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의 법칙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중력의 법칙 Leslois de la gravite, 2003
저자 : 장 퇼레
역자 : 서귀수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9.02.07.




“우리 또한 각자의 ‘중력의 우물’ 안에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
-즉흥 감상-




  친구가 말했습니다. 가볍고 소재가 신선한 책으로 ‘개를 잡는 완벽한 방법 How to Steal a dog, 2007’을 읽었노라고. 그렇기에 호기심이 동한 저는 도서관을 찾아갔지만 간발의 차이로 누군가 빌려 가버렸음을 알게 되었을 뿐이었는데요. 그러던 중으로 이상하게 제 눈길을 끌어 만나보게 된 책이 하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집을 나설 채비를 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길을 걸어 경찰서 입구에 도착하게 되고 망설임의 시간을 가지던 중, 결국 각오를 다진 듯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는군요. 
  그렇게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유명을 달리했던 남편이 사실은 살인에 의해 운명한 것이며,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12층 아래로 밀어버렸음을 자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찰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자수에 일단 자초지종부터 들어보자는 자세로 여자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져보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그녀의 삶과 남편과의 관계 등이 드러나게 되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찰은 계속되는 놀라움 속에서 자수하지 말라며 타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공소시효 만료의 임박에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와 자신의 추악한 과거까지 들쳐 내며 여자를 설득하려는 경찰은 결국 어떤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지만…….




  처음 이 작품의 끝을 만났을 때. 근무시간 특유의 집중력 분산으로 이야기의 맥을 놓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드디어 여자의 이름이 밝혀지는구나!’의 절대적인 기대감이 이어지지 않아서였는지, 갑작스럽게 반전되는 분위기에 순간 멍~ 해졌었는데요. 계속해서 ‘역자후기’를 읽는 순간, 이번 작품은 이야기만을 쫒을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대화와 심리관계를 이해하며 읽을 경우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백과사전을 뺀 말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사람이란 자신의 입장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양심이라는 중압감이 만들어가는 피 말리는 여자의 10년 인생하며, 그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은 죄 값을 치러야 한다며 체포해줄 것을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를 성모처럼 인식하기 시작하자 내제된 어둠의 일면을 결국 폭주시켜버리는 경찰의 모습이란, 뭐랄까요? 소설의 모습을 빌린 심리학책을 만난듯해 그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 어떤 절대적인 결론을 마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아아. 쉽게 적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신 적이 있으신가요? 훗날에는 ‘웃기지도 않은 자존심’의 문제였노라고 추억하기도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하나의 단어도 여러 다른 의미가 있듯, 서로가 만들어둔 ‘절대 장벽’으로 인한 입장차임을 새삼스럽게 인식해 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저의 오늘 하루는 또 누군가에게 사소한 한 마디의 말로 상처를 준 것은 아닐지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음?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방금 지인분과의 대화중에 이 책을 만나기 전으로 책 표지만 봤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었는데요. ‘중력의 법칙’이라기에 표지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흐음~ 이거 무슨 과학 관련된 소설인가?’싶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으며, 표지는 무중력상태라는 인상을 받아버렸었으나 실상 한없이 무거워지는 중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으니, 아아아. 하루 하루 늘어만 가는 중력장에 시달리기보다 때로는 이런 무중력 상태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 압니다. 
 

TEXT No. 866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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