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 ㅣ 돌개바람 3
유은실 지음, 전종문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가끔은 블랙홀 같은 거대한 구멍에 빠져서 허우적댈 듯 불안함으로 인해 읽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이 있다. 어른인 내가 아이들 책이라는 그림책과 동화책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특히 몇몇 작가에게는 사족을 못쓰는 경우가 있다.
이 작가도 어쩐지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작가임을 첫눈에 알았다.
그리고 애써 잘 피해가고 있었것만, 쯧쯧. 이제 그 마수에 퐁당 빠졌으니...
이 작가의 책들 찾아 헤맬 생각을 하니 그저 머리가 지끈거린다.
무슨 글을 이리 맛깔나게 쓰는지. 거기다 소재조차도 신선하면서도 생활과 가깝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작가 후기에서 밝혔듯 예전에 생각했었던 많은 이야기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아...부럽고 부러울 뿐이다. 책을 읽는 재미는 알지만 정작 상상의 힘도 약하고 글발도 안되어서
죽었다 깨어나도 못 쓸 그런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있다는 것만도 감사하다.
이 책에서 줄곧 인용되어지는 "마고할미"는 창조하는 이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합니다.
어린 윤이가 보기에 그저 경이로운 그녀의 능력은 어른들에게는 환영을 받지만 아이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 되죠. 처음 시작부터 강한 복선을 깔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해되지 않는 언어습관과 기괴한
행동을 하는 "이상한 할머미" 에서 받아들여지고 숭상되어지는 이야기로 발전합니다.
시작에서부터 강하게 강조되었던 아버지가 기뻐하고 어머니가 좋아한 "그 할머니"는 정작
오래 머물지는 못하지요. 신화적인 해석을 접목한 부분마저도 그저 경이로운 이 동화책을 보고 있으니
윤이의 바램은 나몰라라 하고 집안일에서 벗어나 마냥 행복하기만한 맞벌이부부의 행복감에 깊이
동화하게 되어서 가슴에 더욱 와닿습니다.
상상력이란 삶을 윤택하게 하는 힘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을 견뎌가는 힘을 얻죠.
얄미울 정도로 잘 쓴 이 동화책 한 권. 깊이 공감하는 스스로가 왠지 슬퍼집니다.
**마고할미에 대한 이야기는 이 페이퍼를 참조하셔요.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48961
예전에 이것보다 좋은 마고할미에 대한 연구 글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군요.
여성성에 대한 상당히 우수한 논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이 작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