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의 법칙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중력의 법칙 Leslois de la gravite, 2003
저자 : 장 퇼레
역자 : 서귀수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9.02.07.




“우리 또한 각자의 ‘중력의 우물’ 안에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
-즉흥 감상-




  친구가 말했습니다. 가볍고 소재가 신선한 책으로 ‘개를 잡는 완벽한 방법 How to Steal a dog, 2007’을 읽었노라고. 그렇기에 호기심이 동한 저는 도서관을 찾아갔지만 간발의 차이로 누군가 빌려 가버렸음을 알게 되었을 뿐이었는데요. 그러던 중으로 이상하게 제 눈길을 끌어 만나보게 된 책이 하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집을 나설 채비를 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길을 걸어 경찰서 입구에 도착하게 되고 망설임의 시간을 가지던 중, 결국 각오를 다진 듯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는군요. 
  그렇게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유명을 달리했던 남편이 사실은 살인에 의해 운명한 것이며,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12층 아래로 밀어버렸음을 자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찰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자수에 일단 자초지종부터 들어보자는 자세로 여자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져보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그녀의 삶과 남편과의 관계 등이 드러나게 되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찰은 계속되는 놀라움 속에서 자수하지 말라며 타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공소시효 만료의 임박에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와 자신의 추악한 과거까지 들쳐 내며 여자를 설득하려는 경찰은 결국 어떤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지만…….




  처음 이 작품의 끝을 만났을 때. 근무시간 특유의 집중력 분산으로 이야기의 맥을 놓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드디어 여자의 이름이 밝혀지는구나!’의 절대적인 기대감이 이어지지 않아서였는지, 갑작스럽게 반전되는 분위기에 순간 멍~ 해졌었는데요. 계속해서 ‘역자후기’를 읽는 순간, 이번 작품은 이야기만을 쫒을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대화와 심리관계를 이해하며 읽을 경우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백과사전을 뺀 말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사람이란 자신의 입장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양심이라는 중압감이 만들어가는 피 말리는 여자의 10년 인생하며, 그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은 죄 값을 치러야 한다며 체포해줄 것을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를 성모처럼 인식하기 시작하자 내제된 어둠의 일면을 결국 폭주시켜버리는 경찰의 모습이란, 뭐랄까요? 소설의 모습을 빌린 심리학책을 만난듯해 그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 어떤 절대적인 결론을 마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아아. 쉽게 적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신 적이 있으신가요? 훗날에는 ‘웃기지도 않은 자존심’의 문제였노라고 추억하기도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하나의 단어도 여러 다른 의미가 있듯, 서로가 만들어둔 ‘절대 장벽’으로 인한 입장차임을 새삼스럽게 인식해 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저의 오늘 하루는 또 누군가에게 사소한 한 마디의 말로 상처를 준 것은 아닐지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음?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방금 지인분과의 대화중에 이 책을 만나기 전으로 책 표지만 봤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었는데요. ‘중력의 법칙’이라기에 표지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흐음~ 이거 무슨 과학 관련된 소설인가?’싶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으며, 표지는 무중력상태라는 인상을 받아버렸었으나 실상 한없이 무거워지는 중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으니, 아아아. 하루 하루 늘어만 가는 중력장에 시달리기보다 때로는 이런 무중력 상태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 압니다. 
 

TEXT No. 866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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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피의 책 Book of Blood, 1984, 1988, 1998
저자 : 클라이브 바커
역자 : 정탄
출판 : 끌림
작성 : 2009.02.02.




“모두가 피의 책이다.
어디를 펼치든 모두 붉다.”
-책 안에서-


  씨엔씨미디어 출판본으로 같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던 저는 여차저차 다 읽지 못한 상태에서 지인 분에게 빌려드리고 말았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의 숫자로 세대가 변한다는 점에서 푸념하시는 또 다른 지인분이 계셨기에 선물로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신판을 같이 구입해 만나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저자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인사를 건네는 [작가 서문]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의 집에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사람들이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인 [피의 책]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한 남자의 몸에 피로 쓰여진 글씨들을 펼쳐보겠다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먼저 한때나마 뉴욕을 사랑하였노라고 외치던 과거를 부끄럽게 추억하던 한 남자가 목격하게 되는 끔찍한 살인사건과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도륙이 힘들어져간다고 말하던 백정의 만남을 다룬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어떤 불행도 그저 초연하게 흘려보내는 한 남자의 모습에 뚜껑이 열려버리게 되는 저급 악마의 이야기 [야터링과 잭], 청소년 갱생원의 선생님으로 새로 부임해 들어온 한 남자가 마주하게 되는 불가사의한 사건 [피그 블러드 블루스], <12야>를 준비하는 공연단에게 나타나는 한 노신사가 어떤 제안을 하게 되고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여행 중이던 두 청년이 마주하게 되는 감히 상상을 불허하는 끔찍한 행사와 그 최후 [언덕에, 두 도시], 공포에 집착하던 친구에게 어느 날 납치 감금되어 나름대로의 치료를 받게 되는 청년의 이야기 [드레드], 땅위에 사는 사람들이 그 존재를 잊었을 만큼 오랜 시간동안 땅 속에 봉인되어있던 요괴가 결국 자유의 몸이 되었음에 시작되는 살육 [로헤드 렉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섬으로 배 째 표류해들어온 젊은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공포 [스케이프고트] 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진득하게 담겨있었는데…….




  와우, 몇날 며칠 동안 그저 정신없이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전에도 영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Midnight Meat Train, 2008’을 보기위해 위에 언급한 책으로 조금 읽어보긴 했었습니다만, 으어. 비록 전체 6권 분량의 내용 중에서 일부를 추렸기에 완전판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영화 ‘헬레이저 Clive Barker's Hellraiser, 1987’를 통해 느껴볼 수 있었던 ‘피의 공포’에 대해서만큼은 이번 작품에서 참으로 진득하게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초반의 직접적인 묘사가 많았던 작품 말고도 그 뒤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에서는 설마 설마 하던 것들이 상상 속에서 실체화되는 등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떠신가요? 이런 단편들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언제 끝날지 모를 초 장편을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한 권내지 두 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는 작품들을 즐기는 편인데요. 이렇게 단편들의 묶음임에도 실감나게 읽었던 책이 과연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스티븐 킹 님께는 죄송하지만 그분의 작품은 장편이 더 재미있었지 단편은 시를 읽는 것도 아니고 저에게는 조금 벅찬 기분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단편집은, 꼭 무슨 장편을 연달아 읽는 기분으로 즐겨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또 한 명의 작가 분께 팬이 하나 더 생겼노라고 소리 없이 외쳐보렵니다.




  피의 책이라. 그러고 보니 먼저 만나본 영화 ‘헬레이저 4 Hellraiser: Bloodline, 1996’를 통해 ‘피와 기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오면서 저자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 특성을 이렇게 유전자-피-에 근거를 둔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었는데요. 그 제목을 달고 있는 내용을 다시금 확인해보면서는 그 ‘피의 기록’이라는 것이 비슷해 보이면서도 그 형태가 완전히 달랐었다는 점에서, 궁금하신 분들은 직적 해당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주셨으면 한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862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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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눈먼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Cegueira, 1995
저자 : 주제 사라마구
역자 : 정영목
출판 : 해냄
작성 : 2009.01.30.




“집중해서 읽으라! 그러면 진정한 공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니!!”
-즉흥 감상-




  지난 2008년 11월 23일로 영화관에서 만난 작품이 사실 어떤 소설을 원작으로 영상화 된 것임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동안 진짜 재미있더라하는 추천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러던 참에 참여 중이던 독서모임에서 다음 모임의 선정 도서가 되었다기에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복잡한 흐름을 보이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던 신호등의 불빛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파란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하지 못하게 된 자동차가 하나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처음으로 검은색 아니, 백색으로 눈이 먼 남자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눈이 멀어가는 사람들이 있게 되고, 그 사람을 검진했던 안과 의사가 하얀색으로 눈이 멀어버리게 됨에 이 현상을 ‘백색 질병’으로 명명하고는 눈먼 자들과 보균자들을 수용시설에 격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아내가 자신 또한 눈먼 척 하며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시간이 흘러감에, 그리고 수용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감에 상황은 그저 악화되기만 할 뿐이었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의사의 아내는 결국 어떤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되지만…….




  아아. 무서웠습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던 일상도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공포 그 자체임을 말한다 생각되던 스티븐 킹 님과 한 없이 찐득한 피와 고통을 말하던 클라이브 바커 님 과는 달리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진 다섯 가지의 감각중 하나를 어느 날 갑자기 차단시키고 실험한다는 기분이 들었기에 베르나르 베르베르 님을 연상시키면서도, 일말의 희망이나 산뜻한 재미보다는 어디까지가나 보자는 식으로 기나긴 글을 남겨주신 작가님의 작품은, 아아아. 그저 무서웠습니다!




  대사와 상황 서술의 구분 없이 하나의 문단으로 몇 장을 넘기는 것이 기본이었기에 처음에는 읽기 힘들었지만, 먼저 영화를 만난 탓인지 아니면 집중을 해서 읽으면 읽기 편한 방식으로 구성되어있는 것인지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는 내내 답답하기만 했던 영화와는 달리 연기자들이 대사 없이 행동으로만 표현해야했던 내면의 생각들을 마치 신이 된 입장으로 들을 수 있으면서도 저 또한 현장에 동참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읽어볼 수 있었기에 영화에서 다 말하지 못한 것들을 인식하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빨리 <인간의 조건 3부작>이라고 하여 같이 입수하게 된… 오잉?! 서점 홈페이지에서 묶음으로 세권을 판 흔적이 보이기에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Todos os Momes, 1997’와 ‘눈뜬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Lucidez, 2004’를 소환했었건만 원래 3부작은 ‘동굴 A Caverna, 2000’과 ‘도플갱어 O Homen Duplicado, 2002’ 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쩝. 그렇다면 일단 급한 불만 껐다는 기분으로, 만들어둔 연대기 목록을 참고로 느긋하게 즐겨볼 준비나 해야겠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보셨을까요? 작품을 만나는 방식이야 상대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더 좋고 나쁨을 장담할 수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통한 확장된 감각으로 눈먼 자들의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영화에서는 설명이 부족했던 인물들 간의 관계구도와 그들의 심리상태, 그리고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들 중 소설가의 등장은 바로 작가자신의 좀 더 구체적인 메신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소설가의 등장으로 인해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했지만 3부작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니, 묶음이 완성될 때까지는 그저 기다려볼 수밖에 없겠군요.




  그럼, 문득 지인 분들 중에 인간의 신체기관 중 특정 한 부분을 돌려가며 선택해서 글을 쓰신 분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859
 
[CAFE A.ZaM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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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데인저러스
니라티사이 칼야루엑 외, 대니 팽 외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9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제목 :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2008
원작 : 옥사이드 팽 천, 대니 팽-영화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2000’
감독 : 옥사이드 팽 천, 대니 팽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샤크릿 얌남, 양채니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8.10.07.


“하나가 틀어지면, 모든 것이 틀어지고 마는 것인가?”
-즉흥 감상-




  추석을 앞둔 9월 12일. 영화를 보러가는 모임에서 영화 ‘20세기 소년 Twentieth Century Boys, 2008’을 볼 것인가 아니면 이번 작품을 볼 것인가 하는 의견이 나왔었고, 결국 상영시간에 문제를 달아 ‘방에 콕 처박혀 있으면 위험하다?!’라는 데인저러스한 오해(?)를 발동시켜버린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요. 흐음. 아무튼,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밤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도시의 모습과 그저 외롭게만 느껴지는 삶속에서 의뢰에 따라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독백하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결국 한 사람을 처단하는 것으로서 이제 마지막으로 큰 세 의뢰만 처리하고 은퇴할 것이라 말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자 심부름꾼마저 처리한 그는 자신이 약속한 마지막 일거리를 마치고자 방콕으로 여행길에 오르게 되고,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고자 하나 둘씩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첫 번째 살인에는 한 소녀에게 자신을 들키는 것도 모자라 상처를 입게 되고, 덕분에 약국에서 말 못하는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다가, 심지어 언젠가는 처리해야할 심부름꾼을 제자로 받아들이게 되는 등 그렇게 자신하던 규칙들이 하나 둘씩 무너져감에 결국 의뢰받은 일마저 어려워지게 되는데요. 그래도 어렵게 의뢰를 처리해나가던 그는 마지막 대상이 민중의 영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마지막 한 발에 심한 갈등을 느끼게 되지만…….




  사실, 즉흥 감상으로 “이건 좀 아니지 않아?”를 적었었습니다. 장면 자체로만 보자면 깔끔하게 잘 찍었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내용 면에서는 어째 점점 어이가 없는 결말로의 질주가 이어진다는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위에도 언급해두었듯 같은 감독 형제의 인정받은 데뷔작을 원작으로 하여 할리우드의 입김을 담아 다시 만들었다는 것 치고는, 흐음. 앞선 작품을 실제로 확인해보지 못한 상태에서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간에 별로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참 멍~ 하니 앉아 있다가 문득, ‘머피의 법칙’이라는 것을 떠올려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에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 마냥 이때까지 쭉~ 해왔던 어떤 일을 청산하려고 할 때 잘 되던 일이 갑자기 안 되기 시작하더니, 이어지는 다른 일들 또한 팍팍 막히는 경험을 해보신 분이 있으셨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것은 오랜 기간 동안의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하려는 생활환경의 무의식적인 거부반응 때문일까요? 아니면 ‘마지막’이라는 말이 가지는 신비한 마력으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운명의 신이 그에게 남긴 속죄로의 안내였을까요? 그거야 어찌되었건 아쉬운 결과보다도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였다는 점에서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까 합니다.




  네? 예고편에서 결국 주인공이 총을 쏜 걸로 나오는데 무슨 뒷이야기가 더 있다고 말줄임표를 달아뒀냐구요? 아아. 하긴 저도 처음에는 어이없다 싶을 정도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되기 전으로 문제의 장면을 통해서 ‘참 빨리도 끝나는 영화로군!!’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예고편 마냥 주인공이 총을 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쏘지 않았다는 것만을 적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고자 합니다. 아무리 비 추천 영화라고 해도 나름대로 심각한 부분에 대한 진실은 ‘니콜라스 케이지’ 팬 분들을 위한 배려로서 생각해주셨으면 해보는군요. 




TEXT No. 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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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A.D - 아웃케이스 없음
빈 디젤 외, 마티유 카소비츠 / 20세기폭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바빌론 A.D. Babylon A.D., 2007
원작 : 모리세 G. 단텍-소설 ‘바빌론 베이비 Babylon Babies. ?’
감독 : 마티유 카소비츠
출연 : 빈 디젤, 멜라니 티에리, 양자경 등
국내 : 12세 관람가
작성 : 2008.11.13.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겁니까?”
-즉흥 감상-




  10월 2일의 목요일. 영화를 보러가는 모임에서 만난 작품이 되겠는데요. 즉흥 감상 마냥 오랜만에 만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작품이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검은 공간에 떠있는 지구와 전기로 만들어진 꽃으로 빛나는 어떤 도심으로 접근하는 화면과 함께 세상을 구한다는 것에 대한 한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화염에 휩싸이는 남자의 모습에 이어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었다는 중얼거림의 끝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비오는 거리를 걷는 판초우의를 뒤집어쓴 남자의 모습으로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는 고장 난 총을 판 사람을 찾아가 윽박지르는 것으로 그가 살아가는 세계의 암울함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하는 식사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막 식사를 시작한 그를 습격하는 무장병력이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어떤 권력자와의 거래의 자리가 마련되게 됩니다. 바로 한 여자아이를 미국으로 무사히 옮겨주게 되면 자유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운반물에 해당하는 여자아이에 대해 처음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은 단순 짐짝으로 생각하던 그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소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는데…….




  영화 ‘분노의 질주 The Fast And The Furious, 2001’, ‘트리플 엑스 xXx, 2002’,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 The Chronicles Of Riddick, 2004’ 등을 통해 차별화된 화끈한 액션을 선보여 줬다는 좋은 인상이 있었기에 이왕이면 보지 말라는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만나게 되었었습니다. 그리고는 어쩐지 그날따라 상영관에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더니 그 반응만큼이나 어이가 하얗게 타버린 기분으로 마침표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해당 작품의 광고영상이 내용의 전부인 경우를 만나본 기분 이었다 라면 설명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시작에서부터 ‘그날 나는 죽었다’고 말할 때부터 ‘주연이 어떻게 죽을 수 있냐?’고 의심을 품었지만, 앞서 만났던 영화 ‘방콕 데인저러스 Bangkok Dangerous, 2008’에서 주인공이 맞이했던 장엄한 최후를 예로 들어 그런 식의 죽음이 아닐까도 기대를 하게 되었었는데요. 이거 무슨 구원자의 죽음과 부활이라거나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가 망해버린다는 ‘바벨탑’ 등의 성서적 환상을 옮기다가 만 것도 아니고, 기대했던 액션도 시원한 게 없어서 그저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어이가 없었던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는 발설하고 싶어 미쳐가는 저의 손가락을 막아서는 기분이란 그저 답답할 뿐이군요. 힌트를 살짝 적어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소설 ‘퇴마록 말세편, 1999~2001’에서의 마침표가 더 좋았다고만 해보렵니다.


  위에서도 원작의 정보를 짧게 적어두긴 했지만 차라리 원작으로 이 작품을 만나보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져버렸는데요. 당장 검색해봐서는 원작자와 그분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바, 혹시 이 부분에 대해 알고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조언을 구해볼까 합니다.

  각각의 포털사이트 등에 적혀있는 영화 정보만 보셔도 알겠지만, 원작의 궤도를 한참 이탈해버린 다음 평론가들을 위한 시사회마저 개최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보일 정도로 광고만 요란했던 작품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만드는데 노력하신 모든 제작진과 출연자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본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이보게 ‘프로테우스4’.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저 오로라라는 아이 말일세.”
- Demon seed 를 추억하며 - 
 

TEXT No. 813

 

[CAFE A.ZaM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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