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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7 October 2004

It's mutual hatred, stupid
Both Democrats and Republicans are taking their disappointment with politics out on each other.

by George Blecher

서로 간의 어리석은 증오
민주당원들과 공화당원들 양측은 정치적 지배에 대한 실망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by George Blecher


Pundits pouring over the latest election polls miss the point that the average American seems to get: polls or no polls, the popular vote is likely to be as close as it was four years ago. Though most American voters describe themselves as 'moderate', psychologically we've hardened into two armed camps of equal strength. In this climate, issues matter far less than allegiances. The Iraq war, the economy, the military records and personalities of the candidates, 9/11 - none of it matters as much as which side you're on.

최근 선거에 열성적인 전문가들은 보통의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생각, 즉 투표냐 아니냐 하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투표는 4년 전과 비슷할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중도'라고 말함에도, 우리들은 심리적으로 같은 힘을 가진 두 무장 캠프로 굳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헌신보다 이슈가 적잖이 중요하다. 이라크 전쟁, 경제, 군사기록과 입후보자들의 인품, 9/11-이 중에 어느 것도 당신이 어느 편인가 하는 것만큼 많이 중요하지는 않다.

Seeing ourselves as liberal or conservative has become more central to our identities than our religions or where we live. In a time of virtual rather than actual community, we feel safe with those on our side, threatened by and furious at those on the other side. Actually, we don't even see the other side. At best, they're certifiably insane; at worst, monstrously inhuman.

우리 스스로를 자유(개혁) 혹은 보수로 보는 것은 종교나 거주지보다 우리의 정체성에 더 관련된 것이다. 현실 공동체보다 오히려 가상 공동체의 시간에 우리는 그러한 정체성으로 인해 우리편에 대해서는 안전을, 상대편에 대해서는 두려움과 분노를 느낀다. 실제 우리는 다른 편을 보지도 않는다. 잘 봐줘야 그들은 비정상적으로 미쳤거나, 나쁘게 말하면 소름끼치도록 비인간적이다.

Two personal examples: four years ago, I heard a well-known conservative intellectual, a speechwriter for President George Bush senior, speak at a university club in New York. She was relaxed and charming, felt that she was among friends and shared not only opinions, but feelings as well. 'At the beginning of the campaign', she said, 'my colleagues and I felt pretty good about [Democratic nominee Al] Gore. We didn't agree with most of what he said, but we could live with that. He seemed like somebody you could talk to. But now we realize that he's just like Clinton - crazy!'. When I told the incident to a friend on the Left, she said: 'Well, I'm not surprised. But I disagree with you on one point: there are no intellectuals on the Right.'

두 사람의 예를 들어 보겠다. 4년 전 나는 유명한 보수 지식인이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어느 연설문 작성자가 뉴욕의 한 대학 클럽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관대했고 매력적이었으며, 친구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들뿐만 아니라, 감정도 공유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가 말했다. '선거 초기에, 내 동료들과 나는 [민주당 후보자 엘] 고어에 대해 아주 좋은 느낌을 가졌다. 그가 한 말 대부분에 우리가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그는 여러분들 중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그가 단지 미치광이 클린턴과 같을 뿐이라는 것을 안다'. 내가 좌파인 한 친구에게 그 일을 말했을 때 그녀는, '글쎄, 난 놀랍지 않은데. 하지만 한 가지 네게 동의하지 않는 게 있어. 우파엔 지식인이 없다구.' 라고 말했다.

A few months later, I was crossing a snowy Manhattan street with my young son. A van with Jersey plates made a tight turn and missed my son by a couple of inches. I ran after the van and started bawling out the driver, who took one look at my fur hat and designer glasses, rolled down his window and sputtered: 'You, you, you…liberal!'.

몇 달 후 나는 내 어린 아들과 함께 맨하탄街를 걷고 있었다. 밴 한 대가 저지Jersey 구역으로 바짝 붙어 돌더니 2 인치 옆에서 내 아들을 비켜 가는 것이었다. 나는 그 밴을 뒤따라가 운전자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는 내 모피 모자와 고급 안경을 한 번 보더니, 차창을 내리고는 지껄였다. '당신, 당신, 당신은...자유(개혁)주의자!'.

We don't merely disagree with each other; we hate and fear each other. What do Republicans hate about Democrats? They're sneaky, compromising, ready to barter away hard-earned money and freedom to win the approval of decadent Europeans and perverse fringe groups. They're effeminate cowards, unwilling to stand up and fight for their beliefs. One of the more popular Republican labels for people on the left - latte-drinking, Volvo-driving liberals - isn't frivolous in the least. A fondness for lattes and Volvos is a nod to the inherently foreign and devious - a latte's very name is Euro-pretentious, to say nothing of its price; and driving a Volvo suggests that one values safety over design, power and speed. Worst of all, Democrats are hypocrites, professing to help the poor and spread the wealth around while making sure that their kids go to the right schools and avoid military service.

우리는 그저 서로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증오하고 두려워한다. 공화당원들이 민주당원들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을 무엇일까? 그들은 비열하고 의심스러우며, 퇴폐적인 유럽인들과 괴팍한 극단적 부류의 동의를 얻기 위해 힘들게 번 돈과 자유를 맞바꾸려 한다. 그들은 신념을 위해 일어서서 싸우려고도 하지 않는 나약한 겁쟁이들이다. 좌파 진영의 사람들에 대해 좀 더 흔한 공화당의 구호 중 하나인 '라떼Latte를 마시고 볼보를 모는 자유(개혁)주의자들'은 최소한 천박하지는 않다. 라떼와 볼보에 대한 선호는 본래 외제이고 솔직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동의인데, 라떼라는 바로 그 이름은 그 가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젠체하는 유럽인에 대한 동의이고, 볼보를 모는 것은 디자인, 힘 그리고 속도 상에 있어서 안전이라는 가치를 암시한다. 그중 최악은 민주당원들이 그들의 아이들을 제대로 된(엘리트 코스?) 학교를 다니게 하고 병역을 피하게 하는 동안, 부를 축적하면서도 빈민을 구제한다고 공언하는 위선자들이라는 것이다.

All this may be obvious, but what is more subtle is what Republicans fear about Democrats. The look in that van driver's eye was fear, and not just that I might turn him in. He feared that I was of a higher class - which I suppose I was - and therefore had powers that he couldn't imagine. To a great number of Republicans, Democrats have come to represent privilege - the kind of self-righteous, impersonal, abstract pseudo-generosity ready to give away rights that less privileged people have fought hard for.

이 모든 게 분명하겠지만, 더 교활한 것은 공화당원들이 민주당원들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 밴 운전자의 눈이 두려워하는 시선, 한데 나는 괜히 그를 몰아세운 것이 아니다. 그는 내가 보다 높은 계층-내 생각이지만-이고 그래서 그가 상상도 못할 힘을 가진 것을 두려워했다. 대다수 공화당원들에게 민주당원들은 덜 특권적인 사람들이 어렵게 싸워 얻은 권리를 양보할 준비가 된, 독선적이고 비인간적이며 관념적인 거짓 관용과 같은 특권을 의미한다.

What do Democrats hate about Republicans? Their stupidity and love of violence, their selfishness, aggressiveness, ruthlessness. Republicans are bullies and cheaters, who'll use any tactic, dirty or not, to get what they want. They're isolationists full of hate and prejudice. You can't reason with them because they regard reasoning as a sign of weakness. They're Mr Hyde to the Democrats' dedicated, humanistic Doctor Jekyll; Id to the Democratic Ego, but not a healthy, sexualised Id. On the contrary, their macho swagger masks grave insecurities about their potency. At heart no Republican has any sense of morality or decency; they're ruled either by greed or fanaticism.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에 대해 무엇을 증오할까? 그들의 폭력적인 어리석음과 사랑, 그들의 이기심, 공격성, 무정함(그들의 폭력, 이기심, 공격성, 무정함에 대한 어리석음과 사랑). 공화당원들은 추잡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전략도 사용할 뚜쟁이들이고 사기꾼들이다. 그들은 증오와 편견으로 가득 찬 분리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추론을 나약함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당신은 그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들은 헌신적이고 인간적인 지킬 박사인 민주당원들에게 하이드인 것이다. 다시 말해 민주적인 에고Ego에 대한 이드Id이지만, 건강하고 섹슈얼한 이드는 아닌 것이다. 이에 반해, 그들의 남성적인 허풍은 그들 권력의 심각한 불안을 감춘다. 실제로는 어떤 공화당원들도 도덕이나 품위에 대한 감각을 지니고 있지 않다. 즉 그들은 서로 탐욕이나 광신에 지배받고 있다.

Democrats fear Republicans for much the same reason that their counterparts fear them: they fear their enemy's superior power. High in their corporate offices, Republicans pull the strings of the country. The plebs of the radical right are merely a convenience that the party elite need to get themselves elected and then redirect to hopeless causes, like overturning the Roe vs. Wade decision on abortion, or passing a Constitutional amendment against same sex marriage.

민주당원들은 그들의 짝이 그들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공화당원들을 많이 두려워한다. 그들은 적의 강력한 힘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들 단체의 높은 관직에 있는 공화당원들은 국가의 줄을 당긴다(국가를 심하게 뒤흔든다). 극우 평당원들은 단지 당 간부가 그들에게 선출되고, 그런 후 낙태에 대해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낙태에 관한 판결문은 http://chunma.yu.ac.kr/%7Ej9516088/case_02.ht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을 제안하거나 동성결혼에 대한 헌법 개정 통과와 같은 절망적인 결과에 대해 재심할 때나 필요로 하는 편익인 것이다.

Underneath the hate and fear, however, I think there's an even more basic - and shared - emotion: disappointment. Disappointment in one's public and private life, and disappointment in the democratic process. Judging by the diminishing number of voters in European elections, it would appear that this disappointment isn't limited to the USA.

하지만 나는 증오와 두려움 이면에 실망이라는 보다 기본적인-그리고 공통의- 감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공적이고 사적인 삶에서의 실망, 그리고 민주화 과정에서의 실망. 유럽의 여러 선거에서 투표자 수가 줄어드는 것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실망이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Over the past 50 years, the Republican/conservative vision of self-reliance and upward mobility through hard work has been clouded by everything from the complexities of foreign trade to unionism to regulatory agencies to perceived inequities in the educational and welfare systems. The Democratic vision of benevolent centralised government working for equal opportunity has likewise been compromised - by corporate arrogance, lobbyists, and a sense that the gap between rich and poor has grown to unprecedented proportions. Because the solutions to these problems aren't within our grasp - and because to a great extent we have lost faith that the democratic process can work to solve the problems - we've chosen to take it out on each other. Winning has become everything. If we can't live a good life, at least we can make sure that the others don't either.

과거 50년 이상, 열심히 일하는 것을 통한 자립과 지위 향상에 대한 공화당/보수적 비전은 대외 무역의 복잡함에서부터 교육과 복지 제도에서 감지되는 불평등을 감시하는 기관을 위한 노조에까지 모든 것에 의해 어두워졌다. 똑 같은 기회로 일하는 인정 많은 중앙 정부의 민주적 비전 역시 집합적 오만, 로비스트들, 그리고 부자와 빈자의 간격이 유례가 없을 만큼 벌어졌다는 느낌 때문에 위태로워졌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은 우리의 통제 내에 있지 않기 때문인데, 우리는 민주화 과정이 우리가 서로 취사 선택해온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어버렸다. 승리가 모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좋은 삶을 살 수 없다면, 최소한 우리는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지 못하게 할 수 있다.

In November's presidential elections we won't vote for any issue or candidate; we'll vote against those on the other side. As Walt Kelly's cartoon character Pogo put it many years ago: 'We have met the enemy, and he is us.'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어떤 이슈나 후보에 대해 투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다른 편의 그러한 것들에 대항해 투표할 것이다. 수년 전 월트 켈리Walt Kelly의 만화 캐릭터 Pogo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라는 적을 만났다.'

George Blecher is based in New York, and reports for a number of European publications about American politics and culture.

George Blecher는 뉴욕에 거주하면서, 미국의 정치와 문화에 대해 유럽의 여러 출판사에 기고하고 있다.

 

- 분량상 얼마 안 되는 번역임에도 게으름과 피곤으로 시일이 좀 늦었다. 자처한 과제임에도 늘 이렇게 나를 드러내는 일에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나 보다. 사실 번역은 벌써 다 끝냈다. 그러나 몇 가지 번역상 애매한 부분 때문에 여지껏 늑장을 부렸던 것이다. 끝내 스스로도 결정하지 못한 번역은 위에 보듯 괄호()로 처리했으니, 판단해보시길 바란다. 덧붙여 원문에 이탤릭체로 표기된 것은 볼드로 처리했다. 허접한 번역에 눈살 찌푸리시게 되더라도 아량을 베풀어 주시길, 내 능력은 여기까지.

발마스님, 데리다 인터뷰는...으...시일이 더 걸릴 듯...ㅜ.ㅜ 전 데리다 전공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고,철학 전공도 아니니 그 부분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냥 심심해서 하는 것이니...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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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0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06-11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실진 모르겠지만, 퍼갑니다. ^^ 노파님이 번역하신 거군요.
 

*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국역본이 드디어(!!) 출간되었군요. [형이상학] 전체의 번역이 아니라 발췌 번역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형이상학]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에 따라 본문을 번역하고 해설과 주석을 붙여 놓아서, 전공하지 않는 분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더 편할 듯합니다.

어쨌든 서양 철학의 거대한 발원지 중 하나인 [형이상학]이 국내에 소개되어 더할 수 없이 기쁘군요. 조만간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명제론]도 이제이북스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서양 고전학을 전공하는 분들이나 철학도들에게는 매우 기쁜 가을이 아닐 수 없군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 주요 본문에 대한 해설.번역.주석
조대호 (지은이)

 


 

 

 

 

 

소개글
서양철학사의 고전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소개하는 안내서. <형이상학>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근본적인 물음들, 있는 것들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어떤 방식으로 있으며, 그것들의 궁극적인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들을 중점적으로 다룬 고전이다.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을 모아 후대의 편집자 안드로니코스가 붙인 'ta meta ta physika', '형이상학'이라는 말의 의미와 사용 경위를 추적하고 <형이상학>의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또한 주된 내용에 따라, '존재론, 제일 철학, 신학', '존재론과 실체론', '<형이상학>과 신학'의 세 장으로 나누어 <형이상학>의 본문을 번역, 해석하고 주석을 덧붙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의 핵심은 실체(ousia)에 대한 이론이다. 실체는 있는 것들 가운데 첫째로 있는 것(proton on)이요 다른 것들은 모두 그것에 의존해서 있기 때문에, 있는 것에 대한 탐구는 실체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 존재론의 기본 관점이다. 그런 뜻에서 <형이상학> Ⅶ권 1장, 1028b2-7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탐구 대상이 되고 언제나 의문거리인 것, 즉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실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니......, 우리는 가장 많이, 가장 먼저 그리고 거의 전적으로, 그런 뜻으로 있는 것에 대해 그것이 무엇인지를 이론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 본문 88쪽에서

저자소개
조대호 -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조교수로 있다.

작가의 말
서양 철학을 받아들인 한 세기를 바라보는 오늘날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수용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있는 셈이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이루어진 서양 철학 수용의 깊고 넓은 틈새를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라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은 이런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목적으로 썼다. <형이상학>을 올바로 소개하려면 책 전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지만, 이 일을 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겠기에 그 준비 작업의 하나로서 이 주해서를 꾸미게 되었다. - 조대호



 책속으로


차례

역해자의 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

1.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삭항>: 이름과 내용
1. ta meta ta physika와 형이상학
2. <형이상학>의 내용

2. 존재론, 제일 철학, 신학
1. 지혜: 보편적인 첫째 원인과 원리들에 대한 앎
<형이상학> Ⅰ권 1장-2장
2. 있는 것을 있는 것으로서 탐구하는 학문
<형이상학> Ⅳ권 1장-2장(부분)
3. 자연학, 수학, 제일 철학
<형이상학> Ⅵ권 1장과 ⅩⅠ권 7장

3. 존재론과 실체론
1. 실체의 일반적 본성과 종류
<형이상학> Ⅶ권 1장-2장
2. 실체와 기체
<형이상학> Ⅶ권 3장
3. 실체와 본질
<형이상학> Ⅶ권 4장-6장
4. 실체와 생성
<형이상학> Ⅶ권 7장-9장
5. 본질과 정의
<형이상학> Ⅶ권 10장-11장
6. 본질과 정의: 정의의 통일성
<형이상학> Ⅶ권 12장과 Ⅷ권 6장
7. 실체와 보편자
<형이상학> Ⅶ권 13장-16장
8. 실체: 존재의 원인
<형이상학> Ⅶ권 17장
9. 가능성과 현실성
<형이상학> Ⅸ권 6장(부분)과 8장

4. <형이상학>의 신학
1. 영원한 원동자의 존재와 작용
<형이상학> ⅩⅡ권 6장-7장
2. 신적인 정신: 사유의 사유
<형이상학> ⅩⅡ권 9장
3. 선의 원리와 자연 세계의 질서
<형이상학> ⅩⅡ권 10장

참고 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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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0-2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이북스가 서광사의 뒤를 잇는군요

balmas 2004-10-2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를 이을지는 좀더 두고봐야죠.
서광사는 20여년 동안 수백권의 책을 낸 곳인데 ...

瑚璉 2004-10-29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렇게 살 책이 많아지면 곤란한데요 (-.-;).

balmas 2004-10-2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호련님,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그래도 좋은 책은 ... 어쩔 수 없죠???
새벽별님, 조대호 씨는 아리스토텔레스 전공자이고,
제가 듣기로는 외국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좋은 연구자라고 하니까
믿고 구입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어째 책 외판원 같은 느낌 ... ㅋ)

MANN 2004-10-3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드디어...;;

...몇 년 전, 수능 보고 나서 아리스토텔레스 읽어 볼까하고 서점을 뒤져 보다
아리스토텔레스 책이 거의 없다는 것에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게 떠오르네요.
이름은 못 들어 본 사람이 없을 듯한 유명한 철학자인데 정작 책은 없다는 게...

반가운 일이네요. ^^

balmas 2004-10-3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한번 사보라구. 나 학부 다닐 때는 희랍철학 관련해서는
정말 읽을 만한 책이 거의 없었는데, 앞으로는 점점 더 번역도 많이 나오고 좋은 연구서도
많이 나올 것 같아. 반가운 일이지.^^
 

 

 

‘21세기판 니체’ 슬로터다이크의 ‘도발’


  관련기사

  • 슬로터다이크?

  • “유전공학 통해 새 인간성 창조” 주장

    지난 20일,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배아복제 연구 재개를 선언했다. 최근 막을 내린 인간복제금지협약을 위한 유엔회의는 끝내 찬반논쟁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유럽국가들과 함께 ‘치료적 복제 허용안’을 제출해 찬성론에 가담했다. 선구자적인 한 유전공학자의 노력 덕택에 이제 한국은 이 세계사적 논쟁의 첨단에 서있다.

    유전공학을 철학전 반석에 올려놓은 인물

    이런 급박한 변화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한국 인문학계에 독일의 한 철학자가 찾아 왔다. 28일부터 11월2일까지 네차례에 걸쳐 국내 강연을 펼칠 페터 슬로터바이크(56·독일 카를스루에 조형대학 총장)가 주인공이다. 때맞춰 그의 사유를 소개하는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한길사)과 <인간복제에 관한 철학적 성찰>(문예출판사) 등 두 권의 책도 동시에 발간됐다.

    슬로터다이커는 배아복제를 비롯한 유전공학의 기술적 성취를 철학적 사유의 반석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1990년대 말 이후 유럽의 인문학적 논쟁의 진앙지 노릇을 하고 있다. 니체와 하이데거를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하버마스와 대립하면서 독일 철학계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나찌즘과 잇닿은 궤변론자라는 악평도 있다.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등 출간

    여러 면에서 ‘독일적’인 배경을 지닌 그의 사유는 ‘21세기판 니체의 기획’이라 불릴만 하다. 슬로터다이크는 근대적 휴머니즘의 패러다임을 비판하며 ‘포스트 휴머니즘’을 주창한다. 그에게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야만성과 투쟁해온 과정이다. 전통적 휴머니즘은 이를 위해 문자를 매개로 한 ‘길들이기’의 전략을 택했지만, ‘문자의 시대’가 끝나면서 이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새로운 미디어 사회의 도래와 함께 인간의 공존이 새로운 토대 위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인류는 (새로운 종류의) ‘야만화’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전쟁과 제국주의, 그리고 (미디어를 통한) 인간의 일상적 야수화”다.

    철학·과학자 연합한 초인 필요성 주장

    바로 이 지점에서 슬로터다이크는 유전공학에 주목한다. 그에게 인문학적 교육이나 유전공학은 모두 ‘사육(길들임)’의 한 방식이며, 인간에 대한 인간의 간섭의 또다른 얼굴이다. 이제 새로운 인간성 창조는 현대 과학기술의 총아인 유전공학의 적극적인 활용을 요구한다. 심지어 그는 바람직한 인간성의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철학자와 과학자의 연합이라는 ‘21세기판 초인’의 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한다.

    나찌를 기억하는 현대의 지식인을 ‘경악’시킨 그의 사유는 그러나, 시대착오적인 니체주의자의 궤변으로 간단히 일축되지 않았다. 이번 방한 강연의 주제가 ‘세계의 밀착-지구화에 대한 냉소적 비판’이라는 데서도 드러나듯이, 그의 문제의식은 미국이 주도하는 21세기적 지구화에 대한 강력한 비판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네차례 강연

    분명한 것은 프랑스의 해체주의 이후 별다른 지적 자극을 받지 못했던 국내 인문학계가 모처럼 논쟁적 철학자를 만났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서구 ‘사상’의 수입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사유’할 계기까지 품고 있다. 철학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인간복제의 기술적 선두 주자가 바로 한국이기에 그렇다. 이제 우리의 인문학계가 응답할 때다. 한국철학회(회장 성진기) 주최 제8회 다산기념철학강좌의 하나로 열리는 그의 강연은 28일 서울 언론재단회관에서 열린 데 이어, 30일 한남대, 11월1일 계명대, 11월2일 서울대 등에서 계속된다. (02)820-0370.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슬로터다이크?

     

    “니체의 초인이론 변형시킨 파시즘적 수사”
    언론비판 맞서 대논쟁

    슬로터다이크의 유명세는 독일 언론을 통해 전개된 이른바 ‘슬로터다이크 논쟁’에 힘입은 바 크다. 이 논쟁은 인간복제를 둘러싼 현대 철학의 논점들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인문학과 저널리즘이 어떻게 서로에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모범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단은 99년 7월 ‘하이데거 이후의 철학’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슬로터다이크가 발표한 강연문이었다. 그 내용에 대해 〈차이트〉가 “니체의 초인이론을 유전공학 시대에 맞게 변형시킨 파시즘적 수사”라며 비판기사를 싣자, 슬로터다이크가 “저널리스트 주제에 내 논문을 제대로 이해하긴 했느냐”며 반박글을 기고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하버마스의 사주’로 단정하고, 하버마스에게 보내는 장문의 서한도 언론에 실었다. 여기서 그는 하버마스의 후기비판이론을 “자신만이 윤리적이라고 착각하는 독선적인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맹비난했다. 결국 유전공학을 둘러싼 논란이 근대적 합리성을 넘어서려는 두가지 기획(비판이론과 포스트휴머니즘론)의 대립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드러낸 셈이었다.

    〈차이트〉 〈슈피겔〉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 독일의 주요 언론매체들이 이후 1년4개월 동안 30여차례에 걸쳐 하버마스 등 유력 학자들의 기고와 대담, 관련 학술 기사들을 통해 이 논쟁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인간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잘못된 환상 △인간성의 우열을 나눌 기준의 자의성 등이 비판의 근거로 등장했다. 동시에 △유전자 조작이 반드시 인간 존엄성의 훼손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유전자 의존도는 얼마나 큰 것인가 △도덕성 함양을 위해 왜 인간은 (유전자 조작이 아닌) 교육에만 매달려야 하는가 △인간은 왜 불완전한 자연생식을 통해서만 출현해야 하는가 등의 물음도 제기됐다.

    이번에 발간된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 〈인간복제에 관한 철학적 성찰〉 등을 통해 이 논쟁을 소개한 이진우 계명대 교수(철학과)는 슬로터다이크를 “계몽주의에 대한 니체의 비판적 계몽작업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위험한 문제를 위험한 방식으로 다루는 탓에 여러 오해를 ‘자초’하고 있지만, 그 지평은 ‘계몽’과 ‘비판’에 잇닿아 있다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한국일보

     

    獨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 방한
    "생명복제 무조건 반대는 유아적 발상"

    인간 생명 및 존엄성을 절대시하는 인문주의적 학풍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생명복제 등 유전공학을 옹호, 독일 지성계에 충격을 주었던 페터 슬로터다이크(57) 칼스루에 조형대 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올해로 8회째인 한국철학회 다산기념철학강좌에 초청돼 방한한 슬로터다이크 교수는 한국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1983년 발간한 ‘냉소적 이성에 대한 비판’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철학자다. 그는 특히 99년 ‘인간 농장을 위한 규칙들’라는 논문을 발표해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두 위르겐 하버마스의 제자들과 격렬하고도 감정적인 논쟁을 벌이며 “비판이론은 죽었다”고까지 선언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논문에서 그는 고전적 휴머니즘과 인문주의적 교육을 통해 인간의 야수성을 길들여온 프로젝트는 실패했다며 그 대안으로 유전공학을 통해 엘리트를 선별하고 배양함으로써 미래 사회의 진보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간형을 창출하자는 생각의 단초를 제시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독일 학계와 언론들은 니체가 말한 초인의 탄생에 빗대어 ‘차라투스트라 기획’이라고 부를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차라투스트라 기획’을 두고 생명공학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를 배제한 극우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슬로터다이크 교수는 “생명공학에 대해 불안만 가질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직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는 “생명복제를 반대하는 종교계 등에서는 수정 이전 줄기세포 단계부터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유아적 발상”이라며 “심지어 인간의 유전병도 하느님의 선물로 여기는 것은 존재론적으로 자학적 발상이 아닌가. 생명공학을 통해 유전적 고통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고 반문했다.

    최근에는 세계화와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철학적 관점에서 점검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는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판한다. “2차 대전을 전후해 유럽 국가들의 일방적인 영역 확장의 역사가 끝나고 세계의 역학구도가 평형을 찾아가고 있으나, 미국은 이 같은 역사적 흐름에 역행하며 군사적 기초 위에서 일방주의를 부활시키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수정궁:자본주의적인 안락과 테러리즘’을 주제로 강연한 슬로터다이크 교수는 ‘지구화의 완성:지구라는 기호의 승리’(30일 오후2시ㆍ대전 한남대) ‘응축불가능성:지역의 재발견’(11월1일 오후3시ㆍ대구 계명대) ‘미국은 예외인가:어떤 유혹의 해부’(2일 오후3시ㆍ서울대) 등 모두 4차례 강연을 한다.

    방한에 맞춰 그의 대표 논문 3편을 번역한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한길사)과 그의 생명복제 논쟁을 이진우 계명대 교수 등 국내 학자들이 분석한 ‘인간복제에 관한 철학적 성찰 ’(문예출판사)도 나왔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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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케 현상 2004-10-29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들고 가서 읽어 볼게요^^

    MANN 2004-10-30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 강연회 포스터를 본 듯 한데...
    이것만 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름이 한겨레 기사 두 번째 문단에선 슬로터바이크,
    세 번째 문단에선 슬로터다이커라고 되어있네요;;
    기사에서 사람 이름을 두 번이나 틀리다니;;)
     

     

     

     

    음악, 문학, 그리고 맥주가 생활 속에…

     

    동유럽 여행기 <1>체코 프라하

    이상희 <ishtarfor@hanmail.net>
              
    ▲ 유람선에서 본 밤의 프라하.  ⓒ 이상희

    석양이었습니다, 프라하는….

    밤에 도착한 공항은 처음인가? 기분 탓인 지 프라하 공항은 애잔한 느낌을 주네요. 시설이나 디자인은 아주 세련됐는데….

    위협적이거나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주변과 어울린, 보기 드문 공항 건물입니다. 공항 주차장 조명이 녹색 창과 아이보리색 벽에 부딪혀 따뜻하고 친근해 보이네요.

    사실 공항들 다 비슷하고 거기서 거기지만 버스를 기다리고 앉아있으니 전에 김해공항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도 혼자 해지는 시간에 앉아 있었기 때문일까요….

    참, 제가 비행기로 여행을 다니니 '웬 호사?'라고 생각할 분들이 있으실 듯합니다. 저도 와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저가 항공사들이 엄청 많습니다.
    GO-FLY, EASYJET., RYANAIR….

    물론 시시각각 요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터넷을 잘 두드리고 있어야 합니다. 여행 한 코스를 마치고 와서, 싼 표를 찾아서 돌아다니다, 좋은 조건을 찾으면 바로 떠나는 그런…. 아무튼 좀 황당한 방식으로 여행하고 있습니다. 여기 프라하도 영국까지 왕복항공료가 우리 돈으로 10만원 정도였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 런던까지 기차 타고 가는 것보다 싼 가격입니다.

    ▲ 유람선에서 본 프라하.  ⓒ 이상희

    프라하는…. 너무 반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깨끗하고 이쁘고…. 근데 사람들이 저마다 가장 인상적인 도시로 꼽는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오히려 부다페스트 쪽이 더 좋았거든요. 좀 더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 관광객이 적어서 그런가…. 사람 사는 데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프라하보다 좀 더 가난한 느낌이지만.

    영어 식으로 프라그라고 부르는 게 듣기 싫데요. 도시들 이름 그 나라 식으로 제대로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이탈리아 쪽도…다 영어 식으로…. 오죽했으면 밀라노에서 나오는 가이드북 이름이 <밀란 이즈 밀라노>…. 거꾸로였나?

    제가 아무리 방향치일지라도, 한 도시에서 이틀쯤 지나면 대강 윤곽이 잡히고, 다니는 데 별 문제가 없어집니다. 근데 프라하에서는 나흘이 넘어가도 계속 헤매고 다녔습니다. 작은 지역들은 익숙해지는데, 그것들이 결합이 안되는 겁니다. 심지어 가이드 투어까지 했는데 말이죠. 이유를 모르겠어요….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블타바강에는 다리가 참 많습니다. 그 중에 제일 유명한 다리는 '카를 다리'입니다. 프라하성이랑 시내 쪽을 연결하는 다리지요. 이 다리에는 아주 근사한 조각들이 많이 있는데,게 중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조각이 있지요.

    ▲ 체코 성인 Jan Nepomucky의 조각상.  ⓒ 이상희
    Jan Nepomucky라는 체코 성인의 조각상입니다. 조각상 아래 쪽에 조각되어 있는, 순교하는 성인의 모습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한가지는 들어주신다네요.

    우리네 부처님들이랑 비슷하지요. 그 옆의 개의 조각을 붙잡고 기도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일생, 자신에게 충실할 것이라고 합니다.

    저요? 그 얘기를 프라하 가기 전부터 들어서, 계속 고민하다 카를 다리를 한참 가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만 들어준다니까 뭘 원해야 되는지 도저히 고를 수가 없더라구요. 그냥 구경하고 다시 가면 될텐데 인간이 고지식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비겁하게 두리뭉술한 소원을 만들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남해 금산 보리암 갔을 때도 소원 하나 들어주신다고 해서 전날 밤부터 계속 고민했었는데…. 하여간 인간이 얄팍해요…하하.

    프라하 성내의 성 비투스 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가 독특합니다. 대부분의 창은 보통 스테인드 글래스 분위기인데 창 하나가 선명한 채색화의 느낌을 줍니다.

    창 옆의 벽에도 그림이 인상적인데, 프레스코화도 아닌 것 같고 마치 판박이를 붙여놓은 느낌이었습니다. 성 조지 교회당은 천장이 나무로 격자무늬 모양으로 짜놓아서 독특해 보였습니다. 미사 의자도 이때까지 다녀본 중에 가장 질이 좋아보이더군요.

    성내의 황금 소로는 예전에 연금술사들이 연구하던 집들이라네요. 카프카가 잠시 집필했던 집도 있구요. 지금은 공예품이나 기념품을 파는 작은 가게로 꾸며져 있는 집들을 구경했습니다.

    그 집들 낮은 2층은 쭉 연결되어 갑옷이나 창들을 전시해 놓았더군요. 근데 그런 건 별로 재미없고 벽에 있는 창이 아주 독특하데요. 통나무를 잘라 중간에 사각으로 홈을 파서 끼워 놓은…잘 설명이 안되네요. 어쨌든 재미있는 창이었습니다.

    프라하에는 카프카의 흔적이 참 많네요. 하긴 카프카 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음악, 조각들을 그냥 생활로 받아들이는구나 싶을 정도로 문화적인 분위기입니다.

    ▲ 프란츠 카프카가 살던 집.  ⓒ 이상희

    전에 프라하를 다녀오신 분이 저더러 꼭 프라하 가야한다고 하셨는데 이유를 알겠더군요. 프라하는 맥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입니다. 오리지널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버드와이저나 미켈롭이 체코의 지방 이름이라네요.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많습니다. 저는 부드러운 라거 보다 비터 쪽을 좋아하는 편이라 영국 쪽 맥주가 더 입에 맞지만 워낙 다양하고 맛있는 것들이 많으니 종류별로 맛보는 재미로 마시게 됩니다. 밥 먹으면서도 한잔, 길 가에 앉아 쉴 때도 한잔, 목마를 때도 맥주 한 캔…하루종일 맥주를 달고 다닙니다.

    프라하에서 밥 먹고 물론 맥주도 마시고…숙소로 가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습니다. 웬만하면 그냥 맞고 가든지 기다려 보려고 하는데 제대로 비를 피할 곳도 마땅찮고 계속 더 심해지데요.

    그 핑계 대고 가까운 펍으로 뛰어들었는데…이 집 참 좋더라구요. 테이블 다섯 개 정도의 작은 가게인데 아주 관록있는 느낌의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참 편하게 해주시더군요.
    낯선 나라에서 처음 간 곳인데도 늘 다니던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낮에는 웬만히 혼자 있어도 밤에 혼자 술집에 가는 건 아무래도 불편하지요.

    체코 물가가 싸다고 하지만 서유럽 사람들 기준으로 그런 것 같고, 그냥 우리랑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체코 음식들은 먹을 만 하구요. 전통 스프라는 건 스코틀랜드 홈메이드 스프랑 거의 흡사합디다.

    ▲ 프라하 성내의 황금 소로.  ⓒ 이상희

    기름기가 약간 많은 게 차이랄까? 닭 같은 걸로 육수를 내는 것 같고 감자, 당근, 샐러리 같은 야채를 잘게 썰어서 푹 끓였는데 거기다 보리 비슷하게 생긴 곡식을 같이 넣었더군요. 국에 밥 말은 것 같은 식이었습니다.

    체코는 웨이터들이 우리 1년치 영수증 모으는 지갑처럼 칸이 많이 나눠진 지갑을 들고 다니며 바로 계산을 해줍니다. 돈의 단위가 워낙 많아서 그런 걸 사용하나본데 볼 때마다 좀 우습더군요.

    제가 워낙 수치에 약하다 보니 체코랑 헝가리에서는 화폐의 단위나 가치가 도저히 감이 안 잡혀서 고생하다가 그냥 환산하는 걸 포기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습니다. 도대체 유로화 전에는 어떻게 유럽 여행을 했는 지 존경스럽더군요. 그때 여행자들….

    밤에 유람선을 탔습니다. 강을 따라 서너 시간 내려가는 코스였는데 좀 어설프지만 재즈를 연주하는 밴드도 있구요. The Girl From Ipanema, La Vie En Rose 같은 곡들을 연주하는데 공간이 넓으니 소리가 다 퍼져버리네요. 다리 밑을 지나갈 때는 소리가 울려 제법 들을만 합니다. 역시 울림판이 중요하군요.

    이 많은 사람들 중 일행 없는 혼자는 또 저 하나네요. 이제 적응도 되어가지만 특히 이런 밤 유람선 같은 데는 워낙 다정한 사람들이 많아서 강바람이 더 춥게 느껴집니다..

    강 중간쯤 갔다 다시 돌아오는데 요즘 해가 늦게 지니 프라하성 조명이 켜지는 걸 기다리느라 배가 일없이 빙빙 돌고 있네요.

    ▲ 성 비투스 성당.  ⓒ 이상희

    마지막날은 온천도시 카를로비바리에 갔습니다. 이곳은 동화 속 마을 같았습니다. 처음 이 도시로 접어들 때, 숲 속에 작은 성 같은 호텔과 예쁜 집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모습이 참 이쁘더군요.

    마침 영화제가 한창이었는데 김기덕감독전이 있어서 거리에 영화를 소개하는 대형포스터 중에 '나쁜남자'도 보이더군요. 워낙 광적인 분위기의 부산국제영화제 밖에 영화제를 본 적이 없는지라, 영화제 때문에 복잡하다고 하는 데도 그냥 느긋한 관광지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작은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온천수가 나오는 곳들이 있어서 도자기로 된 전용컵으로 오며가며 마시고 다닙니다. 거리 중간에 온천수가 나오는 곳이 많은 도로는 그 길에서 담배를 필 수도 없고 개를 데리고 다니지도 못하게 해놓았더군요.

    모든 여행길에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있기 마련이지만 들어나 봤습니까? 투어버스 운전사가 차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얘기…. 황당하더군요. 프라하에서 다시 차가 와서 태우고 간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냥 프라하로 돌아가는 일 밖에 없는 듯 느긋했지만 저는 그날 밤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를 타야했습니다.

    사정을 설명하고 다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어도 미안하다는 얘기만 하고…예정보다 세 시간쯤 늦게 출발해서 정말 열심히 달리는데… 세상에 우박이 쏟아지데요. 정말 차 지붕, 창에서 툭탁툭탁 소리가 나도록 큰 우박들이….

    ▲ 황금 소로의 통나무 창.  ⓒ 이상희

    겨울에는 지름 2,3 cm의 우박들이 온다고 하네요. 와이퍼를 움직여도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을 만큼 내리는 상황에서 당연히 거북이 걸음…어쨌든 기차 타기는 탔습니다. 진땀났지요.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 가는 기차는 침대칸이었습니다. 3인용 객실이었는데 출발할 때까지 다른 손님이 없더군요. 마침 승무원아저씨도 너 혼자 쓰는 거라고 얘기하셔서 횡재다 생각하고 대강 싼 배낭 짐 풀고 세수하고 난리치고 있는데 누가 문을 막 두드립디다.

    3중으로 잠궈놓은 자물쇠를 겨우 열었더니 아까 그 승무원아저씨 안면을 바꾸시고 딱딱한 표정으로 니 자리는 꼭대기라고 하시는데…. 그 뒤로 서너살된 꼬마랑 젖먹이 아기를 안고 산만한 배낭을 진 엄마가 들어옵니다.

    부랴부랴 짐을 삼층으로 쓸어 올리고 인사를 하는데, 그 시끄럽고 답답한 침대칸에 갓난아이가 탔으니…애기 엄마는 미안해 하지만 어쩌겠어요. 다들 고생하고 가는 수밖에….

    근데 이 열차가 체코에서 슬로바키아를 거쳐 헝가리로 들어가니 겨우 애 재울 만하면 국경 통과하는 검문소입니다. 나가고 들어가고 도합 4번의 여권검사로 다들 파김치가 되었습니다.

    ▲ 프라하 전경.  ⓒ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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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무비 2004-10-2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의외로 굉장히 섬세한 분이시군요.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조금 전 생각난 김에 따우님 방에 가서 알래스카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았거든요. 따우님은 안 계셨지만......
    그런데 프라하 기행문을 쓴 이상희 씨가 <잘 가라 내청춘>의
    그 시인 이상희 씨는 아니겠죠?
    담담한 여행기와 사진이 마음에 듭니다.
    고마워요, 발마스님.^^

    balmas 2004-10-29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의외라니요??
    평소에 얼마나 둔감해 보였으면 ...(ㅋㅋ)
    시인 이상희 씨인지는 확인이 안되는데요.

    릴케 현상 2004-10-29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이 여행안내를 시작하셨네요^^

    balmas 2004-10-2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프라하는 저도 한번 가보고 싶더라구요.^^

    balmas 2004-10-2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마련하셔서 꼭 가보세요.
    저도 언젠가는 ...^^
    (헉, 원고청탁 거절했다는 소식이 따우님 귀에까지 들어갔군요.
    저는 원래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인데, 바쁘기도 하고 데리다 추모글은
    벌써 쓸 만큼 썼는지라 ...)

    숨은아이 2004-10-2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를로비바리라면 베토벤도 애용했다는 온천지네요. 가보고 싶어라. 그렇게 먼 곳에서 김기덕 감독전을 하는군요!

    balmas 2004-10-3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죠, 베토벤도 애용했던 곳이죠.
    (마치 잘 안다는 듯이 ... ㅋㅋㅋ;;;)

    딸기 2004-11-05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프라하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데...

    그런데 저 여행기는 퍼오신 것 같은데, 발마스님도 프라하에 가보셨던 거예요?

    balmas 2004-11-06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스트롱베리님,

    저 같이 게으르고 돈없는 촌놈이 프라하 같은 데 가봤을리가 있겠습니까??

    그저 언제 가봐야겠다, 벼르고 있을 따름이죠.^^
     


     

     

     

    수정처럼 맑은 물, 그리고 '오물'의 맛

     

    한스와 함께 하는 바이칼 여행 <3>멋있는 곳, 맛있는 곳
    윤희만 <imhans89@hanmail.net>
              
    ▲ 노을 지는 바이칼 호수. 출처 http://nature.baikal.ru  

    바이칼은 남부 시베리아 산지에 있는 호수이다. 호수의 길이는 636㎞, 면적은 3만1천500㎢(네덜란드의 넓이)로 세계 호수 중 면적으로만 8번째로 꼽는다.

    하지만 물의 깊이와 수량을 따진다면 바이칼 호수는 어떤 호수도 따라올 수 없다. 평균 깊이는 730m, 가장 깊은 곳은 1620m, 수량은 23만㎡이다. 이는 러시아에 있는 전체 담수양의 80%, 세계 전체 담수양의 20%를 차지하는 엄청난 양이다.

    호수 해안선의 총 길이는 2100㎞이다. 재미있는 것은 336개의 하천이 바이칼 호수로 들어오고 있으며, 오직 하나의 강만이 바이칼에서 나간다.

    바이칼 호수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은 부럇트 민족인데, 현재도 이 곳에 하나의 공화국으로 존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들에게 바이칼 호수는 매우 신성한 곳이었다. 부럇트 민족은 돌 하나라도 함부로 바이칼 호수에 던지거나, 그 위치를 바꾸는 것을 금기시했다.

    바이칼 호수로부터 빠져나가는 강은 오직 하나, 앙가라 강인데 이 강에 대한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 바이칼 호수에서 빠져나가는 앙가라 강. 이 강은 이르쿠츠크 시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오른쪽이 리스트뱐까 마을이다.
    출처 http://baikal.irkutsk.ru  

    전설에 의하면 바이칼은 늙은 아버지이며, 앙가라는 그 딸이다. 아버지의 성격은 매우 잔인하고 무정했으나, 외동딸인 앙가라를 무척 사랑했다.

    어느 날 앙가라는 아버지 바이칼이 잠든 사이 야반도주를 감행하여, 젊은 청년인 예니세이에게 도망간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아버지 바이칼은 크게 분노했다. 그의 분노로 하늘과 땅, 산맥과 호수가 어두워지고 천둥과 바람이 몰아쳤으며 바위들이 날아다녔다. 바이칼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커다란 바위를 앙가라에게 던졌고, 그 바위는 앙가라의 목에 걸렸다. 앙가라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빈다.

    앙가라는 “아버지, 바위 때문에 아무것도 마실 수가 없어요, 제발 물 한 모금만 마시게 해주세요”라며 빌었지만 아버지는 매정하게 답했다.
    “너에게는 물 한 모금도 줄 수 없고, 단 내 눈물만 줄 수 있다.”

    그래서 현재도 바이칼에서 앙가라 강으로 빠지는 호수 어귀 가운데를 보면 바위 덩어리가 올라와 있다. 그 바위가 바로 바이칼이 딸에게 던진 바위라 하고, 앙가라 강은 계속 가다가 러시아의 유명한 강 중 하나인 예니세이 강으로 빠지게 된다.

    ▲ 나무 아래 물을 퍼가는 구멍이 있다.  ⓒ 윤희만

    근데 차로 가다가 그 바위를 본 한스는 바위가 생각보다 작아 의아해했다.
    한스: 흠…저 바위가 목에 걸렸다니.. 별로 안 큰데.
    운전기사: 물 위로 올라와 있는 건 작지, 물 속에 있는 부분은 얼마나 큰데.
    한스: 글쿠나….

    예로부터 샤머니즘을 믿는 부럇트 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던 장소들은 바이칼 호수 곳곳에 있다. 현재도 부럇트 족이건 러시아 현지민들이건 그 곳을 지날 때마다 동전, 담배 등을 던져놓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우리랑 같이 다니던 기사 아저씨도 차를 세워두고 담배 한 개피씩을 던져놓았다.

    겨울 바이칼은 장관이었다. 전설처럼 신령스럽기까지 했다. 바이칼 호수는 러시아의 국립공원이기도 하고, 유엔에서 정한 자연보호지역이기도 하다.

    처음에 어렵게 묵었던 집은 바로 바이칼 호숫가에 있었다. 집을 찾을 때는 구경할 여유가 없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본 것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호수 얼음 위에 있는 조그마한 전나무들이었다.

    ▲ 바이칼 호수의 얼음 조각. 먹어도 된다. 입이 꽁꽁 얼지만.  ⓒ 윤희만

    호수는 전체가 얼어 있었다. 육지와 가까운 얼음 위에 중간중간 있는 전나무의 정체는 일종의 우물이었다. 사람들이 그 곳에 얼음을 깨고 나무를 세워놓는다. 왜냐하면 다음 사람이 물을 뜨러 올 때 표지판이 되는 것이다. 깬 곳은 약간 살얼음이 얼어 있으므로 삽 자루로 톡톡 두들겨서 깨고 물을 떠간다. 그 물은 식수다. 그냥 호숫물을 떠먹는다. 워낙 깨끗하니까.

    얼음 위를 처음 걸어갈 때 겁도 났다. 혹시 깨지면 어떡하지? … 어떤 곳은 얼음이 매끈하게 얼어서 속이 다 보였다. 나중에 한 친구한테 얘기했다.

    한스: 얼음이 너무 깨끗해서 속이 다 보이더라. 너무 신기했어.
    친구: 뭐가 보였는데?
    한스: 물이 보이던데.
    친구: ……

    그래서 사람들은 그 곳에서 물고기도 낚는다. 바이칼에 가기 전에 갔다 온 사람들은 '오물(омуль)'이라는 생선을 꼭 먹어보라고 했다.

    ▲ 바이칼 얼음 구멍에서 잡혀 올라오는 오물.  ⓒ 윤희만

    ▲ 금방 훈제된 오물, 싱싱하면서도 담백한 오물 맛을 한 겨울에 맛보는 것,추위도 잊게 된다!

      ⓒ 윤희만

    한스: 오물이라는 물고기를 꼭 먹어보래요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요?
    일행: 오물? 뭔 쓰레기를 먹으래??
    한스: 헉!

    발음이 좀 그렇지? 아무튼 간 날부터 계속 오물만 먹고 다녔다. 영하 20-30도에서도 호수가에 나와 나무를 지펴 훈제구이 한 오물 맛은 정말 일품이다. 그 외에도 ‘씩(сиг)’이라는 생선도 먹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생선들이 있는데, 너무 생소한 이름이라 사전을 보니 하나같이 '시베리아에서 나는 연어의 일종'이라고만 나온다. 그래서 여기서 나는 물고기들은 대개가 바이칼에서만 나는 종류이고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단다. 참 신기하지?

    그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은 물개다.
    민물에 물개가 산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는가? 특히 바이칼에 사는 이 물개를 '네르파'라고 부르는데,

    ▲ 바이칼에 사는 민물 물개, 네르파. 출처 http://nature.baikal.ru  

    친구: 물개가 다 있어?
    한스: 응.
    친구: 어떻게 물개가 호수에 있냐?
    한스: 그러게 말야..
    친구: 봤니?
    한스: 아니….

    사실 이 네르파라는 물개를 보려면 북쪽으로 상당히 올라가야 한단다. 사람이 없는 오지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이라, 우리가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어쨌든 우리는 바이칼에서 맛있는 오물을 열심히 먹었다.


    200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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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lmas 2004-10-2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는데,
    게으른 나는, 직접 여행을 떠날 엄두를 내지는 못한다 ...;;;

    로드무비 2004-10-2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개의 눈이 너무 슬프고 예쁩니다.
    저는 오늘 아침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을 보고 알래스카에 가고 싶어
    여기저기 뒤져봤거든요.
    그런데 사진 한 장 구할 수 없어 주옥같은 글쓰기를 포기했다는......
    그런데 발마스님, 느림 님께 날렸다는 추천이 어디 있나요?^^

    balmas 2004-10-29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꼭 구슬같군요.^^
    ㅋㅋ
    다시 가서 추천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