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재다 -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
육동인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인재다'라는 제목은 멋지다.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창의성 교육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폈다면, 잘못 선택한 것이고, 부제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라는 말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그래서 박근혜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가 어떻게 하면 실천될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이다 생각하고 읽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다. 이 책은 육아서나 교육서가 아니라 '경제서적'에 속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 책은 유대인의 경제시스템을 벤치마킹한 현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3장으로 나누어진 내용을 살펴보자면, 1장은 창조경제, 결국은 사람이다 2장은 창의인재, 유대인은 이렇게 키워냈다 3장은 밥상머리 대화가 창의인재를 만든다로 구분된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의인재를 길러야 하고, 창의인재는 밥상머리교육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구성이다.

 

저자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가 큰 사람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과거 정부의 정책을 변형하거나 단순 업그레이드 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를 상상력과 창의성이라는 '창조역량'에 기반을 둔 새로운 체질로 혁신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p.22)는 문장은 그를 뒷받침해준다. 저자는 우리 나라의 행복지수와 노동생산성이 OECD회원국 중에서 낮은 이유를 "직업 선택의 기준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P.27)으로 보며,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이것이 직업으로 연결되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길"(P.27)로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유대인의 사고방식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며 그 중 '창의성'에 주목한다.

 

"유대인은 창의성을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으로 규정"(P.28)하며, "'남과 다름'을 추구하는 교육은 다른 말로 하면 자기에 맞는 적성을 찾아 그것을 계발하고, 그런 적성에 맞는 학교와 학과,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P.33)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창의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과 진로 적성교육을 함께 이야기한다. 직업이나 적성, 진로교육은 현 정부 들어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직업, 진로 교유을 받게 하고, 도우미로 대거 동원시키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직업적성교육과 경제교육의 중요성, 그리고 창년창업의 활성화이다. 2장에서 소개한 많은 성공한 유대인들이 경제분야에서 파워를 느끼게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이와 상통한다. 물론 학문적 성과를 남긴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 마르크스도 다루고 있으나, 뒤에 소개된 인물들은 대부분 경제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와 함께 저자는 현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의 미래를 부모 자식 간의 밥상머리 교육, 가정과 학교에서의 진로, 적성 교육에 중점을 둔다.

 

마지막 3장에 오면 창의성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들에게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은 '대화와 토론'이며, 이를 통해 남과 다름을 확인하고 대화와 토론을 하는 동안 상상력과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이 책이 경제서적인만큼 유대인의 경제관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며, 청년창업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현 정부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를 열었고, 교사도 시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일자리를 늘린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시간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직장과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일자리이다. 그런데 창조경제를 외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왜 시간제 일자리 같은 미봉책만 나올까? 물론 이러한 시간제 일자리는 경력단절여성과 노년층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청년 실업자들은 어떻게 할까? 이 책이 제시하는 것처럼, 유대인들이 그렇게 한 것처럼 13세가 되면 투자자금을 마련해주고, 20대가 되기 전에 창업을 하면 될까?

 

내가 이 책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이런데 있다. 적어도 현 정부의 창조경제가 핑크빛 미래라면 국민 개개인의 밥상머리 교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국가와 정부에 그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글을 썼어야 한다. 새마을운동때처럼 내 집앞 쓸기부터 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은 적어도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요구한 다음에 피력했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인재지만, 누구나 인재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느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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