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생 우리 존재가 어디에서 끝나는지, 나머지 세계가 어디에서시작되는지 알고자 애를 쓰며 살아간다. 우리는 존재의 동시성에서 삶의 정지 화면을 포착하기 위해 영원, 조화, 선형성이라는 환상에, 고정된 자아와이해의 범위 안에서 필쳐지는 인생이라는 환상에 기댄다. 그러면서 줄곧 우리는 우연을 선택이라 착각한다. 어떤 사물에 붙인 이름과 형식을 그 사물자체라 착각한다. 기록을 역사라 착각한다. 역사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며, 판단과 우연의 난파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에 불과한데도 - P15

케플러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잊곤 하는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낼 때 우리가 지닌 가능성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사실이다.  - P27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최초로 인간의 자만심에 도전장을 내민 위대한 사상이다. 그 후 몇 세기에 걸쳐 세계 질서가 여러 차례 새롭게 편성되는동안 인간의 자만심에 대한 도전은 진화론부터 시민권, 동성결혼까지 수없이 많은 형태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난다. 이 모든 도전에 사회는 케플러의고향 주민들이 보인 것과 비슷한 수준의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 우주의중심이든 권력 구조의 중심이든, 중심에 있는 것은 그 대가로 진실을 희생할지언정 계속해서 중심에 남아 있어야 한다.  - P45

마리아의 감춰진 지성은 몇 번이고 계속해서 사회가 드리운 어두운 그늘을 뚫고 솟아오른다. 삶에 별빛을 섞으십시오."  - P56

이 집의 한쪽에 종이 공장을 만들 겁니다. 그리고 내 책상 위로 풀스캡판 크기의 종이가 끊임없이 풀려나오게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그끝없이 펼쳐지는 종이 위에 수천 가지, 수만 가지, 수억 가지 생각을 적을 겁니다. 전부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형식으로 말이에요. 신성한 자석이 당신 안에 있으며 내 안의 자석이 그에 반응합니다. 어떤 자석이 더 클까요? 바보 같은 질문이군요. 그건 전부 하나인데 말입니다.
- P11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3-05 1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책은 서두 부터 머릿속과 심장을 쾅!두드리네요
[우리는 평생 우리 존재가 어디에서 끝나는지, 나머지 세계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알고자 애를 쓰며 살아간다. 우리는 존재의 동시성에서 삶의 정지 화면을 포착하기 위해 영원, 조화, 선형성이라는 환상에, 고정된 자아와 이해의 범위 안에서 필쳐지는 인생이라는 환상에 기댄다. 그러면서 줄곧 우리는 우연을 선택이라 착각한다. 어떤 사물에 붙인 이름과 형식을 그 사물자체라 착각한다. 기록을 역사라 착각한다. 역사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며, 판단과 우연의 난파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에 불과한데도...]

바람돌이님 오늘은 개구리가 눈뜨는 날 경칩!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

바람돌이 2021-03-05 15:17   좋아요 1 | URL
서문에서 한방 크게 때리고,
첫 이야기 케플러의 이야기에서 어 이거 뭐야? 이런 서술도 있어 하면서 한방 크게 때립니다.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어요. 하지만 800페이지가 넘어 너무 무거워서 요즘 하는 서서 책읽기를 못하니 밤에 보다가 자꾸 졸고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