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단의 비밀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5
방정환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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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이 쓴 탐정소설이라니 처음에는 좀 의아했다. 그제서야 내가 방정환에 대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저 어린이날에나 떠올리는 인물이었을 뿐.

 

이 책은, 방정환이 1925년 잡지 <어린이>에 연재했던 탐정소설이라고 한다. 연재소설인만큼 소제목 아래 글들의 분량이 일정하고 사건의 전개가 빠른 편이다. 주인공인 상호는 동생인 순자를 찾기 위해 일본인인 곡예단 단장을 쫓아간다.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죽을 뻔 하기도 하지만, 위기마다 꾀와 계략으로 모면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곡예단 단장을 쫓아가는 이야기로만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여기에 시대적인 의미를 덧붙인다면 일본인에 대항하는 어린 영웅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사실 이야기 내용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곡예단의 뛰어난 아이 둘을 보고 자신의 조카라고 단정짓고 찾으러 오는 외삼촌이나, 그 두 아이가 아무 의심없이 자신들을 상호와 순자라고 믿는 것이나, 외삼촌 집 근처에 사는 한기호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들을 도와주고 중국까지 함께 가서 고생하는 것이나, 거기서 우연히 들어간 조선협회가 상호와 순자의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다는 것이나. 뭐 하나 갑작스럽지 않은 것이 없고 황당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런 걸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읽는다면 별 문제는 없겠으나 이런 걸 따지는 아이들이라면 황당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방정환이 쓴 탐정소설이라는 것 외에는 그다지 흥미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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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7-31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각자의 느낌은 다 다른 건가 봐요. 저는 가슴 콩닥 거리면서 읽었는데, 아이들도 그런 점에서 동의하더라구요.

하양물감 2010-08-03 15: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아이들 눈으로 읽는 것과, 이런 류의 글을 잘 안읽어본 저하고는 다르겠지요? ^^;
 
신기한 스쿨버스 6 - 공룡 시대로 가다 신기한 스쿨버스 6
조애너 콜 글, 브루스 디건 그림, 이강환 옮김 / 비룡소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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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를 몇 권 보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솔이를 위해 이번엔 '공룡시대'로 떠나보았다.

 

한동안 '공룡'에 푹 빠져 살았던 한솔이의 관심이 다른 영역으로 옮아가긴 했지만, 아직도 공룡이라 하면 눈이 번쩍 뜨이는 아이이다. 여자 아이치고는 공룡에 대한 관심이 제법 오래 가는 편이다. 그동안 읽은 공룡책은 공룡 그림이 위주로 된 책이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글밥을 이해하고 자신이 궁금한 것도 풀고 싶은 단계이므로 이 책도 괜찮겠다 싶었다.

 

프리즐 선생님반 교실에는 참관수업을 위해 공룡 동산을 만들어놓았다. 참관수업에서 만날 공룡은 마이아사우루스. '한반도의 공룡'에는 마이아 사우루스가 안나오지만 스쿨버스도 그렇고, 한솔이가 좋아하는 디에고에서도 마이아사우루스가 나온다. 아무래도 지역별로 사는 공룡이 다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한솔이가 한반도의 공룡을 무척 좋아해서 거기 나온 공룡들에 관심이 많은데 보통의 책들에서는 타르보사우루스가 아니라 티라노 사우루스가 주인공이듯이 보여주는 공룡이 다른 것이 조금 아쉽게도 느껴졌다.

 

신기한 스쿨버스에는 중간중간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숨어있는데, 교실에 붙여 놓은 포스터에 "다른 공룡을 잡아먹는 공룡도 있었습니다"라는 말이 한솔이의 눈길을 끌었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공룡이 공룡을 잡아먹는 것이 육식의 하나라는 걸 이제서야 이해한 듯 싶다. 공룡끼리는 싸우는 것이지 잡아먹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나보다.

 

공룡화석의 종류와 공룡이 화석이 되는 과정은 실사가 아닌 그림이지만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그려놓아서 효과적이었다. 공룡이름을 어떻게 짓는가 하는 꼭지도 재미있는 내용이었는데, 공룡이름이 한국어가 아니므로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설명이 필수적인 것 같다.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지 안다면 이름을 외우는 것도 쉽고 특징도 알 수 있을 것이니까.

 

신기한 스쿨버스는 이번에도 공룡시대로 날아간다. 물론 잘못 조작해서 원하는 시대로 바로 가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스쿨버스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후기 트라이아스기에 도착한다. 마이아사우루스의 알을 보기 위해 떠났지만 스쿨버스는 잘못 도착하는 바람에 여러 시대의 공룡을 모두 관찰 할 수 있게 된다. 얼마전에 읽었던 "꿀벌이 되다"에서는 직접 꿀벌이 되어 그들의 생활을 엿보고 무리에 끼어들기 위해 그들과 비슷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지만, 공룡시대에서는 그저 관찰자로만 있는 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공룡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햇다는 점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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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7-2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저학년 아이들은 이 책 엄청 좋아했는데, 우리 집 아이들은 별 관심을 안 두네요. 한솔이는 좋아하나 봐요.

하양물감 2010-07-21 20:04   좋아요 0 | URL
한솔이는 자기 관심분야의 책은 재미를 떠나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스쿨버스는 물론이고, why시리즈도요.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철수맨이 나타났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 내가 물건을 잘 사야 지구가 건강해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세종도서) 상수리 호기심 도서관 14
정원곽 외 지음, 이상미 그림 / 상수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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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취지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를 만났다. 소비의 주체가 될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이 되어 반가웠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우기때문에 나의 행동이 내 아이의 생활패턴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무조건적으로 어른들의 행동과 생각을 모방하거나 따르지는 않는다. 그들만의 생각이 있고, 비판의식이 있기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현실을 똑바로 전달하고 거기에 공감하게 만들어 스스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 이런 정보와 현실을 알려주는 책이 유용할 것이다.

 

상수리호기심도서관 시리즈의 책들은 다양한 주제를 아이들의 시각에 맞게 풀어낸 시리즈라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구성은 시리즈 도서의 구성이 동일하다. 아이들이 책을 읽다가 어려운 말이 나오면 '무슨 뜻이에요?'에서 설명을 하고, 네모상자 안에는 토막상식 같은 것이 있어서 흥미롭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다음 책의 내용을 정리해볼 수 있는 퀴즈가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윤리적 소비와 착한 소비가 무엇인지를 설명한 다음 안전한 먹을거리, 농업과 환경의 윤리적 소비, 사람과 노동의 윤리적 소비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윤리적 소비나 공정무역에 대해 조금 공부를 한 터라 첫장에서 다룬 '윤리적 소비와 착한 소비'의 설명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고 중요한 사실만 간략하게 정리를 한 것이기 때문이겠지만.

 

2장부터는 실제 예를 들어가며 윤리적 소비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광우병이나 멜라민, 유전자조작식품 등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알려주는데, 최근 몇 년간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윤리적 소비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는 상품을 구매하는 운동을 윤리적 소비라고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면 이러한 사건들이 왜 소개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대량생산을 위해 동물이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장거리이동을 위해 환경을 오염시키고,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저임금으로 착취할 수 있는 아동노동이 묵인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똑바로 알리고 그것이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림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윤리적 소비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어떤 윤리적 소비운동을 하고 있는지도 소개하고 있는데,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출발을 했지만, 그 취지에 공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굳이 국제적 무역이 아니더라도 국내 생산 물품에 대해서도 윤리적 소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급이 가능한 물품까지도 해외에서 싼 가격에 들여오다보면, 국내 생산자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들이 초콜릿이나 축구공 같이 흔히 거론되는 윤리적 소비의 예 외에도 국내의 생산자들에게로 눈을 돌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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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맴 매미의 한살이 과학 그림동화 27
도쿠다 유키히사 지음, 고향옥 옮김, 다카하시 기요시 그림 / 비룡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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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다. 며칠 전만 해도 선풍기 없이도 지냈는데, 이제는 에어컨에 선풍기에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덥다. 여름이 되니 한솔이의 관심 곤충에 '매미'를 추가시키기 위해 이 책을 찾았다. 시끄럽게 울어제끼는 매미 소리가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주택가이긴 하지만 뒷산이 가까워서 별별 곤충이 다 날아들곤 하는데 매미들은 아직인가보다.

한솔아, 우리 매미에 대해서 알아볼까? 

 
이 책의 주인공인 기름매미이다. 그동안 유지매미는 많이 들어봤어도 기름매미는 처음이라 찾아보니 같은 매미란다. 울음소리가 '지글지글지글'하고 들려서 기름매미라고 한단다. 유지매미와 기름매미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

이 책에는 매미의 실제 크기와 함께 모양을 자세히 알기 좋도록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수컷 기름매미가 울자 암컷 기름매미가 날아와 짝짓기를 한다. 그리고 알을 낳는다. 한솔이가 처음으로 '짝짓기'가 뭐냐고 물어봤다. '결혼'이라고 말해줬다. 5살짜리에겐 그 정도 이상은 좀 어렵겠지싶다. 짝짓기를 해서 암컷 기름매미가 알을 낳는데, 한솔이가 "엄마랑 아빠랑 결혼을 해서 한솔이를 낳았어요."라며 제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 

 
기름매미의 알의 실제 크기가 책 아랫부분에 그려져 있다. 그림책에는 크게 표시가 되었지만, 책 아래에 그려진 알을 보고 요렇게 작냐며 신기해한다. 

 
 

나무껍질 속에서 살던 알이 애벌레가 되어 땅에 떨이지고, 개미나 거미들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땅속에 들어가 숨는다. 한솔이는 그림책에 나오는 개미, 콩벌레, 거미 등에 관심을 가진다. 요즘 자주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개미는 무엇을 먹어요? 이것도 먹어요? 소금은 싫어해요?"인데, 이 그림을 보더니 "개미가 매미 애벌레도 먹어요?"라며 묻는다.

 

땅 속에 떨어진 기름매미의 실제 크기도 그려져 있다. 풍뎅이랑 하늘소가 벌써 어른이 되어 날아갔지만 매미는 아직 땅 속에 산다. 땅속에서 5년을 보낸 매미가 땅밖으로 나온다. 한솔이는 자기도 5살이라며 매미의 나이를 손으로 꼽아본다. 한솔이는 요즘 5살짜리에 관심이 많다. 매미도 5살이 되어 땅박으로 나오니 급관심모드~!!

 

 

땅밖으로 나온 매미가 날개를 달고 우리가 아는 매미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관심있게 보았다. 그동안 자주 본 것은 나비 애벌레가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것이었는데, 매미도 이렇게 변신을 하는구나. 하고 말한다. 자연관찰 책은 이렇게 전에 알고 있던 사실들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더 이해가 쉬운 것 같다.

 

조만간 매미 소리가 우렁차게 들릴 것이다. 한솔이가 즐겨 듣는 동요 중에 "낮에는 매미가, 밤에는 귀뚜라미가 시끄럽게 운다, 잠좀 자자"하는 노래가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한솔이가 그 노래를 부른다.

 

매미의 한살이를 제대로 짚어봤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진짜 매미를 보는 일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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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7-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공주님, 책 보는 모습이 무척 진지한데요.

하양물감 2010-07-21 20:05   좋아요 0 | URL
제 딴엔 제법 진지하게 보는 편이에요. 어떨 땐 너무 조용해서 보면 책꽂이앞에서 책을 꺼내서 그냥 그 자리에서 읽고 있어요.
 
<생명을 살리는 윤리적 소비, 철수맨이 나타났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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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여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더불어 온다리쿠 식의 이야기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그들에게도 읽을만한 책이다. 내가 그런 사람중에 하나다. 하하. 만화의 컷을 중간 중간 삽입한 것도 괜찮은데, 이걸 표지로 사용한데는 조금 의아스럽다. 책 표지로도 책을 선택하곤 하는데,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들었더라면 아마도 유치한 학원물이려니하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법하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표지도 좋아하나?

 

어쨌든, 유치한 제목과 표지그림과는 달리, 이야기는 너무나도 재미있게 전개되었다. 전설의 철수맨 - 아, 철수맨이라니... 요즘 유행하는 ~녀, ~남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다, 그래도 정의의 용사하면 ~맨이 최고지 -을 직접 만나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

 

지역적 배경과 맞물려 철수맨의 존재는 전설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그 철수맨의 가방에서 '파이널 잉글리시'가 삐죽 튀어나왔다는 폼 빠지는 등장이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일 가능성을 뒷바침할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는 것은 좀 어설프지만 말이다. 어쨌든, 예전의 그 철수맨은 아니지만, 자기 또래의 아이들 중에 철수맨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의 호기심은 발동한다.

 

희주가 우연히 목격한 철수맨, 전설의 철수맨을 직접 보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자신의 상황을 철수맨에게 기대 해결해보고 싶어하는 희주의 바램이 다른 친구들에게 그의 존재를 알린다. 유채와 지은, 그리고 철수맨의 후보로 거론된 주현우, 박민혁, 백윤주, 강준석까지 이 일에 동참을 하게 되고, 결국은 진짜 철수맨의 도움을 받게 된다.

 

7명의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자신만의 고민을, 철수맨을 쫓는 과정에서 함께 나누고 이해하면서 하나씩 풀어간다. 결국 철수맨의 진짜 존재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누구나 철수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철수맨'이란 어쩌면 우리들 각자의 내면에 감추어진 또하나의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7명의 아이들 모두 이 책의 주인공이지만 철수맨의 후보로 거론된 주현우나 박민혁에 비해 백윤주의 분량이 적고, 오히려 강준석의 이야기에 더 무게가 쏠린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각자의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들을 품고 있지만, 이야기는 가볍게 풀어간다. 이들의 고민이나 문제가 주로 아이들과의 대화와 자신만의 생각을 통해 다 풀려버리는 점이 조금 맥빠지고, 전환점이 되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탈주범의 손에 잡힌 상태에서 철수맨의 도움으로 살아나는 과정에서라는 점도 조금 아쉽기는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두 가지 느낌이 상반되는데, 하나는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어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캐릭터 설정이 지나치게 만화적이고 이야기가 서둘러 끝난 것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또래 아이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특성을 잘 분석하고 있어서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p.85

유채가 보았을 때 현우는 지은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그도 겁이 많았다.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유형이었다. 어쩌면 또래 모두가 같은 유형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이 나이를 겁 없는 나이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현재의 세상이 전부이기에 일상을 차지하는 소소한 일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박에 없는 것이다. 모두가 고등학생이나 성인이 된 후를 쿨하게 꿈꾸는 척하지만, 실은 그것은 말뿐이고 문제의 요지는 모두 현실 안에 있다. 학교 안에, 교실 안에, 바로 곁에 있는 친구와의 모이지 않는 관계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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