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텐드레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마을만 둘러보고 왔다면 좀 심심한 마을이랄까?
굳이 반나절을 소비해 다니기에는 추천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싹 몰아내게 해준 작은 미술관이 있었으니 바로 코바치 마르기트 세라믹뮤지엄이다.
센텐드레의 숨은 보석이라 불러도 충분할듯
헝가리에서는 유명한 도자기 작가인듯한데 이미테이션 작품이 있다면 작은거 하나쯤 사오고싶었는데 그건 없단다
주로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고 후기의 종교작품들이 또 많았다.
내게 감동을 준 작품들은 주로 여성의 감정을 표현한 작품들이었는데 즐겁고 행복하기보다는 인긴 내면의 깊은 슬픔을 묘사한 작품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북플에서는 사진과 그림이 따로 들어가 불편한데 폰으로 쓰려면 그래도 북플이 나아 그냥 대충 생각나는대로 인상적이었던 작춤 몇개만 소개한다.
먼저 작가 자신의 자화상 처음엔 유화인줄 알았는데 아니고 세라믹작품이다.
미인이었던 젊었을 때의 모습은 오드리헵번을 연상시킨다.
작품 살로메는 요한의 머리를 너무도 우아하게 접시에 받쳐 든 살로메의 모습이다.
살로메의 얼굴에서는 악의를 찾아보기어렵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받쳐들고가는 우아한 여성처럼 보인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팜므파탈 살로메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우아하게 비켜가는 이런 해석 너무 좋다
비를 기다리는 여성, 맨발로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 같은 작품들에서는 억척스럽거나 격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굳세게 살아가는 의지와 삶의 기대가 느껴졌다.
특히 슬픔을 표현한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무언가 울컥하는 마음이었다
먼곳에서 온 이방인에게도 공감의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위로를 준달까?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공감의 위로를 준다면 작가의 마음에 공명했다는 것일까?
나오기전에 재밌는 작품을 하나 발견했다.
세라믹으로 만든 세계지도인데 한국이 엄청 선명하게 묘사되었다
1977년에 사망한 작가가 한국을 어떻게 저렇게 크게 묘사할 수 있었지라고 의문을 가졌는데 잠시 지도를 좀 더 주의깊게보니 지도의 코리아는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다
아 맞다. 헝가리는 예전에 사회주의 국가였지.
그러고보니 오스트레일리아는 원주민에 대한 착취로 묘사했다.
코리아라면 무조선 남한부터 생각하는 나와 다른 생각들이 있던 시대와 장소가 신선했다고나 할까
누군가 센텐드레에 간다면 이 미술관만큼은 꼭 가보라고 강추하고싶다
심심한 동네가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랄까?
연말이 아니었다면 다른 작은 미술관들도 볼수 있었을텐데 오늘은 다 문닫음. ㅠㅠ
하지만 이 작은 미술관 하나로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