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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두꺼비 장가간 이야기 ㅣ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4
박영만 지음, 이미애 엮음, 김세현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파리의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시리즈는, 책을 읽는다기보다 어릴 적에 듣던 이야기를 다시 듣는 느낌을 준다. 예전에 분명 들었던 이야기이고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했던 나에게, 구어체로 쓴 이 시리즈는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이야기를 듣고 자란 세대이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인색했던 나 자신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옴두꺼비 장가간 이야기』의 그림은, 솔직히 앙증맞고 귀여운 그림만 보던 아이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어린 유아용 그림책들의 그림에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세밀화에 가까운 그림들만 보다가 선과 색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그림을 자주 접하지 않아서 일 것이다.
괴물이나 보기 싫은 형상을 한 주인공이 실은 아주 멋지고 늠름한 인물이라는 설정은 우리 옛이야기뿐만 아니라 서양의 것에서도 많이 나온다. 그것은 극적인 요소를 숨기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특히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요즘, 특히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물론, 허물을 벗은 주인공들이 모두 잘생기고, 멋있게 표현된 것 또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 겉모습을 표현했다기보다는 그 인물의 내면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아무리 겉모습이 화려하고 멋있다고 해도 그 인물의 본성이 아름답지 못하면 흉측한 괴물일 수밖에 없다. 가난한 부부가 옴두꺼비를 낳았을 때 놀라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팽개치지 않고 잘 키웠고 또 장가를 가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목숨을 걸고 좌수영감을 찾아간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 부부와 같지 않을까.
또한 인물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좌수영감과 막내딸에 의해 옴두꺼비는 자신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옴두꺼비는 가난한데다가 외모까지 흉측했지만, 좌수영감이나 막내딸은 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물론 옴두꺼비가 좌수영감집에 장가를 들겠다고 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옴두꺼비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높게 평가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런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고, 좌수영감과 막내딸에게 옴두꺼비의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 없었다면 또한 그렇게 멋진 사위와 남편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옴두꺼비의 자신감은 자신의 가치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부모의 사랑도 읽을 수 있고, 외형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