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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 인형 - 차이코프스키 발레극
수자 햄메를레 지음, 김서정 옮김, 페터 프리들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11월
평점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한솔이는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애타게 고대하고 있고, 몇번의 관련 공연을 통해 산타할아버지가 모든 아이에게 선물을 주지 않는데 대한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느낌이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올해이다.
한솔이가 본 [호두까기 인형] 책은 두 권. 하나는 유아용으로 제작된 그림책이고, 또 하나는 바로 이 책이다. 내용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림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호두까기 인형이 쥐들과 싸우는 장면은 그림만으로도 아이의 눈길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게다가, 유명한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의 음악까지 함께 들을 수 있으니 이 책에 대한 느낌이 남달랐다고 할 수 있다. 짧은 문장에 한 트랙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음악과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한솔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문득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이 왜 하필 호두까기 인형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아이가 가지고 노는 인형이라기보다, 호두를 까는데 필요한 주방용품의 이미지가 더 큰데 말이다.
오빠의 장난으로 부서진 인형을 소중히 생각하는 그 마음을 한솔이와 함께 읽었다. 이 책은, 한솔이에게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보다는 좋아하는 물건이 부서졌을 때의 안타까운 마음으로 더 기억될 듯하다.
그리고 한솔이의 눈길을 끈 건 역시나 과자나라였다. 헨델과 그레텔의 과자집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훔칠 만한 아이템이 아닌가? "한솔아 우리 춤추는 과자인형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과자랑 미술도구를 챙겨오느라 바쁘다.
잡지에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오려서 붙이고 얼굴을 만들어보자 했더니, 그 사이를 못 참고 과자를 하나 입에 물었다. 그래도 열심히 오리고 붙이는 중.
뜨거운 글루건 사용을 직접 해보는 한솔이. 미술학원에서 해봤다면서 손에 묻지 않게 조심해서 잘 한다.


머리와 눈도 붙이고 나니 멋진 과자인형들이 만들어졌다. 한솔이가 너무도 행복해한다.

책을 읽는 동안, 그 흐름을 따라 듣기에는 조금 힘들었던 음악을 이 작업을 하면서 들었다.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기를 바래본다.
한솔이와 함께 [호두까기인형] 공연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싶어서 찾아보았지만, 부산의 공연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에도 수준 높은 공연에 목말라했지만, 공연 검색을 하면서 수도권 지역에 넘쳐나는 공연 정보와 비교되게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도 안되는 공연 숫자에 또한번 지방 사는 설움을 느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