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인문학을 만나라 - 한 주에 한 권 文史哲 독서법
최효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올해도 벌써 한달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이런 문장 하나도 참 상투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뭔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새해. 뭔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10단위 나이.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후딱 지나가버렸다.

 

마흔 쯤 되면 세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살고 있을거라는 나의 생각은 마흔이 되면서 여지없이 부서졌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세상공부를 좀 해봐야지 하는 다짐과 함께,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고전 읽기에 뜻을 두었다. 그런데 너도나도 고전을 읽으라고 하는데 정작 나는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어떤 책을 먼저 손대야할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아니, 사실은, 내 나이 마흔과는 별개로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있어 어린이책에만 몰두하여 지낸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나를 위한 독서에 조금 더 힘을 쏟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고전읽기 독서법에 관한 책들로 가볍게 움직여본다.

 

내 머리 속에 [고전]이라 함은 늘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니 막상 읽어야한다는 생각만 한 채 시작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이것. 그동안 비슷한 류의 책을 읽기는 했지만, 내 나이에 왜 이런 책을 읽어야하는가 하는 동기를 부여받고자 선택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꼭 성공해야겠다는 거창한 다짐을 하며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분명 마음이 차분해지고 감성이 되살아나고 풍부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프롤로그에서)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나는 나보다는 아이를 위한 책읽기에 주력해왔다. 물론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아이가 제대로 독서습관을 가질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내 마음이 허전해짐을 느꼈다. 틈틈히 나의 즐거움을 위한 책읽기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 책은 경서, 사서, 문학, 교양에 따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고전]을 재미없는 것으로 여겼던 것은 아마도 그 책을 읽었던 그 때 내가 그 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였을 거라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느낌이 다르고 다가옴이 다른 것처럼, 아마도 고전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한 주에 한권씩 읽기를 할 수 있도록 나누어 책을 소개한다. 물론 저자가 시키는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온전히 한권을 다 읽어내기에 한주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거기에 함께 읽으면 좋을 책도 소개하고 있으니 제법 많은 양의 책이다. 매주마다 주제같은 문장 하나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주제를 골라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될 듯하다.

 

나는 경서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경서는 한편으로 미뤄두고 문학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문학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선택, 고리오영감, 김약국의 딸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리어왕, 말테의 수기, 시학이다. 이문열의 선택은 개인적으로 별로 유쾌하지 못한 감정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시학은 전공과목 필독도서여서 읽었고. 지금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없는 걸로 보아 다시 읽어도 새로운 느낌일 듯하다. 여기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지금 '레미제라블'로 문학 읽기를 시작했다. 유행을 따른다는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읽고싶은 동기부여가 된 책이니만큼 긴 분량의 소설이지만 끝까지 읽어내리라 여겨진다.

그 다음 관심은 철학이다. 주변 분들이 논어, 대학이나 중용을 언급하시는 걸 들어보면 구구절절 좋은 말이고 반성할 말인데 예전에는 왜 그리 재미가 없었는지, 읽고싶은 마음조차 없었는지. 아마도 학교 한자시간에 배웠던 한자풀이에 얽매여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이라면 세상을 보는 시각과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음만 있고 실천하지 못했던, 인문학 읽기, 고전 읽기에 힘을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