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교육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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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체게바라, 카스트로, 사회주의국가, 미국한테 밉보인 나라, 못사는 나라 정도? 관심을 갖고 보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을 보지 못한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쿠바를 다시 보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나라는 '핀란드'일 것이다. 배우고 따라야 할 교육모범으로 '핀란드'의 교육은 떠받들어진다. 그런데, 핀란드에 버금가는 학력수준을 보이는 '쿠바'의 교육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쿠바가 사회주의국가인데다가, 미국과 맞짱뜨고 있는 나라니 당연히 그렇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핀란드'의 모든 것이 교육모범사례로 알려지는 동안 우리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부러워하였다. 그런데 '쿠바'의 교육모범사례를 읽어가는 동안 쿠바란 나라에 열광할 수는 없었다. 나에게도 어느새 쿠바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던 터이다.

 

책의 내용을 떠나 한 번 생각해보자. 왜 우리는 핀란드의 교육사례에는 열광하고 쿠바의 교육사례에는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핀란드는 우리가 갖지 못한 교육제도와, 교육복지를 갖고 있다. 그러니 저렇게 잘하는 건 당연해 라는 시선을 보낸다. 우리는 그런 게 없잖아, 그러니 이 정도일 수 밖에 없지 하며,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쿠바는 어떤가? 객관적으로 볼 때 우리보다 나을 건 하나도 없다. 모자라는 것 투성이다. 그런데도 성과가 나온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사실인 것이다. 책에서는 작가가 쿠바의 편에 치우쳐서 미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비판을 받는다고 했다. 그럴 수도 있다. 내가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관심을 갖고 보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을 보지 못하므로. 적어도 이 작가는 쿠바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이데올로기때문에 눈을 가린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좋은 점을 찾아낸 것이다. 핀란드라고 좋은 점만 있었을까? 한국의 교육은 어떤가? 우리는 한국교육의 폐해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미국의 오바마대통령은 한국의 교육사례를 자국교육을 이야기할 때 언급하곤 한다. 마찬가지다.

 

저자의 관심이 쿠바의 의료복지제도에서 교육제도로 넘어 온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싶다. 교육은 모든 것을 지탱하는 가장 근간이기 때문이다.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이 낳은 세계최고 수준의 고학력 국가, 쿠바" 최근에 한국의 화두가 바로 이것이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무상'이라는 단어의 표면적인 뜻에 발목잡혀서는 안된다는 것,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기회의 균등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사실 요즘 여기저기서 '무상'이라는 말을 쓰는데 영 편치 못하다. '무상'='공짜'가 아니다.

 

쿠바의 교육은 사회주의국가답게 국가 주도에 의해 국가가 의도한대로 이루어진다. 그 첫번째 목표는 비식자자를 줄이는 것이다. 내가 요즘 공부하고 있는 '평생교육'의 개념을 쿠바의 교육사례에서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세계의 평생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쿠바가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지만 그들의 모범교육사례에 대해 세계는 오히려 외면한다. 그러나 쿠바는 가난하고 모든 것이 부족한 나라이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이지 못한 나라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만큼은 확실하게 한다. '투자'라는 것이 '물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상호학습'이 '경쟁'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그러하다.

 

내가 중학생때였는데,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상호학습'을 시킨 적이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거였던 것 같다. 성적이 좋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를 8명 정도씩 한 팀으로 구성하고 매일 수업 후 자율학습 시간에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 그러한 학습을 1년간 계속 했는데, 나의 성적도 역대 최고였을 뿐 아니라 반 전체의 성적도 늘 1등을 유지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게 바로 '상호학습'이었던 것이다. 쿠바의 고학력 비밀도 바로 이러한 상호학습에 있다고 한다.

 

경제위기에 처해서도 교육만은 손에서 놓아버리지 않았던 쿠바이기에 경제적인 지원보다는 인적자원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일하는 엄마를 위한 사회교육제도는 지금의 우리 현실과도 닿아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교육은 배워야할 점이다. 그리고 교사수급과 관련한 부분, 장애우를 배려하는 교육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쿠바의 교육은 '학교교육'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평생교육'의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데올로기의 편견에서 벗어나 좋은 점은 배우고 수용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정책이 수시로 왔다갔다하고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요즘 현실을 보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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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인문학을 만나라 - 한 주에 한 권 文史哲 독서법
최효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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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벌써 한달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이런 문장 하나도 참 상투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뭔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새해. 뭔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10단위 나이.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후딱 지나가버렸다.

 

마흔 쯤 되면 세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살고 있을거라는 나의 생각은 마흔이 되면서 여지없이 부서졌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세상공부를 좀 해봐야지 하는 다짐과 함께,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고전 읽기에 뜻을 두었다. 그런데 너도나도 고전을 읽으라고 하는데 정작 나는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어떤 책을 먼저 손대야할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아니, 사실은, 내 나이 마흔과는 별개로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있어 어린이책에만 몰두하여 지낸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나를 위한 독서에 조금 더 힘을 쏟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고전읽기 독서법에 관한 책들로 가볍게 움직여본다.

 

내 머리 속에 [고전]이라 함은 늘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니 막상 읽어야한다는 생각만 한 채 시작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이것. 그동안 비슷한 류의 책을 읽기는 했지만, 내 나이에 왜 이런 책을 읽어야하는가 하는 동기를 부여받고자 선택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꼭 성공해야겠다는 거창한 다짐을 하며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분명 마음이 차분해지고 감성이 되살아나고 풍부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프롤로그에서)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나는 나보다는 아이를 위한 책읽기에 주력해왔다. 물론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아이가 제대로 독서습관을 가질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내 마음이 허전해짐을 느꼈다. 틈틈히 나의 즐거움을 위한 책읽기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 책은 경서, 사서, 문학, 교양에 따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고전]을 재미없는 것으로 여겼던 것은 아마도 그 책을 읽었던 그 때 내가 그 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였을 거라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느낌이 다르고 다가옴이 다른 것처럼, 아마도 고전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한 주에 한권씩 읽기를 할 수 있도록 나누어 책을 소개한다. 물론 저자가 시키는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온전히 한권을 다 읽어내기에 한주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거기에 함께 읽으면 좋을 책도 소개하고 있으니 제법 많은 양의 책이다. 매주마다 주제같은 문장 하나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주제를 골라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될 듯하다.

 

나는 경서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경서는 한편으로 미뤄두고 문학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문학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선택, 고리오영감, 김약국의 딸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리어왕, 말테의 수기, 시학이다. 이문열의 선택은 개인적으로 별로 유쾌하지 못한 감정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시학은 전공과목 필독도서여서 읽었고. 지금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없는 걸로 보아 다시 읽어도 새로운 느낌일 듯하다. 여기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지금 '레미제라블'로 문학 읽기를 시작했다. 유행을 따른다는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읽고싶은 동기부여가 된 책이니만큼 긴 분량의 소설이지만 끝까지 읽어내리라 여겨진다.

그 다음 관심은 철학이다. 주변 분들이 논어, 대학이나 중용을 언급하시는 걸 들어보면 구구절절 좋은 말이고 반성할 말인데 예전에는 왜 그리 재미가 없었는지, 읽고싶은 마음조차 없었는지. 아마도 학교 한자시간에 배웠던 한자풀이에 얽매여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이라면 세상을 보는 시각과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음만 있고 실천하지 못했던, 인문학 읽기, 고전 읽기에 힘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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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re you? 이순신 - 우리 시대의 이순신을 말하다
혜문 지음 / 작은숲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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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떠올린 것들은 최근에 불거졌던 김연아동상이나(김연아 동상이라 부르는 것도 찜찜하지만) 이외수의 감성마을, 박지성로(동탄 지성로)와 같은 현존인물과 관련된 것들은 물론이고, 별주부전과 같은 고전문학, 작가나 예술가들의 문학관, 기념관 등등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긍정적으로 기억되는 것보다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드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자체를 홍보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도 있고, 지자체장의 치적을 위해 혈세가 낭비된 곳도 있다. 그 판단이야 어찌되었건 유명인의 유명세를 통해 손 안대고 코 풀려는 심보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이순신'을 다룬다. 이순신이라는 인간의 삶이 아니라, 그를 표현하여 세워놓은 동상을 둘러 싼 논란을 다룬다. 이순신은 우리나라 사람 누구라도 존경해마지않는 성웅인데, 그를 기려 세운 동상은 왜 문제가 되는걸까? 저자는 부당하게 반출된 불교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리는 일을 했고, 우리 민족의 문화재를 약탈해간 일본을 상대로 문화재 환수 운동을 해왔다.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인데, 정작 국가는 뒷짐을 지고 서있거나, 일본의 눈치를 본다. 왜 그럴까? [조선왕실의궤]를 되찾아왔을 때도 가장 기뻐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애써 외면하는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걸 국가적 경사로 홍보하면서, 우리의 주요 문화재를 되찾아오는 일에는 왜 적극적이지 못할까? 아니, 적극적이지는 않더라도 누군가가 대신 이루었다면 같이 기뻐해야 할 국가가 왜 남의 집 일인양 뒷짐지고 바라보는 것일까?2012년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420년이 되는 해였고, 임진왜란과 관련된 여러 인물들 중 단연코 최고는 이순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이순신을, 아니 이순신만을 기억할까? 저자는 박정희 군사 정권 시절 국가적 차원의 성웅화 작업때문이라고 보는 듯하다. 국가가 나서서 '이순신'을 영웅화했고, 시대가 시대니만큼 언론도 국가가 원하는 대로 '성웅화'작업을 했을 터이다. 국가가 영웅화한 이순신, 국가가 외면한 조선왕실의궤환수작업. 이 둘 사이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아직도 여전히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이순신장군하면 일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장군이고, 승리를 이끈 장군이다. 그런데 그가 일본식 칼을 차고 있다거나, 일본식으로 꾸며진 정원에 둘러쌓여있다거나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또 그가 입고 있는 갑옷이 조선식 갑옷이 아니라면? 그의 실제 모습과는 다른 얼굴이라면? 수많은 혈세를 쏟아부어 여기저기서 만들어낸 거북선이 엉터리라면? 우리는 이순신을 우리가 수없이 보았던 이순신 동상으로 기억한다. 그 시대의 기록물에 남아있는 내용만으로, 이순신의 모습을 복원해야하니 실제인물과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미지는 비슷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글로 쓰여진 단서보다, 동상으로 제작된 형체를 실체로 기억한다. 나는 이순신이 정말로 강인하고 근엄한,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호인형인줄 알았다. 내가 본 시각적 이미지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저 시대에는 저런 갑옷과 저런 칼을 썼구나 했다.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이순신 장군을 그린다면 그 동상의 모습으로 그려낼 것이다. 그만큼 시각적 이미지가 깊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순신이 저렇게 생기지 않았다면? 저런 갑옷을 입지 않았고 저런 칼을 차지 않았다면? 그것을 이순신 동상이라 부를 수 있을까? 마치 김연아를 하나도 닮지 않은 동상을 김연아동상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저자는 이순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재 환수에 대한 열의를 곳곳에서 보여준다. 또한 여전히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와 관료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그리고, 대중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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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수학 똑똑하게 준비하기 - 스토리텔링 스팀형 수학의 모든 것
신동엽 지음 / 북스토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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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한솔이를 위한 엄마로서의 최소한(?)의 관심때문이었다. 안그래도 수학, 영어에 젬병인 이 엄마는 그것만큼은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영어는 언어라, 언어에 조금 남보다 탁월한 면을 보여준 한솔이덕분에(?) 일찌감치 감을 잡았으나 수학은 아직도 먼길이었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다. 지금까지는 오로지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풀어놓았지만, 학교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교육방침이나 교육내용이 내가 학교에 다닐 때와는 전적으로 달라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고, 초등학교때 두각을 드러내더라도 제대로 방향설정을 하지 못하고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다가는 상위학교에 진학할수록 달라지는 현실을 나 역시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떻게하면, 한솔이가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조금은 편하게 학교생활과 학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하는 것이 현재 나의 최대관심사이다.

 

올해 가장 크게 바뀌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수학스토리텔링과 통합교과의 면면일 것이다. 통합교과라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데, 도대체 이 수학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주변에서는 관련 학부모 강의를 찾아다니는 사람도 보인다. 직장생활을 하는 나로서는 그런 곳을 찾아다닐 수 없어 안타까웠다. 나의 차선책은 책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수학스토리텔링이 뭔지,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100% 이해가 되었다기보다는 수학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지금 이 아이들에게 수학이란 과목이 얼마나 중요한 영역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절반 가량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점은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내가 궁금한 부분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부분은 책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또한 내 궁금증의 5분의 1도 안되는 분량이다. 다만 이것만이라도 알게 되어서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고나 할까?

 

도대체 수학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게다가 뭔 스팀?

 

일단 스팀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스팀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 즉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과 같은 학문을 말하며 스팀형교육이란 이런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정 주제나 과제를 중심으로 한 통합형 교육이라는 뜻이다. 특히 수학이 이러한 스팀형교육을 전제로 하여 사회, 음아기, 미술, 체육과 같은 교과와 통합하고 스토리텔링이라는 형식을 띤 교육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과목과의 연계를 통해 통합적인 지식과 창의성을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 골자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개념과 원리, 법칙의 이해를 위해 계산기나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확실히 달라지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수학이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띠게 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독서'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독서'는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독서와 독후활동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문학작품을 통해 감성적인 면을 키우고 스토리를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온 것이 그동안의 독서패턴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맥락을 이해하는 배경지식으로서의 독서가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그동안 내가 한솔이와 함께 해왔던 독서에 조금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나마 한솔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이고, 내용 이해가 빠른 편이라 조금만 변화를 주면 가능할 것 같다.

 

책에서는 이러한 배경지식 습득에 대한 주요한 조언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형식이 바뀌고 방법이 달라진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기계나 소프트웨어로 계산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해도 기본적인 연산은 필요하고, '읽기'와 '쓰기'라는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그리고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하는 습관, 자기주도학습도 필요하다. 엄마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이 더욱 크다. 기본이 되어있으면 흥미가 생기고 흥미가 있으면 동기부여가 된다.

 

저자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스토리텔링적인 요소가 가미된 수업을 하긴 하지만, 가장 근간은 연산능력이라고 말한다. 이 연산능력향상을 위해 "쓰면서 푸는 연습"습관을 가지라고 말한다. 사고력은 3,4학년 이후에 해당된다고 한다.

 

자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조바심내지 않는 것, 그동안 해온 것처럼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읽어내는 과정을 존중할 것, 그리고 교과과정과 관련있는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재미난 책을 추천해줄 것, 그리고 한솔이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줄 것.

 

이 책이 수학스토리텔링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깜깜하고 막막한 마음을 풀어주는 책이었다. 수학스토리텔링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는 분들보다는 나처럼 이제서야 관심을 가진 엄마에게 도움이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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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2 - 명작은 왜 명작인가 명작 스캔들 2
장 피에르 윈터.알렉상드라 파브르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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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읽는 명작이야기. 앞전에 읽었던 '명작스캔들'에 이어 '명작스캔들 2'를 읽는다. 같은 저자의 책인가 했더니 아니다. 주제가 비슷하니 같은 제목으로 가는가보다. 사실 이럴 땐 약간(^^)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장 프랑수아 세뇨의 명작스캔들이 그림이 그려지던 당시나 시점의 상황을 소설같은 이야기로 재현해보여주고 그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장 피에르 윈터와 알렉상드라 파브라가 쓴 명작스캔들2는 정신분석학을 포함하여 그림에 대한 분석이 곁들여진다. 그래서 두 권을 읽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우선 나는 이 두번째 책도 마음에 든다. 심리학적 해석도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다. 작품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어떤 관점과 목적으로 보는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어떤 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본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이 책에서 만난 것도 반가웠다. 화가는 이 작품의 제작배경을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서 나는 어느 거리와 밤 풍경에 대해 내가 품고 있던 생각과 유사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나는 이 그림이 특별히 고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면을 많이 단순화했고, 식당의 공간을 넓혔다. 의식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린 것은 분명히 대도시의 고독이다."(p.312)라고 밝혔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니 의문의 여지가 없다. 거기에 이 그림이 발표되기 직전에 등장한 네온등이며, 진주만 공습이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것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 등은 이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그림에 등장한 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에 더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보다는 각자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등장인물을 보라고 말한다. '소통'이 배제된 세계가 보인다. 지금 딱 우리네 현실처럼.

 

이 책에서는 30개의 작품을 중심으로 명작을 훑어나간다. 프로이트식의 해석이 껄끄러울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작품을 보는 또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니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야말로 전설이 되고 명작이 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여름',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에드바르드 뭉크의 '절규'를 다룬 부분이 재미있었다.

 

특히, 고흐가 귀를 자른 행위 뒤에 그려진 작품들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자신의 신체 일부를 해하고 그것을 또 그림으로까지 그리는 모습이 정상적인 사람이 한 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흐는 그 그림을 통해 자신에게 '결핍된 것' - 저자에 의하면 음악과 회화가 분리된 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것을 인간의 청각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 상징적인 행동을 했다라고 한다-을 보여준다. 어쨌든 이 일 이후 고흐의 작품에서는 소용돌이모양의 '귀'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그럴듯하다. 그동안 고흐에 관한 책을 제법 읽은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런 식의 해석을 본 기억이 없는건지.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작품을 즐겨찾아보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런 류의 책을 통해 얻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작품들에 대한 책들도 읽어보고싶다. 물론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럴 기회가 거의 없으니 나는 이렇게 책으로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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