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이 머그컵을 연말마다 주기 시작한지 4년째다. 물론 알라딘 초 우량고객(내 맘대로 ^^)인 나는 지난 3년간의 머그컵을 종류별로 다 가지고 있다. 첫해의 머그컵은 머그컵 답지 않게 얇게 느껴지던 손잡이가 예뻤고, 두번째해의 머그컵은, 음, 별로였다, 솔직히. 작년의 머그컵은, 우리 딸의 애용품이다. 일명 '책보는 강아지 컵'과 '엎드린 강아지 컵' 되시겠다. (나머지 두개는 숨겨놨다.) 우유는 꼭 책보는 강아지 컵으로 드셔야 하고, 물은 꼭 엎드린 강아지 컵으로 마신다. 딴 컵에 주면 자기 컵 내놓으라고 난리다. 얘, 그거 엄마꺼거든? 

12월 구매는 안하려고 굳게 결심했는데, 이놈의 머그컵, 올해는 유난히 이쁘다. 환장하겠다. 

충무공에게 전화로 호통쳤다. 내가 내가 못살아! 너랑 왜 결혼해서 내가 머그컵을 못받는지 모르겠어! 다른데서 살수도 없는 머그컵인데! 어쩔테야!  

..........................라고는 차마 말 못하고, ;;;;; 

올해도요~ 머그컵을 준다는데요~ 제가요~ 12월엔 정말 책 안살려고 했는데요~ 진짠데요~ 근데 머그컵이 너무 이뻐서요~ 선착순으로 주는 거라는데요오오~ 12월이 지나가면 없을지도 모르고요~ 그럼 전 너무 속이 상할건데요오오오오오오~ 머그컵이요~오~ 알라딘 머그컵이요~오~  

라고 납작 엎드렸다. 쩝. 

항상 정신나간(응?) 충무공, 이번에도, 단호한 안돼! 가 아니라, 기다려봐. 다. 

하루 이틀만 더 꼬시면, 그렴 4만원만 사, 이럴거다. 안봐도 견적이 나온다. 나란 인간은, 아마 4만원에 한개 받고 나면 똑같이 또 꼬셔서 결국 세개 다 받아낼 인간인거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결국 충무공은 이러나 저러나 최소 12만원은 털리게 생겼다.

우리 언제 부자될라나. 

알라딘 작년엔 막판에 머그컵만도 따로 팔았는데, 올해는 안그럴라나. 

나 인제 진짜 책 안사고 싶거든. 진심으로. 좀 고만사고 싶다고오오오! 머그컵만 내놔랏! 

6년 우량고객 내세우고 고객센터에 전화라도 해 볼까나. 

머그컵만 저한테 넘기실 분은, 없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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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2-10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는 판매도 했는데 말이죠. 그래도 알라딘 머그컵은 책 사고 따라와야 맛이죠. ㅎ

아시마 2009-12-10 12: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 사고 따라와야 제맛이기도하고, 올해는 재고가 거의 없을 것 같기도 해요.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정말 여기저기 머그컵 열풍이네요. 아. 고민된다.

Forgettable. 2009-12-1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시마님 너무 귀여우세요- ^^;
머그컵 진짜 귀엽던데, 저번달에 산 책을 거의 못읽고 있어서 이번달엔 참아야지 했는데 저도 흔들흔들입니다 ㅎㅎ

아시마 2009-12-10 12:45   좋아요 0 | URL
지난달에 산 책을 거의 못읽고 있어서 이번 달엔 참아야지, 라는 말을 저도 그 옛날 언젠가는 했었더랬지요. ㅎㅎㅎ 예전 리뷰 정리하다보니 2001년 경에 썼던 리뷰의 말미에 그런 말을 써 놨더라구요. 읽지않고 쌓아둔 책이 많아서 이 책을 사기 망설였는데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샀다, 운운. 그때로부터 강산이 변할 즈음이니.
이번 머그컵 너무 귀여워요. 귀엽지 않았어도 콜렉팅하는 취미에 사긴 했겠지만, 이번엔 그 자체로 넘 이쁘더라구요. 에혀.

덕수맘 2009-12-10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사랑스러우신 것같애요.
제게 그비결 좀 알려주세요. 저희신랑은 저보고 늘 무뚝뚝하다고..
참 슬픈게 다정다감했던 남편조차도 저처럼 무뚝뚝해지는게 가슴이 아프더라구....ㅜ.ㅜ

아시마 2009-12-10 12:41   좋아요 0 | URL
비결을 물으시니... 일단 책을 한달 평균 6-70씩 질러주시면, 그래서 세달 토탈 180을 휙 넘겨 주시면 나에게 존재하는 줄 누구도 알지 못했고 스스로는 더욱더 자각하지 못했던 애교와 상냥함이 호랑이 기운 처럼 솟아납니다. 아하하하...
아기들이 몽실몽실 귀여운 것도 생존 본능의 일환이라는 데, 저의 필살 애교도 그럴겁니다. 냐하하하하...
일단 사고를 치세요! 뒷일은... 제가 절대 책임 안져드립니다. ^^

덕수맘 2009-12-1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그비결이 아니라 애교 잘부르는 방법 말한건데..
헤헤..책은 글케 구매하고 싶어도 이사전까지는 집이 좁아서 놀 공간이 없어서
지금부터 걱정입니다.내년에 이사가면 이쁜 서재 만들어야하는데...아직도 9개월이나 남아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하는지..헤헤 책은 계속 구매할텐데..

아시마 2009-12-10 20:22   좋아요 0 | URL
그 말이 그 말이라니까요. 저의 초 필살 애교는 생존 본능에서 나오는 절박한 거라, 일단 생명의 위협(응?)이 없으면 나오지 않아요. 저 무능문대 나온 무능한 전업이라, 남편 지갑이 닫혀버리면 알라딘이여 안녕~ 되는 상황이라구요. 그럼 당연히 완전 간드러지는 애교가 불꽃튀게 작렬하는 거죠. 이건 진짜 생존에 관련된 문제라니까요. 머리가 아니라 몸에서 바로 휙~ 튀어나오는. ㅎㅎ
저희집 책장은서재를 뛰쳐나와 거실을 절반 이상 잠식해 버렸어요. 아하하...

blanca 2009-12-10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머그컵 때문에 환장하겠습니다. 벌써 머리 굴리고 있다니까요....기냥 팔면 껴서 주문할텐데...참, 책 살 이유는 가지가지 많기도 합니다. 머리 잘 쓴 것 같아요

아시마 2009-12-11 20:39   좋아요 0 | URL
증정 기준이 4만원이상에서 6만원 이상으로 바뀌었다면서요. 알라딘 치사해요 진짜. 6만원씩 세개 받을려면 18만원인데, 음음, 이것도 17일부터는 머그컵 선택할 수 있다니 다행이지만, 랜덤하게 준다고 했으면 진짜 알라딘 테러하러 본사로 쳐들어 갔을지도...

아시마 2009-12-12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 충무공의 윤허를 얻은 저는 책 사러 갑니다. 예상대로 세번째 조르기에 넘어가더군요. 결국 넘어갈 거 버팅기긴 왜 버팅기냐, 싶지만, 애교 떠는 거 보는 맛에 그랬거니 용서하고 책 지르러 고고씽~

다락방 2009-12-21 14:44   좋아요 0 | URL
하핫. 그래서 뭐 질렀어요? 말해줘요, 아시마님. 뭐뭐 질렀는지. 헤헷

아시마 2009-12-21 16:55   좋아요 0 | URL
음, 알라딘, 치사하게 중고 구매액은 안쳐주더라구요. 그래서 새책을..
박완서 샌님 세계사판 전집중에 이빠진 몇권이 있어서 오만과 몽상이랑 목마른 계절 포함해서 몇권 사구요, 김이경 <순례자의 책>이랑 황석영 음식 에세이 샀어요. 이혜경 <길위의 집> 도 주문. 그렇게 하니 6만원 훌쩍 넘더라구요.

딴소리지만, 박완서 샘은 같은 글을 너무 여러가지 판형으로 낸다 싶어요. 어차피 그래도 팔리니 출판사에서 만드는 거겠지만 콜렉션하는 입장에서는 매번 고민에 시달리게 되요. <싱아>도 그렇고 <미망>도 그렇고, 세계사 전집판으로 다시 사야하나 고민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