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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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기차여행은, 우리 나라를 기차를 타고 이동을 하면서 지나가는 곳을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서울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정동진으로 가는 기차여행을 담고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역을 중심으로 주변의 지리적 정보를 알려준다. 제목을 보고 착각할 수 있지만 (^^) 체험여행이나 기차여행을 위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 아니라 지리적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다. 입체지도를 통해 평면지도에서 느낄 수 없는 우리 땅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기차가 가는 길을 따라가다보니, 어느 특정지역보다는 기차가 지나가는 넓은 지역에 대한 정보가 잘 드러나 있는 책이다.
글쓴이의 소개를 보면 지리, 지도와 관련있는 글을 전문적으로 써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림작가는 한태희작가로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작가여서 그림을 보면서 편안한 낯익음을 느끼기도 하였다.

첫 출발은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시작한다. 서울역이 아닌 용산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서울에는 서울역 뿐만 아니라 다른 역들이 있음을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 부산에서도 부산역뿐만 아니라 구표역, 부전역, 사상역, 해운대역 등 여러 역이 있는 것처럼. 요즘 철도민영화로 시끄러운 탓에 철도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전동차를 비롯하여 코레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우리집 아이는 초등 1학년이라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는 깊이 들어가 이야기할 수 없었지만, 초등 중학년 이상이라면 함께 이야기해 볼 필요도 있다. 물론 이 책은 지리적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책 본래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읽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서울 한복판을 달리는 기차의 경로를 생각하면서 주변의 생태적 환경, 그리고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을 건너기 위해 30여 개의 다리가 놓여져 있음을 그림을 통해 이해한다. 그리고 기차는 광명역을 지나 서울의 위성도시를 거쳐간다. 하늘에서 내려본 듯한 지도를 보면서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의 위치도 가늠해보고,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도 살펴본다. 책의 아래 부분에 지리적 정보가 소개되고 있는데 서울의 위성도시도 설명되고 있다. 또한 KTX기차에 대한 설명도 부가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기차의 속도를 나타내는 숫자를 보여주거나 기차 안 풍경을 그린 그림이 있다.

그리고 지도로 일부분을 보기 때문에 국토의 어느 부분을 지나고 있는지도 그림 아래에 한국지도와 함께 빨갛게 표시된 부분이 그것을 보여준다. 다방면의 각도에서 지리적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을 거쳐 전라북도로 들어서면, 전라도의 지리적 특성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도시의 모습이 주로 보였던 서울에 비해 너른 들과 자연광경이 더 많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곡식창고라 불릴만큼 쌀이 많이 나는 지역적 특성, 그리고, 대전 이후부터는 고속철도 전용선이 아닌 철길을 달리므로 속도가 느려졌음도 알 수 있다.

전라도의 호남평야를 지날 때 그 광경을 통해 평야가 많은 이 지역의 특성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지역이지만, 아래 그림처럼 높은 산이 있는 지역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광주로 들어서서 기차에서 내린 주인공은 할머니를 만나고, 광주의 송정역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는 다른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제일 관심있게 본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자주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광주에서 부산으로 오는 길이라 역순이긴 하지만, 자주 가 본 곳이라 그 특징이 잘 담겨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남도의 다도해 부분. 아무래도 섬과 바다를 중심으로 지리를 살펴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기차는 이 곳을 직접적으로 지날 수 없는 곳이지만, 남부 지역을 통과하면서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 큰 섬이라는 거제도는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부산과 연결이 쉬워졌기에 자주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광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에 순천을 지나간다. 순천은 올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때문에 관심을 많이 받은 지역이기도 하다. 갈대밭의 모습이 순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남해 지역을 지나 다다를 수 있는 곳, 부산. 부산으로 오자 역시 도시형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바다라는 자원과 도시가 공존하는 부산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낙동강이 끝나는 지역이기도 하여 모래가 쌓여 이룬 지형도 살펴볼 수 있는 배려가 보인다.
부산에서는 다른 아이들의 여행이 시작된다. 부전역에서 출발하여 정동진으로 간다. 부산에서 정동진까지 가는 여행은 그리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15년전쯤 기차로 정동진에 간 적이 있는데 중간에 갈아타기도 하면서 간 기억이 있다.

경북지역을 지나면 당연히 경주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도 짚어볼 수 있다.

지형의 모습이 강원도로 들어서면서 달라졌음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림이다. 앞서 보았던 전라도의 곡창지대와는 다른 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기차로 떠나는 여행이지만, 지형과 그 특색이 다른 지역의 모습을 상세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우리가 기차를 통해 우리나라의 곳곳을 돌아볼 수 있지만, 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 앞서 보았던 섬이나 바다를 건너가야 하는 곳도 있지만, 육로지만 갈 수 없는 북쪽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부가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런 류의 지리관련 책이나 사회제도 같은 것은 예전에 비해 빠른 시간에 변화하기 때문에 최신의 자료를 볼 필요가 있다. 국토이용계획이 자주 변하고, 최근 몇 년간 변화가 생긴 곳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아이와 함께 우리 지형을 살펴볼 수 있었고, 국토의 전반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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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 - 샘터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재순 지음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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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도 책이 되는구나.

나의 첫 느낌은 이것이었다. 인쇄매체에 쓴 칼럼이 책이 도기도 하고,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책이 도기도 하는데, 잡지 맨 뒷장을 장식했던 글이 책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월간 샘터에는 맨 뒷표지에 이렇게 멋진 글들을 실어왔던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글을 기다려 읽은 이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몰랐다.

 

잡지를 꽤 꼼꼼하게 읽는 편인데, 나의 무의식이 잡지 뒷표지는 당연히 광고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이 책을 펼쳐보고서야 집에 있는 월간 샘터 뒷표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그랬구나.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천천히 가되, 세월아 네월아 흘려보내지 말라는 말인가? 서둘러 가되 꼼꼼하게 살펴보고 가란 말인가? 읽어보면 알 일이다. 월간 뒷표지이니 그 즈음에 화두가 되었던 일에 대해 쓴 것도 있을터이고, 잡지의 특집에 맞게 쓴 글도 있을 것이다. 하나하나 읽어본다.

 

2007년 10월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란 상대의 인품에 맞추어서 심리적 거리를 잘 조절하는 사람이 아닐까.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되도록 먼 곳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일 것이다." (p.18)

 

이 글귀가 마음에 든 이유는 뭘까? 아마도 내가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일이 바로 인간관계이다. 학부모가 된 후부터는 아이의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다. 엄마를 보면 아이가 보이고, 아이를 보면 그 집 부모가 보인다. 그래서 어떨 때는 엄마가 마음에 안들어서, 혹은 그 집 아이가 마음에 안 들어서 관계가 소원해질 때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그 아이와 내 아이의 관계에 따라 다른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인간관계란 무수한 변수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것이어서 딱 이렇다 정의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 글귀가 무척이나 와닿는다. '상대의 인품에 맞추어서 심리적 거리'를 잘 조절한다는 것. 조금은 알 것 같다.

 

2000년 7월

허친스가 고전목록과 함께 학생들에게 내 준 과제

1. 롤 모델로 삼을 책을 정하라

2. 영원불변한, 인생의 모토가 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라

3. 발견한 가치에 대하여 꿈과 비전을 가져라 (p.28)

 

2012년 6월

'경영학자들은 현재의 세계를 표현할 때 군사용어를 사용하여 VUCA라고 부른다. V는 불안정성, U는 불확실성, C는 복잡성, A는 애매모호. (P.38) vuca환경에서는 주어진 일을 충실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최고 기능을 가졌더라도 안심할 수가 없다. 앞으로 필요하게 될 새로운 기술, 기능을 찾아서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인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p.39)

 

지금의 내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배워야 하는 이유다. 지금에 만족하면서 산다고 해서 당장에 별반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사회에 나와서 움직이고, 사회의 변화를 몸으로 부딪치면서 느낄 때에야 비로소 저 말이 무슨 말인지 체감할 수 있는 듯하다.

 

2008년 11월

'우정을 유지하는 것은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하다, 좋은 친구를 오래도록 사귀는 방법을 터득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정을 키워 나가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상대의 장점을 끌어내느냐 하는 것이리라. (p.91)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어떤 친구든 나의 인생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 서로 나눌 것이 많을수록 배우는 것도 많다. 상대에게 무엇인가 조그만 것이라도 물심으로 주고 싶어 하는 마음 - 그것이 우정의 씨앗이 아닐까. (p.92)'

 

아하... 우정이라.

오래된 벗을 만나면 좋은 점이 말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준다는 것이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지금의 내 상태를 그대로 봐준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만나면 편안함을 느끼고, 또 오래도록 계속 보고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나눌 것이 많을수록 배우는 것도 많다는 말이 꽤 가슴에 오래 남을 듯하다.

 

2009년 11월

'무리한 야망을 키우지 마세요. 그 해 그 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만 하세요. 그러면 커리어는 절로 굴러갑니다. - 헨리 키신저' (p.123)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가장 충실하게 반응하는 것, 그것이 나를 키우는 일인 것 같다.

 

2011년 1월

'평범한 교사는 그저 일방적으로 주입하려고 한다. 좋은 교사는 설명을 해 준다. 훌륭한 교사는 스스로 실천해 보인다. 그리고 위대한 교사는 마음에 불을 지른다.(p.199)'

 

아, 나는 누구의 마음에 불을 비른 적이 있던가? 반성하는 밤이다.

 

줄을 그어가며 읽었더니 마음에 와닿는 글귀가 제법 되었다. 가끔은 쓸모없다 여기거나 내게는 필요없는 부분이라 여겼던 곳도 기꺼이, 즐거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땐 내 출근길이 지하철로 오가는 거리만 되어도 좋겠다. 멍하니 앞사람 발끝만 바라보느니 이런 글귀 마음에 담는 시간을 만들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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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재다 -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
육동인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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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재다'라는 제목은 멋지다.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창의성 교육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폈다면, 잘못 선택한 것이고, 부제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라는 말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그래서 박근혜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가 어떻게 하면 실천될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이다 생각하고 읽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다. 이 책은 육아서나 교육서가 아니라 '경제서적'에 속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 책은 유대인의 경제시스템을 벤치마킹한 현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3장으로 나누어진 내용을 살펴보자면, 1장은 창조경제, 결국은 사람이다 2장은 창의인재, 유대인은 이렇게 키워냈다 3장은 밥상머리 대화가 창의인재를 만든다로 구분된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의인재를 길러야 하고, 창의인재는 밥상머리교육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구성이다.

 

저자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가 큰 사람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과거 정부의 정책을 변형하거나 단순 업그레이드 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를 상상력과 창의성이라는 '창조역량'에 기반을 둔 새로운 체질로 혁신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p.22)는 문장은 그를 뒷받침해준다. 저자는 우리 나라의 행복지수와 노동생산성이 OECD회원국 중에서 낮은 이유를 "직업 선택의 기준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P.27)으로 보며,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이것이 직업으로 연결되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길"(P.27)로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유대인의 사고방식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며 그 중 '창의성'에 주목한다.

 

"유대인은 창의성을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으로 규정"(P.28)하며, "'남과 다름'을 추구하는 교육은 다른 말로 하면 자기에 맞는 적성을 찾아 그것을 계발하고, 그런 적성에 맞는 학교와 학과,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P.33)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창의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과 진로 적성교육을 함께 이야기한다. 직업이나 적성, 진로교육은 현 정부 들어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직업, 진로 교유을 받게 하고, 도우미로 대거 동원시키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직업적성교육과 경제교육의 중요성, 그리고 창년창업의 활성화이다. 2장에서 소개한 많은 성공한 유대인들이 경제분야에서 파워를 느끼게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이와 상통한다. 물론 학문적 성과를 남긴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 마르크스도 다루고 있으나, 뒤에 소개된 인물들은 대부분 경제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와 함께 저자는 현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의 미래를 부모 자식 간의 밥상머리 교육, 가정과 학교에서의 진로, 적성 교육에 중점을 둔다.

 

마지막 3장에 오면 창의성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들에게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은 '대화와 토론'이며, 이를 통해 남과 다름을 확인하고 대화와 토론을 하는 동안 상상력과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이 책이 경제서적인만큼 유대인의 경제관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며, 청년창업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현 정부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를 열었고, 교사도 시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일자리를 늘린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시간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직장과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일자리이다. 그런데 창조경제를 외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왜 시간제 일자리 같은 미봉책만 나올까? 물론 이러한 시간제 일자리는 경력단절여성과 노년층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청년 실업자들은 어떻게 할까? 이 책이 제시하는 것처럼, 유대인들이 그렇게 한 것처럼 13세가 되면 투자자금을 마련해주고, 20대가 되기 전에 창업을 하면 될까?

 

내가 이 책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이런데 있다. 적어도 현 정부의 창조경제가 핑크빛 미래라면 국민 개개인의 밥상머리 교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국가와 정부에 그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글을 썼어야 한다. 새마을운동때처럼 내 집앞 쓸기부터 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은 적어도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요구한 다음에 피력했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인재지만, 누구나 인재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느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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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 소피의 감정 수업 1 작은 곰자리 22
몰리 뱅 글.그림, 박수현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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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부모님이 자주 찾는 책 중 하나이다. 그동안 절판되었다가, 다시 꽃단장하고 나왔다고 한다. 오랫만에 이 그림책을 펼쳐본다. 어린이 그림책 중에는 이렇게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같은 원색이 선명하게 표현된 그림책들이 있는데,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소피는 화가 나면, 정말 정말 화가 나면 어떻게 할까? 제목과 표지의 얼굴 표정만으로도 궁금해지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주로, 유치원에서 권장도서처럼 이 책을 읽어오라는 숙제(?)가 많아서 어머님들이 자주 찾는 그림책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은 자기 감정을 조절할 줄 모르기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이 그림책이 하나의 방법 제시를 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정말 정말 화가 날 때, 화산처럼 폭발할 때 그때 어떻게 할까? 소피의 경우를 모델로 하여 방법을 제시한다.

집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풍경. 한참 놀고 있는데 언니가 형이 동생이 자기 차례라며 장난감을 가지고 가 버린다. 그런데 내가 울고 떼를 써도 순서를 기다린 언니 차례가 맞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렇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건 정말 화가 나는 일이다.

화가 난 소피 얼굴이, 콧구멍이 벌렁벌렁 할 것같은 소피 얼굴이 너무나 생생하다. 자, 이제 어떻게 하지?

소피는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고, 닥치는대로 부숴버리고 싶지만,

화산처럼 폭발하고 싶지만,

정말 정말 하가 나면,
집 밖으로 나가 달린다.
여기서 반전~!!

보통의 아이라면, 떼를 쓰고, 악을 쓰고, 던지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칠텐데 우리의 소피는 문을 열고 나가 밖을 달린다.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주저앉을 때까지 달린다.

그리고 잠깐 훌쩍~!!

그리고 나서 소피는 늙은 너모밤나무를 찾아가 나무 위에 올라가서는 산들바람과 물결을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러면 이 넓은 세상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앉아주는 것만 같다. 그리고 마음이 진정된 소피는 집으로 돌아온다.

자, 여기까지는 소피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의 하나를 알려준 것뿐이다. 우리가 사는 이 나라, 이 도시, 이 환경에서 저게 가능한 일이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자. "얘들아, 너희들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시간이 즐겁니?"하고.


의외로 아이들은 대답을 잘 한다. 나를 감싸주는 대자연의 품 같은 편안함, 그리고 너도밤나무처럼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아이라면 충분히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낸다.



우리집 아이는 6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방에 들어가 피아노를 친다. 화가 나서 쿵쾅쿵쾅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켜 놓고 마음을 진정한 다음 피아노를 치면서 푼다. 6세때에 그렇게 했으니, 실은 피아노연주라고 할 것도 없다. 한손으로 뚱땅거리는 것이 다였다. 그래도 음악을 켜 놓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이제는 화가 나거나 할 때 혼자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면, 우리 아이는 피아노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피아노를 치는 행위, 음악을 드는 것 그 자체가 힐링이었던 셈이다. (여전히 피아노 솜씨는 고만고만하다) 우리집 아이에게는 피아노와 음악이 너도밤나무이고, 대자연이었던 것이다.



이 그림책을 함께 읽는 어머님들도 우리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너도밤나무가 있는지,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 줄 자연의 싱그러움이 되어 줄 무언가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 그 너도밤나무는 바로 엄마 자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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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전래동화 - 1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도서 나는 1학년 3
마술연필 엮음, 김미은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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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학년 시리즈의 세번째 책 1학년 전래동화.

1학년 창작동화와 이솝우화에 이어 1학년 2전래동화를 보게 되었다. 한솔이는 1학년이고, 이제 곧 2학년이 되기에 이 책을 함께 읽어보았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솔이가 주로 읽은 책은 창작그림책. 글밥 있는 책도 곧잘 읽는 아이라 3~4학년 이상이 되어야 읽는다는 책들도 제법 많이 읽었다. 그런데, 글을 일찍 깨치고 혼자서 책 읽기를 많이 하다보니 딱 그 시기에 읽으면 좋다는 종류의 책을 읽지 못하고 넘어갈 것 같아서 휴일을 이용해 이 책을 함께 읽었다.

 

한솔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 중에는 전래동화가 많다. 얼마 전 자원봉사자 역량강화를 위한 수업에서 이야기 읽어주기, 이야기의 구조 등에 대해 배운 터라 전래동화를 대하는 내 마음은 조금 달랐다.

 

전래동화는 우선 이야기의 구조가 짜여져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성인인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금은 지루한 듯한 반복 구조도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형식이다. 내용 또한 권선징악이 뚜렷하게 드러나기에 짜여진 형식과 뻔한 결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과 내용이 아이들을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멋진 장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책을 아이와 함께 읽을 때 책 날개의 정보를 반드시 읽어준다. 책 날개에는 주로 저자에 대한 소개가 있기 마련인데, 초등학생인 한솔이에게 직업의 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꼭 읽어준다. 글 쓰는 사람 직업이 작가지, 뭐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에서 생각이 멈추겠지만, 그들의 이력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봄으로써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마술연필이라는 기획팀이 엮고 만든 책이다. 창작동화가 아니고 전래동화다보니 엮은 이가 필요할 것이고,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주제를 담아내는 것도 기획팀이 하는 일이다. 아동청소년 문학작가, 번역가, 편집자가 모여 만든 팀이 이 책을 만들었다.
 

보물창고의 1학년 전래동화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콩쥐 팥쥐, 송아지와 바꾼 무, 흥부 놀부, 도깨비 방망이, 떡 먹기 내기, 재주꾼 오형제, 빨간 부채 파란부채, 꾀 많은 토끼와 어리석은 호랑이, 호랑이 꼬리 낚시, 선녀와 나무꾼, 호랑이와 곶감, 소금을 만드는 맷돌, 청개구리 이야기.

아마도 책 좀 읽었다 하는 어린이라면 이 정도 이야기는 이미 유아 때 다 읽었을 것이다. 그땐 그림책으로 만났다면, 초등1학년인 우리 아이는 글밥책으로, 그리고 스스로 읽는 책으로 다시 만나는 셈이다.

 


 

첫번째 장에서는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주제를 이끌어낸다. 이것은 전래동화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권선징악'이다. 더 생각해보기를 통해 전래동화를 읽은 다음 생각할 꺼리를 만들어준다. 이 책에서는 역할놀이, 편지쓰기, 선물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기, 결말 바꿔 생각해보기, 각각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게 하기, 그림일기쓰기 등을 제안한다.

 

평소 많이 하는 독후활동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조언해주기 같은 건 앞으로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은 아이템이다.



두번째 장에서는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전래동화를 실었다. 상상의 힘을 키워주는 이야기로 전래동화는 제격이다.



세번째 장에서는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제안한다.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섡택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 행동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동화이다. 한편의 전래동화에서 여러가지 주제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비슷한 주제로 엮이는 글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흉내내는 말을 이용해서 표현하기는 딱 1학년 교과과정과 맞아 떨어진다. 위로하는 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쓰는 글도 좋은 것 같다.



네번째 장에서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는 전래동화이다. 소금을 만드는 맷돌이나 청개구리 이야기는 자주 들었던 이야기지만, 인과관계를 살펴보는 글이 될 수 있다. 하긴 전래동화에서 우연은 필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인과관계를 갖고 있으니 그걸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일단 이 책에 실린 전래동화는 우리가 자주 읽었고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들이다. 그래서 다 아는 내용을 왜 읽어? 라는 생각도 들 법하다. 전래동화를 많이 읽어서 잘 알고 있는 아이라면, 한솔이처럼 동화의 내용 뒤에 나오는 더 생각해보기를 통해 생각의 확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좋을 것이고, 익숙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면 전래동화 읽는 재미를 알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은 다음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말로 다시 한 번 읽어주었다. 내가 이 전래동화의 내용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자랑 조금 섞어) 능숙하게 입말로 전달할 수 있었다. 한솔이도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는지라, 엄마의 말을 받아 자기가 뒤를 이어가기도 하였다.

 

우리 전래동화를 읽는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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