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도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근처이다.

이 학교가 처음 개교했을 때, 다른 학교에 다니던 나는 줄을 서서 이 학교로 단체이동을 하였다.

그때가 3학년때이다.

 

맞은 편에 보이는 저 건물은 지금은 경찰기동대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밭이었고,

한솔이가 편안하게 앉아있는 저 인조잔디 깔린 운동장은 매일 매일 돌을 골라야하는 맨땅이었다.

가끔 학교 안 교실을 들여다보면, 이리저리 조금씩 바뀐 모습이 보이더니, 한달쯤 전부터 운동장의 흙을 파헤치더니 저렇게 인조잔디가 깔렸다.

 

한솔이는 신난다하고 공놀이를 하면서 벌러덩 드러눕기도 하지만, 나는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

이왕이면 인조잔디가 아닌 진짜 잔디였다면 좋을텐데... 안그래도 흙밟을 일 별로 없는 아이들의 운동장에 흙이 다 사라지고 콘크리트와 인조잔디가 깔리니 그리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이야 새로 깐 거라 깨끗해보이지만(실제로도 깨끗할까??)

저거 관리하는데도 꽤나 힘들겠다...

 

2년만 지나면 한솔이도 저 학교에 입학을 할 것이고, 엄마의 후배가 되는구나..생각하면,

학교의 변화(외양의 변화)가 눈에 자꾸 들어온다.

 

2년전인가? 학교 뒷편에 오래된 벚나무들이 다 사라지고 장미울타리로 변했을 때도,

그냥 저 큰 나무들이 있는게 더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가? ^^;

 

운동장의 가로등은 태양열을 사용하는 가로등으로 바뀌었고 (이건 괜찮았어~)

흙이랑, 모래사장이랑, 철봉이랑, 정글짐이랑 이런 것들은 다 사라졌다.

좀 심심한 운동장..

운동장 같지 않은 운동장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조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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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단지 2011-09-28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한솔이가 많이 컸네요.. 요즘 아이들 운동장이 저렇게 변하고 있어서 그냥 그랬어요. 그냥 두고 잘 보수하면 안되나? 그리 생각했어요. 어릴 때 보던 것들~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요..너무 정리가 잘 되어버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