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재다 -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
육동인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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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재다'라는 제목은 멋지다.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창의성 교육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폈다면, 잘못 선택한 것이고, 부제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라는 말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그래서 박근혜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가 어떻게 하면 실천될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이다 생각하고 읽는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책이다. 이 책은 육아서나 교육서가 아니라 '경제서적'에 속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 책은 유대인의 경제시스템을 벤치마킹한 현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3장으로 나누어진 내용을 살펴보자면, 1장은 창조경제, 결국은 사람이다 2장은 창의인재, 유대인은 이렇게 키워냈다 3장은 밥상머리 대화가 창의인재를 만든다로 구분된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의인재를 길러야 하고, 창의인재는 밥상머리교육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구성이다.

 

저자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가 큰 사람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는 과거 정부의 정책을 변형하거나 단순 업그레이드 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를 상상력과 창의성이라는 '창조역량'에 기반을 둔 새로운 체질로 혁신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p.22)는 문장은 그를 뒷받침해준다. 저자는 우리 나라의 행복지수와 노동생산성이 OECD회원국 중에서 낮은 이유를 "직업 선택의 기준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P.27)으로 보며,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이것이 직업으로 연결되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길"(P.27)로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유대인의 사고방식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며 그 중 '창의성'에 주목한다.

 

"유대인은 창의성을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으로 규정"(P.28)하며, "'남과 다름'을 추구하는 교육은 다른 말로 하면 자기에 맞는 적성을 찾아 그것을 계발하고, 그런 적성에 맞는 학교와 학과,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P.33)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창의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육과 진로 적성교육을 함께 이야기한다. 직업이나 적성, 진로교육은 현 정부 들어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직업, 진로 교유을 받게 하고, 도우미로 대거 동원시키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직업적성교육과 경제교육의 중요성, 그리고 창년창업의 활성화이다. 2장에서 소개한 많은 성공한 유대인들이 경제분야에서 파워를 느끼게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이와 상통한다. 물론 학문적 성과를 남긴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 마르크스도 다루고 있으나, 뒤에 소개된 인물들은 대부분 경제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와 함께 저자는 현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의 미래를 부모 자식 간의 밥상머리 교육, 가정과 학교에서의 진로, 적성 교육에 중점을 둔다.

 

마지막 3장에 오면 창의성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들에게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은 '대화와 토론'이며, 이를 통해 남과 다름을 확인하고 대화와 토론을 하는 동안 상상력과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이 책이 경제서적인만큼 유대인의 경제관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며, 청년창업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현 정부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를 열었고, 교사도 시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일자리를 늘린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시간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직장과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일자리이다. 그런데 창조경제를 외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왜 시간제 일자리 같은 미봉책만 나올까? 물론 이러한 시간제 일자리는 경력단절여성과 노년층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청년 실업자들은 어떻게 할까? 이 책이 제시하는 것처럼, 유대인들이 그렇게 한 것처럼 13세가 되면 투자자금을 마련해주고, 20대가 되기 전에 창업을 하면 될까?

 

내가 이 책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이런데 있다. 적어도 현 정부의 창조경제가 핑크빛 미래라면 국민 개개인의 밥상머리 교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그렇게 믿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국가와 정부에 그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글을 썼어야 한다. 새마을운동때처럼 내 집앞 쓸기부터 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은 적어도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요구한 다음에 피력했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인재지만, 누구나 인재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느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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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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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라는 숫자를 마주대하는 순간, "아, 올해도 이렇게 가는구나!" 하는 아쉬움이 먼저 나를 찾아왔다. 왜 매년 나는 "올해도 잘 살았구나"가 아니라 "올해도 벌써 가는구나"라고 한탄만 하는지. 누구는 그런 아쉬움이 있어서 내년도 더 잘 살게되는거라고 말하지만, 나는 매년 그게 마음에 걸린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샘터 12월호의 특집 주네는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다. 그러고보면, 매년 아쉬움을 남겼건만,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돌아가고 싶은 추억의 순간이 존재한다. 알고 보면 나름대로 잘 지냈다는 뜻일까? 나는, 고3이던 그 시절로 늘 돌아가고싶어진다.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았지만, 선택의 기로에 섰던 날 나의 선택에 따라 인생이 다르게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너무 행복하고, 너무 알차게 잘 살았던 순간이 아니라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양인자님의 글은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좋았다.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노랫말을 쓰는 사람이어서일까? 매 순간의 단상들이 와 닿는다. 양인자님은 법륜 스님의 강연을 앞에 두고 느낀 점을 썼다. 오다가다 우연히라도 그러한 강연을 마주칠 수 있는 환경이 부러웠다. (이건 지방 독자들이라면 많이들 아실듯) 정말 가고 싶은 강연이 있고, 모임이 있는데도 부산에서 서울까지라는 물리적 거리를 떠나 경제적 거리, 심리적 거리가 너무나 큰 탓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데, 서울에서 하는 강연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양인자님처럼 그 분 책도 다 읽었고, TV에 나오는 것도 몇 번 봤으니 본 셈 칠까?하다가 과감하게 신청. 그 다음은 시간 빼고, 기차 예매하고...아, 뒷일은 여전히 복잡하였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나를 움직인 한 마디>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패션디자이너라고 불리는 노라노님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 페이지밖에 안되는 짧은 글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나는 누군가 나에게 던진 한 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나 역시 그러한 말 한 마디로 인생이 바뀐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3때 담임선생님의 한 마디, 대학 졸업 후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사람들과의 만남은 나의 궤도를 이리저리 수정해준 만남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그 한 마디가 아무리 획기적이고, 파격적이고, 멋진 말이어도 자기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한마디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결국 노라노씨도 자신의 열정과 끼가 있었고 그것을 이루려는 자세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한마디가 기폭제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의 나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비록 지금 이 시간의 나는 정체되어 있을지라도 언젠가는 다시 출발의 경적 소리를 울리리라.



<구석구석 골목여행>

요즘은 대세는 그야말로 골목이다.

특히 부산은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이미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감천문화마을이나 산복도로 같은 곳들이 대표적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골목 문화라는 것이 일상이었다. 친구들과 놀았던 곳도, 동네 사람들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졌던 곳도, 시끌벅적한 세상사를 알게 한 곳도 골목이었다. 지금은 인위적으로 골목이라는 이름을 찾아내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시대이다. 그러니 그 옛날 골목의 정취를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구석구석 골목여행 꼭지에서는 진주의 골목을 소개하고 있다. 진주는 목적지로 간 곳이기보다는 경유지로 가장 많이 들른 곳이다. 어딜 가든 진주를 거쳐 갔던 것 같다. (경상도나 전라도에서 놀 때 / 아무래도 내게 수도권, 충청도, 강원도는 거리가 너무 먼 곳이다) 차 시간이 남아 잠깐 걸어다닐 때, 그곳에서 누군가와 만나 합류하기로 하였을 때 진주의 거리를 돌아다니곤 했다. 그래도 여전히 늘 가는 곳만 가기 마련. 이번 기사에서 소개한 곳들은 가보지 못했다. 다음에 들를 때는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

 


<옛 사람의 사귐>에서 이번에는 황윤석과 금봉이의 이야기가 실렸다. 학교 다닐 때 후배 녀석 이름이 금봉이었는데..하하.. 웃으며 글을 읽는다. 마지막 글귀. "진심은 진심으로 보답받는 법"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주종관계로 인식하기 쉬운 주인과 하인의 관계였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대할 때 그들의 관계는 달라진다. 우리는 지금 그 옛날 주인과 하인의 관계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렇다고 크게 다를 것도 없는 직장내 인간관계를 경험하고 있다. 하등 다를 바 없는 관계이다. 우리는 지금 상사를, 내 아래 직원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한번 돌아 볼 일이다.


 

역시 샘터의 기사나 이야기 중에서 하일라이트는 특집이 아닐까. 특집 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게는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언제였는지,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지를 떠올려보니 앞으로 내가 살아야 할 시간들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 지를 알 게 되었다. 10년 뒤쯤 나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월간잡지의 매력이라는 것이 이런데 있지 않나 싶다. 매일의 일상을 돌아보기에는 벅차지만, 월별로 한달을 정리하거나 한달을 계획하는 건 할 만한 일이다. 2013년을 정리하고, 12월을 계획하면서 생각꺼리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욱 힘차게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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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왜 이러는 걸까요? - 여자가 모르길 바라는 남자들의 비밀 왜 이러는 걸까요?
베아트리체 바그너 지음, 정유연 옮김 / 샘터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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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한 책이나 글을 읽을 때 대부분 맞아, 맞아라는 말을 되뇌이게 되고, 어떤 상황과 문제장면에서는 이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은 후엔 그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또다시 망각한 채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결국은 자신의 습성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고, 상대 또한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늘 투닥거리며 대립각만 세우고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떠올려본다면, 어디까지나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닐까?

 

이 책은 여자가 원하는 남자의 조건을 이야기한 후 남성유형을 제시한다. 여성이 원하는 조건과 남성유형을 살펴봄으로써 둘 사이에서 어긋남과 삐걱거림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여성은 자신이 만나고자 하는 남성이 어떤 유형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 전에 자기 자신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다음 "고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남자들의 습성(그 중에서도 여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을 하나하나 이야기한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단지 '고장'난 것이기 때문에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같다. 또한 사랑하기 전 이해부터 시작하라는 저자의 말은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처럼 여겨진다.

 

자, 그렇다면 남자 사용 중 고장현상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책에서는 일반 고장 증상, 가정에서의 고장 증상, 집 밖에서의 고장 증상으로 나누고 있다. 일반 고장 증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내보다 엄마가 소중하다', '위생관념이 형편없다', '집에서는 말이 없다' 정도이다. 아마도 나와 함께 지내고 있는 남자의 기준에 맞춰 보다보니 그런 것 같다. 가정에서의 고장 증상은 '화장실에 너무 오래 머문다', '언제나 TV앞에만 앉아 있다.' 등이며, 집 밖에서의 고장 증상 중에서는 '아무리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다'를 들 수 있다. 몇 가지 정도로 요약해놓은 것 같은데도 이렇게나 많은 부분이 우리집 남자와 중첩된다는 사실은 남자의 특징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런데 책이 제시하는 해법 혹은 대안은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아내보다 엄마가 소중한 경우를 보자. 이 책의 저자는 이해할 수 없는 한국의 정서가 있다. 세상 남자들이 아내보다 엄마를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한들, 한국남자와 엄마의 관계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그 정도로 되겠어?'라는 나의 반응을 이끌어냈을 뿐이다. 그런가하면, '화장실에 너무 오래 머문다'에 대한 이야기는 남자들이 왜 그렇게 화장실에 오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해주었다. 물론 우리집 남자에 국한된 이해이다.

 

3부는 짧은 내용이지만, 첫인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행복한 관계를 위한 조언을 보면 '억제되지 않은 불평 하나를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섯가지의 친근한 사랑의 증표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니 행복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한다.

 

남자, 왜 이러는 걸까요?는 우리에게 남자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해답을 제시하긴 했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관계는 그럴듯한 해답을 줄 수 있어도 누구에게나 딱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남자들의 일반적인 증상을 알고 나니, 우리집 남자만의 별난 특징이 아니라는 걸 한번 더 인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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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붕어빵, 홈런을 날리다 - 카페 아자부 역발상 창업 성공 스토리
장건희 지음 / 샘터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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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붕어빵. 그 붕어빵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한다. 바로 아자부카페이다. 이 카페를 시작하고 키워 온 사람이 장건희라고 하는 전직 야구선수이자 야구해설가이다.

 

나는 야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렇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부산에 살면서도 나는 야구에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룰도 모르고, 야구를 즐길 줄도 모른다. 20대 중반이 넘었을 때 처음으로 야구장에 갔었는데, 파울로 넘어온 공과 홈런공도 구분할 줄 몰라 웃음거리가 된 이후로 야구장에는 가보지 않았다. 그만큼 야구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런데 겨울에만 먹는 줄 알았던 붕어빵을 사계절 먹을 수 있는 카페, 게다가 매출도 상당한 이 카페를 기획하고  이끌어오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란다.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선수들에 대해 알게 모르게 갖고 있는 편견때문인지 신기하기도 했다.

 

이 책는 도미빵이라고 불리는 아자부의 메뉴와 아자부카페를 만들게 된 계기들이 쓰여져 있다. 거기에 야구선수들의 어록, 야구의 룰에 비유되는 창업노하우들이 더해져 야구라는 스포츠와 아자부카페의 성공스토리 둘을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창업성공스토리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창업을 할 생각은 없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라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사회에서 자기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추진하는 뚝심. 그것을 보면서 나는 지금의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본다.

 

에체능계를 선택한 친구들이 오로지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연습을 하고 매진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그들 중에서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이가 얼마나 적은지도 잘 알고 있다. 본의아니게 진로를 수정해야 할 때가 있다. 비단 에체능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오랫동안 몸담아 온 회사에서 퇴직을 한 사람들도 그렇고,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해당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남은 인생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진로수정은 이루어진다. 그럴 때 장건희 씨의 이야기는 많은 귀감을 주기 충분하다.

 

아주 쉽게 선택하지만, 많은 이들이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창업이다. 그것을 알지만 창업 외에는 길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은 잘 알려준다. 나는 어제 근무처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에 들렀다가 기분이 상한 채 나왔다. 같은 업종의 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그곳에 갔었고, 음식 맛이나 분위기 등에서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 식당을 나올 때는 기분이 상해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왔다. 그 식당에서는 맛있는 음식과 훌륭한 인테리어로 손님들에게 만족을 주었지만, 손님을 쫓아내듯 내보내는 실수를 한 것이다. 그것도 문닫는 시간이 40분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나는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아자부카페에서 파는 붕어빵은 비싸다. 그러나 비싼만큼 손님으로서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비싼 값을 치룰 사람은 많다. 게다가 음식이 정직하고 손님에 대한 배려까지 있다면 말이다.

 

책 곳곳에 있는 포인트들은 야구에 빗대 사업을 이야기한다.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리지 않고 딱딱 맞아떨어진다. 야구든 사업이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적절한 설계와 거기에 맞는 타이밍, 남과는 다른 아이템, 양질의 서비스. 이 모든 것이 녹아있다. 그것이 야구나 사업에만 필요한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그 긴 여정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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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Simple - 일상과 비즈니스에 혁신을 가져오다
앨런 시겔, 아이린 에츠콘 지음, 박종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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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챕터 1에서 저자들은 왜 단순함이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복잡해진 사회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우리를 각성시킨다. 도대체 단순한 것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떠나서 생각을 해 보자.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전자제품들, 사회적관계들, 관공서나 금융기관에서 작성하는 서류들을 접했을 때, 무슨 말인지 몰라서 혹은 너무나 많은 내용이 있어서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사인을 하거나 도장을 찍은 적이 없었는가, 그리고 다양한 기능이 있음에도 오로지 기본적인 기능만 충실히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없는가? 하는 것 말이다. 당연히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몇 가지가 바로 떠오른다. 가장 흔한 예로 스마트폰.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노년층을 겨냥한 단순한 기능만을 가진 지터버그폰과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분명히 사용자층이 있는 제품임에도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사용하지 않는 기능때문에 비싸진 제품을 억지로 써야만 하는 현실인 것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왜 그에 대해 항의하지 못하고, 그저 그들이 원하는대로, 그들의 이익구조에 따라야하는 것일까? 이 모든 것들이 복잡함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해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단순함은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투명함과 명료함, 유용성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 단순함은 간소한 것과도 다르며 편함 것도 아니다. 대신 복합함은 돈벌이의 수단이며, 보호막으로서 작동한다. 복잡함은 복잡함을 낳을 뿐 안전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p.20~p.37 참조)

 

그렇다면, 혁신적 단순함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른 것인가? 이 책에서는 그것을 조목조목 따져서 전달해준다. 첫번째로 '제대로 공감하라'고 말한다. 공감한다는 의미는 제품과 서비스를 누가 언제 어디서 구매하고 사용하는지 미리 예상해 고객의 요구를 디자인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뜻이다. 단순함은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경험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객경험을 설계할 때 반드시 고객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과연 어떻게 느낄지 미리 예상해야 한다. (p.75) 이렇게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면 복잡한 설명서나 계약서는 필요없고, 그들이 원하는 바로 그것을 알려주는 단 몇 줄의 문장이면 가능하다. 저자는 공감의 정의를 감정의 차원에서 보지 않고 사고방식, 의사결정전략, 주의집중 능력으로 보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제대로 소통되었을 때 복잡함은 사라지고 단순함이 자리잡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순함은 업무의 효율은 물론이고 고객의 충성도까지 잡을 수 있다.

 

두번째는 핵심만 뽑아내라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간하게 버릴 줄 알아야한다. 덧붙이고 키워서 복잡하게 만들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구글이 단순함을 유지하는 것과 페이스북이 복잡해지고 있는 현상을 비교해보라.

 

세번째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너무 많은 정보와 애매모호하고 장황한 설명은 오히려 무관심을 낳기 쉽다. 정보를 체계적으로 종리해 알맹이만 골라내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것, 그것이 단순함이다. 읽기 싶고 정보가 바로 전달되는 효율적인 글쓰기가 어렵다면, 이 책에서 팁처럼 존재하는 메모를 주의깊게 보면 된다.

 

"효과적 글쓰기의 비밀은 간단하다. 독자에게 말을 걸어라. 당신의 편지나 기사를 읽을 사람이 앞에 앉아 있다고 상상하라. 형식을 따지지 말고 긴장을 풀어라." 루돌프 플레시 (진심을 말하라의 저자)

"가장 훌륭한 글은 대부분 단순하고 소박한 단어로 이뤄져 있다." 조지 엘리엇 (영국의 소설가)

 

마지막 장에서는 복잡한 세상에서 현명하게 살아남는 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복잡함에 학습되어 수많은 정보를 놓치고 산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상은 물론이고 비즈니스의 대상이자 주체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 셈이다.

 

책을 읽는 동안 왜 단순함이 필요한지, 계속 복잡해져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의도적으로 실천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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