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간 우리 학교는 공개수업주간이었다.
말 그대로 학부모들에게 교사수업을 공개하는 것.
솔직히 처음 하는 행사였기에 사람들 별로 안올줄 알았다.
근데 진짜 많이 오더라....ㅠ.ㅠ
업무담당자가 나였기 때문에 죽는줄 알았다.
자질구레한 다과 준비에 수업 스케줄짜기에 온갖 잡무가 폭주하는 바람에.... ㅠ.ㅠ

근데 학무보들은 항상 학교에 오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보다.
구체적으론 돈이다.
학교에 왔던 학부모들 중에서 일부가 모인김에 의논해서 학교에 두가지를 사라고 돈을 내놓고 갔다.
형식적으로는 학교 발전기금이라는건데...
이건 정확하게 용도를 지정하고 내놓는 돈이다.

그중 한가지는 쓸데없는 돈.
하나는 고마운 돈이다.

쓸데없는 돈은 학교 특별실에 현재 TV가 없어서 그놈의 TV사라고 준돈.
이건 말이다. 학부모가 사줄 품목이 전혀 아니다.
당연히 학교 예산이나 교육청 예산에서 사줘야 되는 돈이다.
아직 교육청 예산이 다 안내려와서 그런데 없으면 당분간 교실 TV를 이용해도 되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동식 스크린 학교에 몇개 있다.
갖다쓰면 된다.
아직 한 학년 밖에 없어서 그 스크린도 여유가 있는 편이니....
아마도 학교에 뭐가 필요한지 물어봤을테고 누군지는 모르겟지만 정 그렇다면 특별실 TV가 어떻겠냐고 했을테고..... 

두번째는 고마운돈.
아이들 학급문고비로 300만원이 들어왔다.
이것 역시 사실은 학교돈으로 해야지만 도대체가 도서관 시설 비용조차도 아직 안 내려왔다.
도서비용은 약간 책정되어있는데 그놈의 시설이 안돼서 도서관에는 책장 하나없이 먼지만 날리고 있다.
올해 아이들이 도서관 이용할 전망은 전혀 없음이다.
그리고 도서구입비도 뭐 달랑 200만원인가 책정돼서 내려왔다.
학교도서관에 200만원어치 책사서 넣어봤자 표도 안나는거 아닌가?
그래서 그 200만원으로 각 교과별로 학생들 윤독도서를 선정해서 반별로 돌려볼 수 있도록 몇가지의 책을 16권씩 사고 남는 돈으로는 기타 책을 낱권으로 좀 더 사서 지금 교실에 배부하고 있다.
근데 학부모님들이 고맙게도 돈을 더 주셧으니 지난번에 못산 책을 좀 더 살수 있겠다. ㅎㅎ
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거고, 지금 당장 아이들이 필요한거니 좋다는 생각을 하는건 내 편견인가? 

어쨌든 이번 학급문고 윤독도서에 내가 신청한 책은 다 사줘서 도서담당 선생님에게 고마울 따름.^^








우리반 애들과 같이 읽을책들. 
다음에는 뭔 책을 사달라고 할까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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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6-0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 사라고 준 돈은 정말 고마운 돈이군요~. 우리 애들 학교는 작년에 도서실 만들어서 계속 도서를 확충하고 있는 중이야요. 일전에 저더러 도서 추천 좀 하라던데 어린이책은 그렇다 치고, 선생님들을 위한 책 고를 때는 마음 같아서는 소설류를 왕창 넣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네요..^^

바람돌이 2007-06-02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의 명성이 학교까지 자자한가보군요. 왜요. 선생님들 별로 심각한 책 안읽어요. 소설 제일 많이 보는데요. 뭐 저도 한달에 읽는 책 중에서 반은 소설인데요. ㅎㅎ

2007-06-02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6-02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글쎄말입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가만 보면 정말 쓸데없는 일에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일이 많다는거죠. 근데 그게 제가 보기에는 쓸데없는 일인데 정책 당사자들에겐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거죠. 세계관의 차이예요. 그러니 극복이 안되죠.... ㅠ.ㅠ

조선인 2007-06-0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오늘 마로 유치원이 아빠 참관수업하는 날이었는데, 빈손으로 간 게 잘못일까요? 사실 스승의 날도 그냥 건너뛰었는데. ㅠ.ㅠ

무스탕 2007-06-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이 아직 제대로 갖춰있지 않다니 속상하네요. 학교 개교하면 바로 이용할수 있는 (이용해야 하는, 법적으로) 부분이 아닌가봐요..
좋은 책 많이 구비해 놓으세요~ ^^

바람돌이 2007-06-0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무슨말씀을요. 전 빈손으로 가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저런 돈은 학부모 주머니가 아니라 당연히 학교예산으로 책정되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저도 아이들 유치원에 빈손으로 가는걸요.
무스탕님/도서관은 의무사항은 아닌가봐요. 워낙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덩치가 큰 부분이니 당장 안되나봐요. 그나마 요즘은 학교 도서관 시설이 많이 좋아졌답니다. 저희 학교는 신설이라 그런거고요.

프레이야 2007-06-02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하시는 학부모 마음은 좋은 뜻이지만 학부모에게 은근히 부담 지우는 행태도
있으니 문제지요. 님의 학교는 그런 게 아니겠지만... 그나저나 학급문고로 그만한
돈이 들어왔다면 참 큰 돈이라 놀랐네요. 좋은 책 읽히자는 취지이니 고마운 돈
맞습니다. 님이 원하는 도서로... ^^ 기쁘시겠어요. ^^

바람돌이 2007-06-03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저희 학교도 그런지 어떤지는 사실 알 수 없지요. 일단 밖으로 보기에 교장 교감샘 평소 성격이 별로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는 짐작밖에는.... 근데 제가 전에 있던 학교의 교장은 학보무들로부터 그런 기금을 끌어내는게 교장의 능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웃기는.... 저야 웃긴다고 생각하지만 당하는 학부모들은 얼마나 곤혹스러웠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