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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머리에 이가 바글바글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6
크리스틴 스위프트 지음, 엄혜숙 옮김, 헤더 헤이워드 그림 / 봄봄출판사 / 2009년 10월
절판
솔직히 이 책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요즘도 '머릿니'가 있나 하는 생각과 이렇게 아이들 책으로 나와야 할 정도인가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런데, 뉴스 검색을 해보니 2009년만 해도 머릿니 관련 기사가 여럿 보인다. 예전에야, 환경이 안좋거나 위생이 불량하면 머릿니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것과는 관계없이 집단생활을 하거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통해 전파된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머릿니와 서캐를 없애주는 미용실이 생겨나고 예약이 폭주할 정도라고 하니 못살던 시절의 '머릿니'정도로 생각할 게 아닌 것이었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kcdchome/)에서 찾아보니 머릿니에 대한 설명과 예방, 방제법이 나와있었다.
(사진 출처 : 질병관리본부)
그렇다면 이 그림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표지를 넘기면 위의 실제 사진과는 다른 모습의 귀여운 '이'들이 바글바글한다.
아이들 책이니 아무래도 '머릿니'를 귀엽게 그린 것 같은데, 이 그림책과 더불어 실제 머릿니의 형태나 생태를 함께 살펴보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느날, 엄마 머리에 이들이 이사를 왔다. 긁적 긁적, 벅벅 긁어대는 엄마 머리에 이가 친구들을 데리고 잔뜩 이사를 온 것이다.
하필, 왜 엄마 머리일까?
머리를 감은 후 잘 말리지 않는다던가 해도 이가 서식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말일 것이다.
아이의 머리에 생긴 이를 부모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엄마의 머리에 생긴 이를 아이의 눈으로 보고 있다.
부드럽고 숱이 많은 엄마 머리카락 안에서 이들은 행복해한다.
하루 이틀이 지나자 엄마 머리카락을 붙들고 있는 이가 엄청 바글바글거린다.
이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머리를 감고, 빗으로 빗어내린다.
사실, 머리를 감고 빗는 일은 일상이다.
엄마가 그동안 머리를 안감은 것도 아닐테고,
머리를 감은 후에는 머리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
이 부분이 조금 더 가미되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다.
이는 엄마 머리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어디로 갔을까?
바로 '나'의 머리이다.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의 머리에 이가 있다면 가족 모두에게 옮길 수 있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나 집단에서 이가 생긴 아이가 있으면 그 구성원들도 이가 옮을 수 있다. 그래서 집단 방제를 하는 경우 활동공간을 이틀 정도 비워두기도 하고 머릿니를 털어낼 때도 밀폐된 내부보다는 야외에서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또다른 누군가의 머리로 옮겨갈테니 말이다.
사실, 이 그림책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단지 '머릿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예방법과 방제법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