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 소피의 감정 수업 1 작은 곰자리 22
몰리 뱅 글.그림, 박수현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우리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부모님이 자주 찾는 책 중 하나이다. 그동안 절판되었다가, 다시 꽃단장하고 나왔다고 한다. 오랫만에 이 그림책을 펼쳐본다. 어린이 그림책 중에는 이렇게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같은 원색이 선명하게 표현된 그림책들이 있는데,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소피는 화가 나면, 정말 정말 화가 나면 어떻게 할까? 제목과 표지의 얼굴 표정만으로도 궁금해지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주로, 유치원에서 권장도서처럼 이 책을 읽어오라는 숙제(?)가 많아서 어머님들이 자주 찾는 그림책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은 자기 감정을 조절할 줄 모르기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이 그림책이 하나의 방법 제시를 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정말 정말 화가 날 때, 화산처럼 폭발할 때 그때 어떻게 할까? 소피의 경우를 모델로 하여 방법을 제시한다.

집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풍경. 한참 놀고 있는데 언니가 형이 동생이 자기 차례라며 장난감을 가지고 가 버린다. 그런데 내가 울고 떼를 써도 순서를 기다린 언니 차례가 맞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렇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건 정말 화가 나는 일이다.

화가 난 소피 얼굴이, 콧구멍이 벌렁벌렁 할 것같은 소피 얼굴이 너무나 생생하다. 자, 이제 어떻게 하지?

소피는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고, 닥치는대로 부숴버리고 싶지만,

화산처럼 폭발하고 싶지만,

정말 정말 하가 나면,
집 밖으로 나가 달린다.
여기서 반전~!!

보통의 아이라면, 떼를 쓰고, 악을 쓰고, 던지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칠텐데 우리의 소피는 문을 열고 나가 밖을 달린다.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주저앉을 때까지 달린다.

그리고 잠깐 훌쩍~!!

그리고 나서 소피는 늙은 너모밤나무를 찾아가 나무 위에 올라가서는 산들바람과 물결을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러면 이 넓은 세상이 나를 포근하게 감싸앉아주는 것만 같다. 그리고 마음이 진정된 소피는 집으로 돌아온다.

자, 여기까지는 소피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의 하나를 알려준 것뿐이다. 우리가 사는 이 나라, 이 도시, 이 환경에서 저게 가능한 일이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자. "얘들아, 너희들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시간이 즐겁니?"하고.


의외로 아이들은 대답을 잘 한다. 나를 감싸주는 대자연의 품 같은 편안함, 그리고 너도밤나무처럼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아이라면 충분히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낸다.



우리집 아이는 6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방에 들어가 피아노를 친다. 화가 나서 쿵쾅쿵쾅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켜 놓고 마음을 진정한 다음 피아노를 치면서 푼다. 6세때에 그렇게 했으니, 실은 피아노연주라고 할 것도 없다. 한손으로 뚱땅거리는 것이 다였다. 그래도 음악을 켜 놓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이제는 화가 나거나 할 때 혼자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면, 우리 아이는 피아노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피아노를 치는 행위, 음악을 드는 것 그 자체가 힐링이었던 셈이다. (여전히 피아노 솜씨는 고만고만하다) 우리집 아이에게는 피아노와 음악이 너도밤나무이고, 대자연이었던 것이다.



이 그림책을 함께 읽는 어머님들도 우리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너도밤나무가 있는지,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 줄 자연의 싱그러움이 되어 줄 무언가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 그 너도밤나무는 바로 엄마 자신이 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