 조작의 냄새가 팍팍 나는데.......
해아가 이 인이상을 보자 마자 비명을 질렀다.
"아악~~~ 인어는 바다에 사는거지 동상이 아니라고... 내 동심을 파괴하지 마"라고....
해아야 너 그거 개그라고 한거 맞지?????

동백섬을 한 바퀴 다 돌았으나 워낙 짧은 거리라 배는 하나도 안꺼졌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