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캔들 2 - 명작은 왜 명작인가 명작 스캔들 2
장 피에르 윈터.알렉상드라 파브르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연이어 읽는 명작이야기. 앞전에 읽었던 '명작스캔들'에 이어 '명작스캔들 2'를 읽는다. 같은 저자의 책인가 했더니 아니다. 주제가 비슷하니 같은 제목으로 가는가보다. 사실 이럴 땐 약간(^^)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장 프랑수아 세뇨의 명작스캔들이 그림이 그려지던 당시나 시점의 상황을 소설같은 이야기로 재현해보여주고 그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장 피에르 윈터와 알렉상드라 파브라가 쓴 명작스캔들2는 정신분석학을 포함하여 그림에 대한 분석이 곁들여진다. 그래서 두 권을 읽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우선 나는 이 두번째 책도 마음에 든다. 심리학적 해석도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다. 작품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어떤 관점과 목적으로 보는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어떤 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본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이 책에서 만난 것도 반가웠다. 화가는 이 작품의 제작배경을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서 나는 어느 거리와 밤 풍경에 대해 내가 품고 있던 생각과 유사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나는 이 그림이 특별히 고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면을 많이 단순화했고, 식당의 공간을 넓혔다. 의식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린 것은 분명히 대도시의 고독이다."(p.312)라고 밝혔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니 의문의 여지가 없다. 거기에 이 그림이 발표되기 직전에 등장한 네온등이며, 진주만 공습이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것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 등은 이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그림에 등장한 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에 더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보다는 각자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등장인물을 보라고 말한다. '소통'이 배제된 세계가 보인다. 지금 딱 우리네 현실처럼.

 

이 책에서는 30개의 작품을 중심으로 명작을 훑어나간다. 프로이트식의 해석이 껄끄러울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작품을 보는 또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니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야말로 전설이 되고 명작이 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여름',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에드바르드 뭉크의 '절규'를 다룬 부분이 재미있었다.

 

특히, 고흐가 귀를 자른 행위 뒤에 그려진 작품들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자신의 신체 일부를 해하고 그것을 또 그림으로까지 그리는 모습이 정상적인 사람이 한 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흐는 그 그림을 통해 자신에게 '결핍된 것' - 저자에 의하면 음악과 회화가 분리된 현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것을 인간의 청각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 상징적인 행동을 했다라고 한다-을 보여준다. 어쨌든 이 일 이후 고흐의 작품에서는 소용돌이모양의 '귀'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그럴듯하다. 그동안 고흐에 관한 책을 제법 읽은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런 식의 해석을 본 기억이 없는건지.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작품을 즐겨찾아보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런 류의 책을 통해 얻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작품들에 대한 책들도 읽어보고싶다. 물론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럴 기회가 거의 없으니 나는 이렇게 책으로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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