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눈먼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Cegueira, 1995
저자 : 주제 사라마구
역자 : 정영목
출판 : 해냄
작성 : 2009.01.30.




“집중해서 읽으라! 그러면 진정한 공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니!!”
-즉흥 감상-




  지난 2008년 11월 23일로 영화관에서 만난 작품이 사실 어떤 소설을 원작으로 영상화 된 것임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동안 진짜 재미있더라하는 추천을 받아왔었습니다. 그러던 참에 참여 중이던 독서모임에서 다음 모임의 선정 도서가 되었다기에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복잡한 흐름을 보이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던 신호등의 불빛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파란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하지 못하게 된 자동차가 하나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처음으로 검은색 아니, 백색으로 눈이 먼 남자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눈이 멀어가는 사람들이 있게 되고, 그 사람을 검진했던 안과 의사가 하얀색으로 눈이 멀어버리게 됨에 이 현상을 ‘백색 질병’으로 명명하고는 눈먼 자들과 보균자들을 수용시설에 격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아내가 자신 또한 눈먼 척 하며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시간이 흘러감에, 그리고 수용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감에 상황은 그저 악화되기만 할 뿐이었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의사의 아내는 결국 어떤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되지만…….




  아아. 무서웠습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던 일상도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 공포 그 자체임을 말한다 생각되던 스티븐 킹 님과 한 없이 찐득한 피와 고통을 말하던 클라이브 바커 님 과는 달리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진 다섯 가지의 감각중 하나를 어느 날 갑자기 차단시키고 실험한다는 기분이 들었기에 베르나르 베르베르 님을 연상시키면서도, 일말의 희망이나 산뜻한 재미보다는 어디까지가나 보자는 식으로 기나긴 글을 남겨주신 작가님의 작품은, 아아아. 그저 무서웠습니다!




  대사와 상황 서술의 구분 없이 하나의 문단으로 몇 장을 넘기는 것이 기본이었기에 처음에는 읽기 힘들었지만, 먼저 영화를 만난 탓인지 아니면 집중을 해서 읽으면 읽기 편한 방식으로 구성되어있는 것인지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는 내내 답답하기만 했던 영화와는 달리 연기자들이 대사 없이 행동으로만 표현해야했던 내면의 생각들을 마치 신이 된 입장으로 들을 수 있으면서도 저 또한 현장에 동참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읽어볼 수 있었기에 영화에서 다 말하지 못한 것들을 인식하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빨리 <인간의 조건 3부작>이라고 하여 같이 입수하게 된… 오잉?! 서점 홈페이지에서 묶음으로 세권을 판 흔적이 보이기에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Todos os Momes, 1997’와 ‘눈뜬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Lucidez, 2004’를 소환했었건만 원래 3부작은 ‘동굴 A Caverna, 2000’과 ‘도플갱어 O Homen Duplicado, 2002’ 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쩝. 그렇다면 일단 급한 불만 껐다는 기분으로, 만들어둔 연대기 목록을 참고로 느긋하게 즐겨볼 준비나 해야겠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보셨을까요? 작품을 만나는 방식이야 상대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 더 좋고 나쁨을 장담할 수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통한 확장된 감각으로 눈먼 자들의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영화에서는 설명이 부족했던 인물들 간의 관계구도와 그들의 심리상태, 그리고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들 중 소설가의 등장은 바로 작가자신의 좀 더 구체적인 메신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소설가의 등장으로 인해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했지만 3부작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니, 묶음이 완성될 때까지는 그저 기다려볼 수밖에 없겠군요.




  그럼, 문득 지인 분들 중에 인간의 신체기관 중 특정 한 부분을 돌려가며 선택해서 글을 쓰신 분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859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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