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길이 너무 멀었다. 두권의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과감하게 책장을 덮자니 왜 이렇게 나를 끌고 다닌 건지 꽤 찝찝하게 마음이 불편했고, 좀처럼 애정이 생기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앞날이 은근히 궁금했다. 언젠간 다른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 답답하고 재수없고 젠체하면서 도망이나 다니는 인생들이. 
마지막에 이르러 극적일 정도로 아름답게 구원에 이르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그래도 끝까지 읽기 잘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일말의 미심쩍은 마음을 버릴 수 없다. 구원, 그래, 그 구원이 그렇게 대단한가.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이 엉망으로 무너지고 파괴되고 죽어가는 재해를 빈번히 겪은 일본인에겐 죽음이란 것의 의미가 다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세계 어딘가에서는 그렇게 사람들이 계속 죽어간다. 한편으로는 그런 것들을 먼 나라의 이야기로 무덤덤하게 넘기는 자신이, 약간 무서워졌다.
그러다 생각이 났다. 이제 4월이라는 것이. 차가운 물 속에서 잠겨간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떠올랐다. 아, 이런 것이구나. 구원을 찾는 마음이란 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