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이슈트반 성당은 부다페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성당이지만 의외로 역사는 짧아 1850년대부터 56년간에 걸쳐 건설되었다. 완공시점부터 따지면 120년정도.
유럽에서야 이런 건물은 완전 신식건물이다.
성당전면은 그리스신전을 연상케하는 네오르네상스식 건축이다.
성당안에 들어가면 내부나 주제단은 황금빛으로 번쩍번쩍하는게 바로크풍을 연상시킨다. 넓은 공간이지만 거의 정방형으로 중앙집중식인 구조를 갖고 있어 집중력이 좋은편이다.
아마도 그래서 이곳에서 파이프오르간 공연을 자주 하는것 같다. 소리의 울림이 굉장히 좋을듯...
하지만 우리는 다른 공연 예약도 많고 성당에서 하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여러번 들어서 이곳에서는 패스하고 성당을 오랫동안 천천히 앉아 즐겼다.
내부에 사람이 굉장히 많았지만 그래도 종교공간인지라 사람들이 모두 조용했다.

성이슈트반은 헝가리의 건국왕이다.
동시에 헝가리에 카톡릭을 공식화한 왕이기도 하다.
교황청으로서야 카톨릭의 영역을 넓혀준 왕이니 당연히 성자의 반열에 그를 올렸고, 헝가리인들의 입장에서도 위대한 왕일테이다.
그럼에도 교회에 들어서서 주제단을 보는 순간 깜찍 놀랐다

와 주제단을 점령한 이가 성 이슈트반이다.
예수는 그 아래 눈에 잘 보이지는 않는 작은 황금상으로 존재할뿐....
신의 공간에서 인간이 주인이 된 느낌이랄까?
이런 아이러니도 어쩌면 헝가리가 로마에서 먼 카톨릭의 변방이라서 가능했던걸까? 아니면 종교의 영향력이 현저히 약화된 19세기 말에 건축되어서일까?
성 이슈트반이 들고 있는 십자가의 형태도 특이한데 이를 이중 십자가라고 한단다. 정치와 종교 모두를 상징한다고 하는네 정교일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성 이슈트반에 대해서는 정치와 종교의 모든 권능을 허락한 느낌이다.

성당의 한편에는 성 이슈트반의 오른손 미이라가 있다.
성 이슈트반의 무덤을 다시 팠을 때 늘 십자가를 들고 다니던 오른손만이 썩지 않아 일종의 성물이 되었고 일반인들에게는 그의 오른손을 만지면 병이 낫고 소원을 들어준다는 기복신앙이 되었다.
사시루뭔들 어떠리.
종교 역시 사람의 일이고 믿는 이들이 그렇게 믿는다면, 그리고 그 믿음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와준다면 기복신앙이든 원칙을 깬 제단이든 뭐가 중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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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1-01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양은 성당 같은 곳을 둘러봐도 멋지겠네요 동양에서는 절(일본은 신사와 절)을 둘러볼지... 그런 거 관심 있는 사람은 보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5-01-01 06:29   좋아요 1 | URL
저는 성당도 신사나 절같은 곳 모두 좋아해서 많이 가는편이에요. 여행이야 좋아하는대로 가는거니까 사람마다 보고싶은 것이 다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