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가출쟁이>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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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가출쟁이 - 하이타니 겐지로 동화집
하이타니 겐지로 글, 김고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어떤 책은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덥썩 손에 쥐게 만드는 책이 있다. 작가에 대한 믿음은 어지간해서는 깨지지 않는다. 물론 어떨 때는 실망을 하기도 하지만, 다음에도 그냥 손이 가는 작가가 있는데 하이타니 겐지로가 바로 그런 작가가 아닌가 싶다. 나는 한때 윤대녕이나 김영하, 시마다마사히코의 책이라면 무조건이었고 지금도 온다리쿠나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은 무조건 읽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일본쪽에 치우쳐있거나, 어떤 문학적 성과나 유명세보다는 내 취향에 맞아서일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을 읽다보면, 한편으로는 슬그머니 웃음이 지어지고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에는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집 가출쟁이]에 나오는 마사토에 정이 간다. 읽다보면,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재미있는 시험답안지를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마사토는 정말 순수한 아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내뱉는 말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는,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어른들을 더 이해할 수 없는 아이이다. 마사토도 세월의 때가 묻고 성장하면서 그 마음이 많이 퇴색하겠지만, 마사토의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다.
사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특히 한참 말을 배우는 단계에 들어서면 어른들이 깜짝 놀랄 말을 많이 한다. 내 아이가 그런 말을 할 때 나는 웃고 넘긴다. 물론 그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나는 아이에 대해 심각하게 여길 것이다. 분명. 언어는 사회적 약속에 의해 기준과 규칙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하지 않은 말들을 사용하거나 대응을 하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 아이도 그런 규칙을 인지하게 되는 때가 오듯이 마사토도 그렇게 변할 것이다.
아이들의 세계는 오묘하고 신비롭다. 요즘은 어른보다 더 영악한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나는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섬찟하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세계가 있고, 어른들은 그런 동심의 세계를 갈망한다. 그런데 요즘은 '동심'이라고 할만한 것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각박해져 그런지, 학교와 학원으로 내몰려 아이다운 시절을 못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