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 1218 보물창고 5
버나드 엡슬린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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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밌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두 권 읽었던 것도 아닌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낀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한 수많은 예술작품들만 봐도 얼마나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숨어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서 그런가, 쉽게 풀어내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것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버나드 엡슬린의 머리말을 읽어보면, 영어로 번역된 내용을 읽으면서 그리스 어와 라틴어로 듣고 읽었던 신화와는 다른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나도 가끔 번역서와 원서를 읽을 때 그런 느낌을 받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언어 자체가 주는 느낌이 달라서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도 원어의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화는 다양한 형식으로 변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많은 연구서와 번역서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신화이야기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해석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펼쳐보게 된다. 신화 자체의 줄거리는 달라지지 않지만, 작가의 해석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게 다가오기도 하니까, 다양하게 읽어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으리라.

 

그리고 이 책은 신들과 인간의 대화, 반인반신 또는 자연의 이야기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신화 자체로만 끝나지 않고 언어의 어원을 밝혀주거나, 자연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이야기해줌으로써 신화를 읽는 재미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주변 청소년들에게 신화를 추천할 때는 아마 이 책을 먼저 손에 들 게 될 것 같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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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근처이다.

이 학교가 처음 개교했을 때, 다른 학교에 다니던 나는 줄을 서서 이 학교로 단체이동을 하였다.

그때가 3학년때이다.

 

맞은 편에 보이는 저 건물은 지금은 경찰기동대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밭이었고,

한솔이가 편안하게 앉아있는 저 인조잔디 깔린 운동장은 매일 매일 돌을 골라야하는 맨땅이었다.

가끔 학교 안 교실을 들여다보면, 이리저리 조금씩 바뀐 모습이 보이더니, 한달쯤 전부터 운동장의 흙을 파헤치더니 저렇게 인조잔디가 깔렸다.

 

한솔이는 신난다하고 공놀이를 하면서 벌러덩 드러눕기도 하지만, 나는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

이왕이면 인조잔디가 아닌 진짜 잔디였다면 좋을텐데... 안그래도 흙밟을 일 별로 없는 아이들의 운동장에 흙이 다 사라지고 콘크리트와 인조잔디가 깔리니 그리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이야 새로 깐 거라 깨끗해보이지만(실제로도 깨끗할까??)

저거 관리하는데도 꽤나 힘들겠다...

 

2년만 지나면 한솔이도 저 학교에 입학을 할 것이고, 엄마의 후배가 되는구나..생각하면,

학교의 변화(외양의 변화)가 눈에 자꾸 들어온다.

 

2년전인가? 학교 뒷편에 오래된 벚나무들이 다 사라지고 장미울타리로 변했을 때도,

그냥 저 큰 나무들이 있는게 더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가? ^^;

 

운동장의 가로등은 태양열을 사용하는 가로등으로 바뀌었고 (이건 괜찮았어~)

흙이랑, 모래사장이랑, 철봉이랑, 정글짐이랑 이런 것들은 다 사라졌다.

좀 심심한 운동장..

운동장 같지 않은 운동장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조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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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단지 2011-09-28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한솔이가 많이 컸네요.. 요즘 아이들 운동장이 저렇게 변하고 있어서 그냥 그랬어요. 그냥 두고 잘 보수하면 안되나? 그리 생각했어요. 어릴 때 보던 것들~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요..너무 정리가 잘 되어버려서!
 
한입에 덥석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44
키소 히데오 글 그림, 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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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깜찍한 책을 얼마전에야 보게 되었다. 물론 집안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었던 책인데, 한솔이가 꺼내왔다. 한솔이에게 읽어주려고 구입한 책이지만, 어쩌다보니 그냥 그대로 꽂힌 채 시간이 흘렀던 것이다. 나는 책을 사서 꽂아두지만, 가능하면 한솔이가 읽겠다고 스스로 골라온 책만 읽어준다. 제 눈에 표지의 그림이 별로 마음에 안들었을 수도 있다. 사실 표지 그림은 그다지 흥미롭지 못하다.

 

그런데 웬일로 이 책을 꺼내왔을까? 아마도 내 짐작에,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 한솔이가 제목에 이끌렸을거라 여겨진다. 첫 장을 넘기자 표지에 깜찍한 수박얼굴이 있다. 수박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얼굴표정이 달라지니 거참 재미나다. 

 
동물들이 수박 한 덩이를 발견하고 갈라먹게 되는데,

악어가 뾰족뾰족한 꼬리로 동물들 숫자만큼 수박을 잘라놓는다.

어떻게 먹을까?

처음에 개미가 야금야금 먹었을 때는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뒤로 넘길수록

다양한 동물들이 자신의 얼굴이나 특징을 살려 수박을 잘라먹은 모습이 재미나다.

한솔이가 끔뻑 끔뻑 넘어가며 웃는다.

 

그동안, 이렇게 단순화된 그림을 거의 보지 않았기때문일까 유난히 즐거워한다.

그리고 동물의 부리나 이빨, 얼굴 모양 등과 비슷하게 잘려나가는 수박을 보고 있으니

동물들의 특징도 눈에 띈다.

 

아, 그랬다. 수박을 먹는 사실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내가 그동안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자연관찰적인 책만 한솔이에게 보여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하마다 그 큰입으로 수박을 한입에 덥석 먹어버린 걸 보며 한솔이는 까르르 넘어갈 정도로 웃어댔다.

 

마지막 장면은 한입에 덥석 수박을 먹은 하마와 수박 속을 개미굴처럼 파들어간 개미의 모습이다. 이 장면을 보는 한솔이는, "엄마, 하마가 한입에 수박을 다 먹고 또 먹고 싶어서 개미 수박을 보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제일 큰 하마와 제일 작은 개미의 대비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간단한 그림과 내용이지만, 의외로 아이에게 웃음을 주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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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아빠효과 - EBS 교육방송
김영훈 지음 / 베가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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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엄마들이 읽어야할까? 아빠들이 읽어야할까? 제목만 보아서는 아빠가 읽어야할 것 같고, 부제-대한민국 엄마들을 위한 완전육아지침서-를 보아서는 엄마가 읽어야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이 아빠-육아에 무관심한-를 육아의 세계로 불러들일 수 있는 책이 아닐까하는 기대를 안고 읽었다.

 

"섬세한 정보력으로 아이를 코칭하면서 키우는 게 엄마라면, 큰 그림을 그려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아빠의 몫이다. 이 책은 아빠가 아이의 두뇌발달을 촉진하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익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씌어졌다. -중략- 아빠의 뇌는 엄마의 뇌와 다르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과 아빠의 역할이 합쳐져야만 비로소 완전한 두뇌육아를 할 수 있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해야만 아이는 완벽한 정서적 안정을 이룩할 수 있고 최고의 두뇌발달을 이룩할 수 있다. 이 책은 두뇌태교를 하고자 하는 예비아빠나 두뇌육아와 두뇌교육에 관심이 많은 아빠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p.6-7)

 

그렇다면 저자는 아빠를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 그동안 육아에 대해 무관심했던 아빠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될 것이다. 다만, 아빠만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이 얼마나 소개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엄마들이 읽는 육아서의 내용에 '엄마'에게 요구되던 것을 '아빠'로 바꾸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육아이론서를 읽어보지 않았던 아빠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겠지만, 육아이론서들을 몇 권 읽은 엄마(!!)들에게는 그냥 그 내용이다.

 

다만 16페이지 정도의 [1장, 아빠의 존재의식]과 일부 몇 페이지는 읽을만하다. "엄마와 아빠의 차이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이기도 하다. 엄마가 상황을 감성적으로 판단하는데 반해 아빠는 보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 아빠는 엄마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이러한 전혀 다른 성향은 서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완전해진다."(p.19) 그러므로 엄마만이 육아를 하는 것보다 아빠가 함께 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 "아빠는 아이와 대화하거나 훈육을 할 때 좀 더 논리적이다. 이러한 태도는 아이가 사회성과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학습에서도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수학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중략- 아빠의 객관적인 시각은 아이로 하여금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고 강한 아이로 만든다."(p.23) 아이의 성장발달에 미치는 아빠의 고유한 영향력을 로스 D. 파크는 '아빠효과'라고 개념화시켰다. 엄마와 다른 생각, 다른 가치관을 접하게 하는 것만큼 의미있는 교육은 없으며 그것은 바로 아빠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한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은 함께 한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의 질이 더 중요하며,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그에 필요한 지식과 헌신이 있어야하고, 솔직하게 아이를 대하고 아이를 존중할 수 있어야(p.29)한다는 말은 이 책의 중요내용이다.

 

아빠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육아에 참여하게 된다면 의미있는 일이 되겠지만, 얼마나 동기부여가 될지는 모르겠다. '엄마와 다른 아빠의 역할'을 보면 '아기의 울음 파악하기, 안고 분유 먹이기, 기저귀갈기, 목욕시키기, 재우기, 시킨십'등이 있는데, 이게 어째서 엄마와 다른 역할인지 모르겠다. 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아빠가 서툰 것은 이해하지만, 아빠만 해야 하는 역할도, 방법이 다른 것도 아니다. 아빠가 해주면 더욱 효과가 좋은 아기 마사지같은 경우, '아빠'가 해줘서 좋은 이유가 없다. 그러니 굳이 아빠가 할 필요성을 느낄까? '놀이'의 경우에는 아빠는 놀이친구로서 육체적인 방법을 통해, 엄마는 언어를 통해 두뇌발달을 도와준다는 차이가 있으므로 이해가 되지만, 아빠가 그림책을 읽어주면 엄마가 읽어주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p.135-136에는 아빠가 구체적으로 해야 할일이 서술되어 있는데, 이런 대화가 과연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제시된 구체적인 방법들은, 아빠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엄마들이 해왔거나, 하면 좋다고 들어오던 방법들이다. 다만, 이 책을 아빠들이 읽고 함께 육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 아빠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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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2
헬린 옥슨버리 그림, 피터 벤틀리 글,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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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보다가,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지금처럼 다 갖추어진 장난감도 없었지만, 만들 수 없는 것도 없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고, 그걸로 상상 속의 모든 세계를 다 만들었다. 수건 하나를 갖고도 공주의 머리장식이 되기도 하고, 드레스가 되기도 하고, 아름답게 수놓아진 이불이 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조금 없는 것이 차고 넘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하게 꾸며진 소꿉놀이 주방세트가 없어도 그보다 더욱 완벽한 주방이 있다고 생각하며 놀았으니까.

 

이 그림책 속의 잭과 자크, 캐스퍼도 큼직한 종이상자 하나, 낡은 이불보 한장, 막대기 몇 개, 마대 두 장과 깨진 벽돌로 튼튼한 성을 만든다. 거기서 그들은 용과 싸우고 괴물을 물리친다. 아이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그들은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논다. 그러다 거인(부모)들이 나타나 하나 둘 기사를 데려가고 잭은 혼자 남아 외로운 성을 지킨다.

 

무섭지 않다고 생각해보지만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 잭을 데리러 온 커다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마구마구 솟는다. 어른인 나에게는 이 그림책이 어린 시절의 놀이를 떠올리게 해주었는데, 한솔이에게는 어떤 걸 보여주었을까?

 

아마도, 잭과 자크, 캐스퍼가 놀았던 것처럼 그렇게 상상에서는 못만들 것이 없다는 걸 알았을까? 아니면 아이들의 모험이 끝나고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왔을 때의 포근함을 느꼈을까?

 

한솔이는 커다란 종이상자를 하나 가지고 나와서 바퀴를 그리고, 원반던지기 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는 핸들을 만들어서 멋진 차를 만들어내고는 거실을 돌아다닌다. 여자아이치고는 좀 엉뚱한 걸 만들긴 했지만, 그럼 어때? 오늘은 우리집이 고속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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