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건축가의 건축 이야기 마음이 쑥쑥 자라는 세상 모든 시리즈 20
꿈비행 지음 / 꿈소담이 / 2009년 10월
절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 우리 인류 역사에 빛나는 건축물과 건축가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어느 정도 평가를 받은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건축물'들은 우리가 어떤 곳을 다녀왔다는 증거로써 자주 배경에 등장하곤 한다. 건축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것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법이다. 일례를 들자면, 내가 외국인 유학생들을 데리고 우리나라의 역사적 유물이 있는 곳에 갈 때 자주 느꼈던 것이 있다. 경주에 가면 석굴암이나 불국사는 꼭 거쳐 가는 곳 중에 하나이다. 이 책에서도 석굴암을 소개하는 글이 있다.

동아시아의 불교 건축의 총아....라는 제목은 쉽게 와닿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총아'란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니 더욱 그러하다. 어찌되었거나 석굴암은 동아시아 불교건축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간다해도 본문 내용에서 왜 동아시아 불교 건축의 대표가 되었는지를 설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석굴암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설명되어 있으나 그것이 동아시아 불교건축에서 어떤 의미와 위치를 갖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내가 데리고 갔던 외국인 학생들이 보는 눈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경주에 가면 석굴암이 유명하다는 것만 알지 그 이외의 정보는 어둡기 마련이다. 그래서 실제로 석굴암을 보고 난 후에는 실망을 하는 이가 많다.

이 책에서 전달하는 바와 같이 석굴암을 지은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인공의 석굴이라는 점, 그리고 석굴암의 습도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곁들이면 약간 달라진다. 우리가 다른 나라의 건축물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가 아는 만큼 감탄하고 모르는 만큼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이 건축믈이다. 간단한 정보지만 이것을 알고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채로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또 하나, 규모가 큰가 작은가 하는 것은 건축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의 건축물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미를 발견하기 보다는 일단 그 규모에서 실망을 느끼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반대로 우리 나라 아이들이 외국의 건축물을 볼 때 그 웅장한 규모에 매혹되는 경우도 얼마나 많던가? 외양이 화려하고 클수록 더욱 감탄하곤 한다.

하늘 높이 올라가는 건축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가? 세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말은, 건축기술이 뛰어남을 자랑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 못한다. 얼마전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보자. 이 건물은 2001년 9월 11일 테러에 의해 사라졌다. 인명과 재산의 피해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이 건축물 자체의 파괴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쉬운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명성은 계속 지니고 있을 수 없는 단기적인 영광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건축물들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건축물에는 분면 그 이유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건축양식의 변화와 건축물 연대기를 싣고 있다. 학습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는데, 이왕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건축물이 어떻게 선정되는지, 그 가치는 어떤 것인지를 함께 실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이 책의 부재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세계의 건축물을 훑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건축물에 얽힌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오탈자가 눈에 띄고, 사진이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싣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오탈자와 매끄럽지 못한 오류에 대해서는 http://cafe.naver.com/rgchild/337에 올려놓았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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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12-1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들어옵니다. ^^
이젠 건축물도 하나의 종합예술이 아닐까 합니다.
거대함과 세밀함의 조화! 대단하죠

하양물감 2009-12-13 21:52   좋아요 0 | URL
네^^ 그렇네요. 저도 다른분들 서재에 거의 못들어가고 있어요.
바쁘다는 핑계도 있지만, 체력이 딸려서, 애가 잘 때 같이 잠들어버린 게 가장 큰 이유겠지요.
건축을 그냥 단순한 건물로 보지 않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