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4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세관원 루소라고도 불린 앙리 루소와 우체부 슈발이라고 불린 페르디낭 슈발, 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프랑스 알레시, 프랑스 알레시의 글을 빛나게 해준 에릭바튀이다.

 

4명의 작가는 각자의 분야를 유감없이 표현해내었다. 서로 다른 작가들의 그림, 건축, 일러스트, 글이 만나 하나의 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책 역시 에릭바튀의 붉은색 이미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세관원 류소와 우체부 슈발의 작품들이 묘하게 얽혀있다. 루소와 슈발은 각각 세관원과 우체부라는 자신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궁전을 지었다.

 

요즘은 투잡시대라고들 한다. 한가지 일만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든 시대란다. 먹고 사는 기본적인 문제에 붙잡혀 우리는 옛날보다 더 많은 일을 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보내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루소와 슈발이 자신의 직업과 취미(혹은 꿈)를 잘 조화시켰듯이 우리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두 가지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탄 세관원 루소가 그림 속을 달려가며 이야기를 한다.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한 글이 인상적이다. 루소의 그림을 따라가다보면, 중간에서 루소와 슈발이 만나는 장면을 시작으로 슈발의 궁전을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두 사람의 삶이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꿈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 어릴 때부터 꿈이 무엇이냐를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우리는 그 대답을 꿈이 아닌 직업을 이야기하며 자랐다. 꿈이 곧 직업이 되어버린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꾸 삭막해질 수 밖에. 물론 노동의 가치도 중요하다. 그러나 노동이 취미가 될 수는 없는 법이고, 취미가 노동이 되면 그 즐거움을 잃어버린다. 그 두가지를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내 꿈은 얼마나 이루어가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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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박물관 체험 - 교과서 속에 꼭꼭 숨어있는
이신화 지음 / 가림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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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물관에 가는 걸 아주 좋아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런 취미(?)도 남편과 잘 맞아서 제법 많은 박물관에 다녀왔다. 물론, 지역적 한계로 경상도에 한정적이긴 했지만..

박물관에 가면, 어떤 사람들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나와버리고는 볼게 없다고 말한다. 그나마 최근에는 아이들과 함께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들이 많아져서 그런 사람도 많이 줄었지만, 어쨋든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대학생들을 데리고 박물관에 가보면 자신의 의지가 아닌 프로그램 상의 이유로 참가하는 학생들이라 별 반응이 없었다. 고리타분하다고까지 여기는 게 대부분이었다고 할까. 어쨌든,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박물관이 많아지는 것과는 달리 청소년이나 어른들을 위한 즐거운 박물관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은, 교과서 속에 숨어있는 박물관들을 끄집어내었다. 교과서와 연관지으면 학부모들에게 관심 끌기에는 좋을 지 모르지만, 솔직히 나는 이런 부제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교과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관심없는 학부모들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을 주니 그리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이 책에 소개된 박물관들은, 재미있다. 특히 학년별로 박물관이 소개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박물관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가끔 좋은 전시가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에 가지만 아이가 흥미없어 하거나, 어려워하는 등의 문제를 경험했다면 더욱 유용할 터)

이 책에서 소개된 박물관은 서울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이 한 군데 정도밖에 없는 아쉬움도 있다. 인터넷 상에서 이색박물관에 대한 자료는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으니 이 책은 길잡이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듯하다.

특히, 박물관에 가서 체험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정보와 자료들이 있어서 다른 박물관에 갈 때도 활용해보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6학년을 위한 박물관(중남미 문화원이나 아프리카박물관)에 관심이 간다.

체험활동을 위한 자료들은, 엄마와 함께 하는 홈스쿨링에 부담을 가진 학부모라면 활용해볼만하다.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는 아이와 함께 박물관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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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한국사 1000가지 상식: 조선 - 초등 교과서 속 한국사 먼저 알기 7
판도라 지음, 손종근 구성.그림, 신병주 감수 / 세상모든책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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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조선이다. 조선에 대해서는 그래도 알고 있는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몰랐던 사실도 많이 보인다. 그래서, 즐겁게 읽었다.

 

초등학생들이 읽기 좋은 책이라는 건,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되었고 각 에피소드들이 짧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 터이다. 그러면서도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항상 느끼는 이 시리즈의 소제목들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조선]에 대해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볼만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만족한다.

 

일단,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진 내용도 좋앗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치경제편과 사회문화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가 품고 있던 궁금증이 해소된 점도 있지만, 이런 것도 있었나? 하는 에피소드들도 잇었기 때문이다.

 

왕의 이름에 붙는 조와 종에 대한 설명은 헷갈리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조와 종의 차이를, 장남과 장남 이외의 왕의 차이라고 알고 있었다 --) 왕이 조선왕조실록을 볼 수 없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연산군의 행보가 조선왕조실록을 보고서였다는 점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조선이 청나라를 무시한 이유나, 명나라에 조공을 더 바치고 싶어했던 이유 등도 국제정세를 포함해서 본다면 이해하기에 좋다는 걸 알았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면, 양반들이 생게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든가, 나라에서 모내기를 하지 못하게 햇던 이유, 바늘과 실이 싸운 이야기(문학작품이 이렇게 설명이 가능하네요^^),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이 실려있다는 동의보감이야기, 임금님의 화장실이나 조선시대의 휴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조선이 물소를 수입하고자 했다는 것과,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코끼리 이야기는 금시초문이었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

 

물론, 국제적으로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독도에 관한 이야기도 의미있었고, 조선사람의 밥그릇이 큰 이유나, 귀걸이에 관한 이야기와 UFO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이 시리즈의 책들 중에서 유난히 관심을 끄는 에피소드가 많았던 이유는, 아마도 내가 조선에 대해서는 많이 안다고 생각했고, 시기적으로 가까운 것도 이유가 된 것 같다.

 

과거를 알아가는 재미를 이 시리즈를 통해 느낀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꺼리가 많아서 더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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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아이 메타포 6
클레르 마자르 지음, 이효숙 옮김 / 메타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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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X출산이라 불리는 익명출산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서두에 소개된 익명출산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아이를 입양기관에 맡기고 자신은 아이를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이라고 한다. 물론 어머니의 신분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된다.

 

누구를 위한 법인가를 먼저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이 법이 만들어지고 시행이 된 것은 아이와 아이의 부모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익명출산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익명출산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자신의 출신을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이 40만명이나 된다고 하며 그들이 자신의 출신을 찾을 수 있도록 이 법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내 생각은 여러 사람들과 상충하는 의견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솔직하게 말하고자 한다. 일단, 책임지지도 못할 (자의든 타의든 간에) 아이를 임신을 했지만 낙태를 선택하지 않고 그 아이를 낳아서 생명으로서 존중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그렇게 낳은 아이를 자신이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버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입양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또한 적어도 익명출산은 출산부터 비밀이 유지되기 때문에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자신의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필요가 없다. 물론 외견상 확연하게 친자가 아님이 드러나는 경우나 양부모가 입양사실을 알려준 경우에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물론 이 책 속 주인공들은 입장이 조금 다르긴 하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의 의지로 익명출산을 결심했고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비밀로 간직한 채 살아온 마틸드의 경우와,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고 친부모를 찾고싶어했던 니나(안느)의 경우는 익명출산이라는 제도가 걸림돌이고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적 상황에서 생각해본다면, 익명출산으로 아이를 낳고, 그 사실을 비밀로 한 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아줌마 마틸드에게 니나(안느)라는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가 그녀를 찾는다고 해보자. 교사로서의 명예로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그녀에게 세상은 과연 어떤 눈길을 보낼까? 세상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그녀의 가족들은 또 어떨까? 또 하나의 경우는, 마틸드처럼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삶을 겨우겨우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또 어떨까? 그들은 서로 만나서 행복해질까?

 

물론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마틸드나, 자신의 입양사실을 알고 있는 니나(안느)에게는 2% 부족한 삶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밝혀진 후 그들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순탄한 가정은 별로 많지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익명출산의 취지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마틸드와 안느의 특수한 상황(서로가 만나고 싶어한다는)이 일치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해피엔딩이다. 물론 서로가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는데 시차가 생겨 하마트면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만났고, 그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가족들의 이해도 적극적인 편이었다. 이런 가정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황이 한국이라면, 100에 1도 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안느와 마틸드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되는 가운데 그들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평생을 자신이 낳은 아이에 대한 그리움을 안은 채 살아 온 마틸드의 이야기는 그녀의 편지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또한 자신이 입양된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더군다나 익명출산이라는 사실) 친부모를 찾고 싶었던 안느가 그녀의 딸을 통해 마틸드를 찾게 되는 과정 역시 가족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생각하게 한다. 그녀들에게 익명출산의 법은 장애였지만, 결국은 더 늦기 전에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의 그들의 남은 삶이 어떻게 변화할 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 익명출산은 물론이고,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입양을 하고 그리움을 안은 채 살아가는 부모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는 입양된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게 더 좋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입양을 한 양부모의 입장에서도, 입양을 시킬 수 밖에 없었던 친부모의 입장에서도, 또 입양 당사자인 아이의 입장에서도 여러 각도로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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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8-05-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익명출산한 어머니들이 자식 찾아오는 걸 점점 싫어하는 추세라더군요...
 

에릭 바튀의 그림책에는 붉은색이 많은 듯하다. 이 책 역시 빨간벽돌집만 있는 빨간 별에서 일어난 일이다. 빨간별 사람들은 로봇 토토의 도움을 받아 평화롭게 살아간다.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이나 어려운 일에는 모두 로봇 토토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은 언제나 토토에게 질문을 하고 토토는 모든 것을 알려준다.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 무너가를 결정하거나 창조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요즘의 우리들을 보는듯하다. 예전에는 그 많은 전화번호도 모두 외우고 있던 우리들이지만,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부에 저장을 하면서부터는 간단한 전화번호 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처럼. 누군가에게 의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람들은 게을러지고 그것이 게으름이라는 것조차 잊고 사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토토는 연구실에 있는 것이 싫어 밖으로 나가는데 거기서 잿빛 새끼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새끼고양이는 인간들과는 달리 제발로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존재이며, 누군가에게 뭔가를 물어보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새끼고양이가 토토를 데리고 간 곳에는 늙은 사과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이었다. 이 사과나무는 토토가 만든 적이 없는 것이다. 옛날옛날의 자연상태인 사과나무를 보고 온 토토는 빨간새과 초록색이 섞인 얼룩같은 자연을 꿈꾼다. (초록 이파리가 붙은 빨간 사과는 잊혀진 자연이다) 빨간벽돌집으로만 가득한 빨간 별에 사람들이 꿈꾸던 자연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지금부터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자연으로부터 나온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빨강초록얼룩별.

 

과학은 점점 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지만, 그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자연으로부터 멀어진다. 유전자변형 재배식물이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 요즘, 자연 상태 그대로의 식물이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우일까? 기계와 문명은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을 인간답지 못한 삶으로 이끄는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 물론 과학으로 대변되는 그러한 것들이 모두 필요치 않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계적인 삶을 행복한 삶이라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은 자연과 공존하며 살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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