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이만교의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글쓰기에 대한 은밀한 욕망의 자극.
좋은 글, 재밌는 글을 쓰고 싶은 그 욕망에 책을 들었으나 역시 제대로 글을 쓴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임을 절감.
그저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게 어떤 건지에 더 공감하며 글은 아무나 잘 쓰는게 아니야만 확인!! ㅠ.ㅠ
57.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허락되지 않은 사랑에 빠진 남녀.
그 설레임과 안타까움이 짧은 이메일 문장들속에 절절이 녹아들다.
아직은 사랑이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어쩔수 없이 빠져들고 마는 것이 또 사랑이라...
그 미묘하고도 모순적인 감정을 어쩜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읽는 내내 내가 그녀가 된듯 안타까워 마음을 조이다.
58.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심각한 로알드 달?
아니지 로알드 달을 로맹가리의 코믹판이라 칭하는 것이 더 정당할 듯하다.
마지막 기가막힌 반전들에 숨이 멎어버릴 것 같은 책.
두고 두고 옆에 두고 읽고싶은 책
59-60. 미야베 미유키의 <크로스 파이어 1, 2>
끔찍한 사건들로 시끄럽던 때 읽은 이 책은 각별했다.
이런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나 역시 그렇게 사회가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것들을 사적으로 처단하고 싶어질까?
다만 주인공이 필연적으로 가질수 밖에 없는 내면의 갈등이 좀 더 잘 표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61. 신명호의 <조선공주실록>
공주병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주라는 말이 풍기는 이미지는 낭만스럽다.
하지만 실상은?
조선의 공주들은 시댁의 운명과 정치적 격변속에서 휘말릴 운명.
문제는 그러한 주변 상황들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키거나 할 수 있는 힘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다른 이 시대의 여성과 별반 다를바없다는 것일게다.
화완옹주 얘기가 특히 인상적.
그녀의 심리 분석으로 책을 만들어도 한권은 나올 것 같구나..
62.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일곱번째 파도>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후속편
서로를 향한 그림움만 있던 그들이 만나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사랑은 그것이 구체화되는 순간에 소유욕을 동반하는 법.
그 소유욕이 충족되어지지 못할 때의 빈정거림과 독설들이 다소 버거웠다.
새벽 세시의 설레임을 그냥 간직할걸 하는 생각.
63. 존 버거의 <A가 X에게>
한 남자가 갇혀있다.
그리고 그 남자를 결코 만날 수 없는 그를 사랑하는 한 여자가 있다.
그들의 소통은 오로지 편지뿐이다.
그녀는 자신을 통째로 그리고 자신의 일상을 통째로 그와 함께하고 싶다.
일상을 적은 글이 시가 되고 마음이 되고 사랑이 된다.
어디서 이렇게 절절한 사랑노래를 들어봤을까?
-----------------------------------------
10월에는 달랑 두권을 읽었다.
뭘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